유럽 도시 재생 총정리-바르셀로나 편
도시에 생명을 불어 넣는 카탈리스트 바르셀로나 포룸 공원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도시이며 화가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그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성당) 라는 기념비적인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등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도시로 유명하다.
안토니오 가우디의 성 가족성당
현재 바르셀로나는 올림픽 항구에서Sant Adrià de Besòs까지의 약 3십만 평방미터의 인공대지에 매년 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거대한 이벤트를 유치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천만 명의 방문객을 유혹하며 유럽의 새로운 경제적 허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2004년 바르셀로나 시는 스페인 정부와 유네스코의 협력으로 5월부터 9월까지 141일 동안 약 5천억을 들여 유니버설 문화 포룸을 개최하였다. 이렇게 약 4달간의 이벤트를 위해 조성된 Parc del Forum (포룸 공원)이라 이름 지어진 인공적 대지는 다름아닌 거대한 정수장과 오염된 하천, 공장 등이 있었던Avinguda Diagonal동쪽의 낙후지역이었다. 1992년 올림픽 개최 시부터 시작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담당한 Parc del Forum 건설을 위해 컨벤션 센터, 중앙 광장, 공원, 콘서트홀, 부두 그리고 포룸빌딩 등이 새로이 건립 또는 조성되었다.
해안가에 새롭게 조성된 포룸공원
포룸공원은 포룸빌딩, 태양열판, 둔치 그리고 콘서트홀 등 서로 다른 지역들로 나뉘는데 각기 청색, 오렌지색, 녹색 그리고 연보라색등 다른 색으로 각각의 아이덴터티를 식별케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색지역은 해변가를 통틀어 말하는데 그 곳에는 모래없는 바닷물 수영장과 물 속에 콘크리트구조체를 설치하고 플랑크톤 유충이 자라게 해 고기들이 먹게 하는 암초 공원 그리고 각기 다른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콘서트홀이 위치한 콘서트홀 공원등이 포함되어 있다. 연보라색 지역은 둔치와 포룸빌딩을 포함한다. 오렌지색은 둔치와 콘서트홀 공원 그리고 태양열판을 통틀어 일컫는다. 마지막으로 녹색존은 포룸 빌딩 앞 부분을 의미한다. 이렇게 네 지역으로 구성되는 포룸공원에서는 2004년이래로 매년 유명한 밴드의 공연이나 수많은 크고 작은 축제와 박람회들이 열리고 있다.
바르셀로나 남동쪽에 철저하게 인공적으로 조성된 해변은 지중해에 위치한 아름다운 해변들 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백사장하나 없던 이 곳에 1992년 몬쥬익 언덕에서 개최된 제 25회올림픽을 준비하며 시작된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모래를 끌어다 모래사장을 조성했으며 도로의 폭도 넓히고 동시에 자전거 도로등 각종 산책로를 만들었다. 현재는 각종 유명 레스토랑과 클럽들이 밤을 밝히며 성행중이다. 당시 올림픽 도시 개발계획을 총괄 지휘한 오레올 보히가스라는 건축가는 올림픽이전의 바르셀로나는 도시와 바다의 연결성이 부족했으나 인공해변이 조성되며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 바다도 도시의 일부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2004년 건설된 문화 포룸을 상징하는 건물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계적인 건축가 Herzog de Meuron이 설계한 삼각형 모양의 에디피시 (Edifici) 포룸 빌딩이다. 전체 지붕이 수 공간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대지가 인공 매립지임을 역설적으로 상징화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로서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를 개최하는 에디피시 포룸
Diagonal Mar는 과연 실패한 도시 개발 프로젝트인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이렇듯 도시의 카탈리스트 역할을 담당하게 된 유니버셜 문화 포룸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또 다른 도시 인프라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Diagonal Mar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저밀도의 주거형태로 때로는 비난받고 있는 Diagonal Mar 주거 블럭이 멀리 보인다.
Diagonal Mar 주거 블럭
Diagonal Mar는 15개나 되는 블럭에 호텔, 상가, 주택 그리고 업무 공간을 포함하는 프로젝트로서 2004년 당시 포룸의 본부로 사용되어졌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계획 초기부터 우려했던 부분들이 차츰 현실화되며 결국 옥에 티가 되어 가고 있다. Diagonal Mar는 바르셀로나시의 주 도로인 Avinguda Diagonal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하며 La Mina라는 사회적으로 철저히 고립된 주거지역에 인접하고 있는데 이런 곳에 대지를 정한 주 목적은 서로 인접해 있는 두지역간의 부와 빈곤으로 파생될 잠재적인 갈등을 해소하기위해서였다. 그러나Diagonal Mar를 둘러싼 담과 야간에는 굳게 닫혀지는 문 그리고 La Mina와는 너무 다른 주거 밀도등으로 갈등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었고 스페인에서 가장 크다는 그 안의 쇼핑센터는 지역주민들의 구매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작 쇼핑을 즐길말한 경제력을 가진 부류는 몇 킬로미터 떨어진 Zona Alta지역에 분포되어 있지만 이 곳까지 접근하려면 심각한 교통체증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서서히 지역주민들의 삶속에 일부분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Diagonal Mar Park
게다가 최근의 도시화의 흐름이 젊은 계층의 고 수입원들이 도시를 떠나 삶의 질이 훨씬 나은 위성타운이나 마을들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진작 Diagonal Mar프로젝트는 노년층을 타켓으로 디자인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이 또 다른 취약점이다.
위에 언급한 문제들이 단시일내에 고쳐질 만한 것들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몇 십년이 지난 후 시간이 Diagonal Mar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말해 줄 것이다 그리고 도시 재생 혹은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는 그 도시를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아닌 그 곳에 정착한 부동인구가 얼마나 새로운 사회 혹은 경제적 변화에 적응하고 또 능동적으로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항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SMAL AND PARTNERS (도시 및 건축 설계 파트너쉽) 대표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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