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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거슬러 떠나보는 유로 건축 여행 20

­­(3) 르꼬르뷔지에의 수직으로 선 전원 도시 유니떼 다비따숑

대부분이 카운슬 하우스인 런던의 고층 아파트들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블록타워들이 위치한 지역은 대부분 범죄율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이어서 도시재생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는 실정때문이다.

 

1950년대경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된 런던은 부족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기위해 블록 타워들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조적인 결점, 형편없는 단열재 등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며 결국 70년경엔 대대적인 철거작업이 시행됐으며 일부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철거를 하니 마니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1952년 프랑스 마르세유에 완공된 유니떼 다비따숑은 다가구 주택을 위한 신개념을 선보이며 건축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유니떼 다비따숑은 대략 1600명의 거주자를 위한 공동 주택으로 지상층을 비우고 중간층에 쇼핑몰을 두었으며, 옥상에는 공동 편의시설을 만들었다. 우수한 건축이론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이 건물은 바로 다름아닌 건축계의 피카소라 불리는 금세기 최고의 현대건축가 르꼬르뷔지에의 작품이다.

 

 

 facade-habitation.jpg

 

 

꼬르뷔지에의 아이디어는 커다란 볼륨의 이 주거타워에 작은 규모의빌라들를 배치하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빌라 사보아등 주로 작은 규모의 주택들을 디자인했는데 빌라들이 갖는 개인 공간의 장점과 이웃 공동체간의 친밀한 교류를 위해 쇼핑시설, 식당, 헬스장 등 공동 시설을 건물내와 옥상에 적절하게 설치해 공동체의 편의를 도모하였다. 예를 들어 가든 테라스인 옥상에는 육상 트랙, 유치원, 헬스장 그리고 수영장을 배치했는가 하면 건물내에는 쇼핑시설과 의료시설 그리고 작은 규모의 호텔까지 배치해 가히 버티컬 시티라고 불리울 만하다.

 

 Knder garden-habitation.jpg  

   

 

평상시 차분해 보이는 백색의 파사드를 즐겨 사용했던 그였지만 유니떼 다비따숑에 사용된 재료는 다름아닌 노출된 콘크리트이다. 당시 전 유럽에 유행처럼 번졌던 건축 사조 부르탈리즘(Brutalism)을 대표하는 건물들은 콘크리트의 거친면을 그대로 노출하는 기법을 사용해 남성적이면서도 조금은 무식해 보이는 파사드가 대부분이다. 런던 사우스뱅크지역에도 국립 영화극장, 국립 극장등 부르탈리즘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여럿 있다. 20세기 초반 다분히 조형적이고 우아함을 상징하는 신아르누보에 반대해서 부르탈리즘이라는 경향이 출현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본인이 추측하기에는 당시 전쟁으로 상처입어 거칠어지고 피로에 치진 자신들 혹은 사회를 건축적으로  해석, 표현했다는 설이 은유적이긴 해도 가장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   

최근 한국을 비롯 아시아에 빠른 속도로 급증하는 최신식 주거 타워들의 기본적인 컨셉은 공동체보다는 지나치게 가족 단위의 개인을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다. 어떻게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기여할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디자인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프라이버시를 보장받고 살다가 얼마나 이익을 남기고 되팔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디자인이 판을 친다. 공동체를 위한 야외공간을 조성하지만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날씨탓에 재 역할을 못하고 있다.

 

건축을 하는 우리에겐 이미 60년전 꼬르뷔지에에 의해 제안, 실현된 아이디어보다 훨 나은 철학을 가지고 디자인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특히 공동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한국의 실정은 공동 주거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박치원

RIBA, ARB (
영국 왕립 건축사
)
SMAL AND PARTNERS
디렉터

뉴카슬 대학 건축 디자인 디플로마 튜터
www.smalandpartners.com
cpark@smaland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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