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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거슬러 떠나보는 유로 건축 여행 20선 (5) 평범한 재료를 사용해 특별하게 지어진 시거드 루버렌츠의 세인트 마가 성당 결국 모래위에 성을 쌓은 꼴이되고만 두바이에는 특별하고도 기이하게 지어진 건물들이 즐비하다. 야자수 나무를 눕혀 놓은 듯한 인공섬이 있는가하면 여러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듯이 생긴 오피스 건물군도 있다. 한마디로 범상하게 생기면 큰일이라도 날 듯 서로 다투어 비틀고 꼬고 난리도 아니다. 이에 반해 1960년에 스웨덴 비욕하겐에 지어진 시거드 루버렌츠의 세인트 마가 성당은 극히 평범해서 더 특별한 건축물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대부분의 마스터피스라고 불리울 만한 건축물들은 그 건축가의 오랫동안 쌓인 연륜과 수많은 경험이 수반되어야 나올까 말까하는데 이 세인트 마가 성당이 완성됐을 때 루버렌츠는 칠순이 훌쩍 넘어 여든에 가까운 나이니 그래서 더더욱 특별하면서도 완벽하기까지 해 보인다. 당시 루버렌츠는 성당 디자인에 초대된 다른 4명과 함께 경쟁을 벌였는데 그의 디자인은 심사관 전체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유일무이한 안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성당이 완공되고야 비로소 루버렌츠는 스웨덴에서 몇 안되는 실력있는 건축가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다. 반 세기 동안 건축가로서 수 많은 결점들과 직면하고 싸우며 몇 안되지만 생의 말년 건축들은 구조적으로 완벽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세인트 마가 성당에서 그는 재료가 갖는 특성을 십분 이해하고 조합해 특징적인 공간을 만들어 낸다. 세인트 마가 성당에는 전반적으로 일반 벽돌이 사용되어졌다. 여기서 일반 벽돌이란 단 한장의 벽돌도 모양을 내기위해 혹은 각을 위해 자르거나 깎여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신 다른 두께의 몰탈만 사용되어졌을 뿐이다. 벽과 바닥은 물론이거니와 천정 심지어는 가구까지 벽돌로 제작되었다.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벽돌이라는 재료로 우리가 지금 있는 공간의 벽, 바닥 그리고 천정까지 그리고 그 안의 일부 가구까지 제작했다고 상상해보자. 분명 특별한 공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 당시만해도 스웨덴에서 벽돌은 주로 공공건물에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평상시 그의 평범한 건물에 대한 지극한 관심이 벽돌이라는 재료의 용도와 사용방법에 있어 이미 정해진 룰을 벗어날 수 있게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신과 대화를 나누고 교제를 하는 종교건축물에는 현란한 색깔과 다양한 재료의 조합으로 구성된 공간보다는 절제된 재료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예사인데 전체적으로 벽돌이란 재료 하나만 사용했으니 그 분위기가 어떠할 지 가히 짐작이 갈 것이다. 종교 건축에서 흔히 보이는 아이코닉 형상은 없는 대신 모든 부분 부분이 동등한 하나로 읽혀진다. 외벽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실내는 어둡다. 루버렌츠는 아마도 범상한 재료인 벽돌로 둘러싸게 해 언제나 우리 자신의 평범한 존재감에 다시금 직면하도록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남지 않은 생에 여든에 가까운 노친네가 우리에게 남겨둔 인생의 교훈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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