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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거슬러 떠나보는 유로 건축 여행 20선 (13) 컬러풀한 파사드가 트레이드마크가 된 사우어브룩 후톤의 베를린 GSW 사옥 우리는 흔히 개성 있는 무엇인가를 보고 “색깔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색이 개성을 의미하고 차별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색의 보편적인 개념을 넘어 또 다른 의미로의 색을 건축물에 적용하는 건축가가 있다. 독일 출생 사우어브룩 (Sauerbruch)과 후톤 (Hutton)은 영국의 AA스쿨을 졸업하고 각자 렘 쿨하스 (Rem Koolhaas) 사무실과 알라이슨 앤드 피터 스미슨 (Alison and Peter Smithson) 사무실에서 실무를 익힌 후 1989년 런던에 사무실을 냈다. 물론 그들은 젊고 영세한 다른 동료 건축가들처럼 비좁은 빅토리안 테라스 하우스들을 개조하는 디자인을 서슴지 않으며 런던의 구석구석을 더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예사로웠던 작업들엔 차츰 영국의 전형적인 음울한 날씨에 대항이라도 하듯 색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건축에서 한결같이 보여지는 컬러풀한 파사드는 그들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렇다면 사우어브룩과 후톤은 어떤 계기로 그들의 건축에 색을 사용하게 됐고 또 그들에게 색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사우어 브룩과 후톤은 설계사무소 창립초기에 예산이 턱도 없이 부족한 건축주들의 빅토리안 테라스하우스를 리모델링하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대부분이 작고 좁은 테라스 하우스들의 실내 레이아웃 변형만으로는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색의 효과를 이용해 공간감의 증폭을 시도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벽면에 파랑색을 칠해 거리감을 주거나 혹은 빨강색으로 좀 더 가깝게 느껴지게 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간 지각에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사우어브룩은 어느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색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인간 환경의 미세한 부분까지 지각할 수 있게 해 주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고 말 한 적이 있다. 또한 그는 색이란 그 것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사람들이 언제나 반응을 보이게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하물며 그것이 부정적인 시각일지라도 컬러풀한 건축물은 주변 일반 건물들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십상이다. 1991년 베를린에 완공한 빨갛고 오렌지색의 모자이크 타워와 각기 다른 형태, 색의 베이스 빌딩으로 구성된GSW 사옥 빌딩은 회색톤의 베를린 시에 우뚝 솟아 마치 중심을 잡고 있는 듯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제 컬러플한 파사드는 사우어브룩 후톤 디자인의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데 그에 못지않게 그들에겐 또 하나의 중요한 디자인 툴 (Tool) 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빌딩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이다.
기존 오피스 타워에 새로운 수직 코어로 연결하며 신축된 22층의 GSW 타워에는 그 폭이 11.5미터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자연 통풍방식인 Cross ventilation을 적용했다. 자동으로 개폐되는 동쪽의 창들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실내에 뜨거워진 열을 몰아 서쪽 이중창 사이를 통해 건물 꼭대기까지 보내져 배출되게 고안되었다. 또한 타워 서쪽 입면의 이중창 사이에 설치된 컬러풀한 패널들은 내리쬐는 태양이 너무 뜨겁다 싶으면 자동으로 차단되게 디자인되었는데 이러한 슬기로운 디자인으로 매년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일반 건물에 비해 3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색을 이용한 미적인 배려외에 에너지 효율적 기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 그리고 그것과의 적절한 조합이 최근 그들의 명성을 한층 끌어 올리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박치원 RIBA, ARB (영국 왕립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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