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default_style == 'guest'"> guestbook">
옛날 평양에 아주 예쁜 기생이 있었다.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던 한 시골 선비가 이 기생에게 빠져서 과거시험은 까맣게 잊어버리...
by 박옥수 목사 / on Jun 17, 2006 05:36
옛날 평양에 아주 예쁜 기생이 있었다.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던 한 시골 선비가 이 기생에게 빠져서 과거시험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 집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렇게 여러 날을 지내다 보니 과거 보려고 준비해 간 노자 돈이 다 떨어져서, 선비는 시골에 가서 논이라도 팔아 돈을 마련해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비가 시골로 떠나려고 하는 날, 기생은 울며 가지 말라고 애원했다. “나는 당신 없이는 못 사는데, 이렇게 떠나시면 어떻게 해요?” “나도 가고 싶지 않지만, 이제는 술값도 없고 너에게 줄 돈도 없으니, 내 얼른 가서 돈을 마련해 오마.” “정 그러시면, 당신을 보지 않고는 한시도 견딜 수 없으니 당신 몸의 일부를 두고 가세요.” “몸의 일부를?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이[齒]를 하나 뽑아 주세요. 당신이 보고 싶을 때마다 그 이를 보면서 당신을 생각할게요.” 선비는 난감했지만 기생이 워낙 애절하게 부탁하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 옛날에 치과가 있었겠는가. 생 어금니를 집에서 억지로 뽑는데, 피가 줄줄 흐르고 고통이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당신 몸의 일부인 이것으로 위로를 삼으며 당신이 돌아올 날만을 기다릴게요.” 하는 기생의 말을 들으니 참을 수 있었다. 선비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가서 전답을 팔아 돈을 마련해 서둘러 평양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평양에 도착해서 들어보니, 가지 말라고 울며 자기를 그토록 사랑했던 기생이 자기가 떠나자마자 다른 남자와 어울렸다는 것이다. 분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곧장 기생 집으로 달려가 “네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이냐!” 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데, 기생이 눈 하나 깜짝 않고 나와서 찬바람 나는 말투로 “나, 기생인 줄 몰랐어요?” 하였다. 선비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울화는 치밀어오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끙끙거리다가, “내 이빨 내놔!”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기생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으며 “광에 가면 이빨이 한 소쿠리 있는데, 거기서 찾아가세요.” 하였다. 설마 하며 광으로 가보니 정말 소쿠리에 이빨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많은 선비들이 기생에게 자기 이를 빼주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욕망을 움켜쥐려고 한다. 명예, 돈, 자랑, 쾌락…. 그러나 욕망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무수한 사람들을 속인 닳고 닳은 기생이다. 성경에 보면 욕망에 속아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는 선악을 알고자 하는 욕망에 빠져 낙원을 잃었다. 가룟 유다는 돈에 사로잡혀 배신자의 대표로 낙인이 찍혔다. 이 외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헛된 욕망에 빠져 그들의 생을 망치고 있는가! 욕망에 빠지면 눈이 흐려져 그 일이 곧 이뤄질 것처럼, 행복해질 것처럼 느껴지기에 사람들은 욕망이 끄는 대로 끌려 다니지만 결국 욕망은 불행으로 인도한다. 욕망이 바로 불행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이 게시물을
Document Infomation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유로저널-박옥수목사의 연재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