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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 늙은 왕이 중전과 여러 후궁을 불러 모아놓고 말했다. “오늘 이렇게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과인이 이제 나...
by 한인신문 / on Feb 09, 2009 20:00
오래 전 한 늙은 왕이 중전과 여러 후궁을 불러 모아놓고 말했다. “오늘 이렇게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과인이 이제 나이가 많아 주변을 하나하나 정리할 필요를 느꼈소. 그래서 우선 중전과 모든 비(妃)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까 생각하다 그대들의 소원 하나씩을 들어주기로 결정했소. 그러니 원하는 것이 있거든 하나씩 말해보시오.” 사실 왕은 중전을 비롯한 후궁들이 왕의 권좌, 곧 왕의 것들을 사랑하는 것인지,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것인지가 궁금하여 이런 계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 바 없는 여인들은 그저 왕의 말에 모두들 반색을 하며 궁리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선택해야 자신과 자신의 가문에 영광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한 것이다. 먼저 중전이 말문을 열었다. “세자책봉 문제만 해결해 주시면 됩니다. 그것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러자 왕은 쾌히 이를 승낙했다. 이어 서열순서대로 후궁들이 소원을 아뢰었다. ‘사대문 안에 있는 땅을 달라’, ‘아직 관직에 오르지 못한 동생에게 한 자리 달라’ 등…. 그런데 맨 마지막에 들어온 어린 후궁의 차례가 되자, 그녀는 치마 안에서 큰 보자기를 꺼내 바닥에 펴놓으며 말했다. “전하, 저는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다만 전하만 모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전하만 이 보자기에 들어오십시오.” 이 말에 왕은 감격했다. “진정 나를 사랑하는 자는 너뿐이구나. 너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사랑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 없을지라도 사랑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때문에 사랑하는 사랑'이다. 왕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왕의 것들, 곧 왕을 통해 얻는 권력과 부귀와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지, 진정 왕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왕이 권좌에서 물러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왕을 배척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하는 성경은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사랑을 하기를 원한다. 어떤 조건을 두고 사랑하는 것은 조건을 사랑하는 것이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그리스도는 친히 행하셨고, 그 사랑을 모두가 누리길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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