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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브라질이 소수의 최상층과 대다수의 극빈층으로 갈라져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로 평...
by 한인신문 / on Mar 14, 2011 19:07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브라질이 소수의 최상층과 대다수의 극빈층으로 갈라져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되던 1945년, ‘다섯 살을 넘기기 힘든 곳’이라고 불리던 가난한 마을 까에떼스에서 태어났다. 소년은 가난했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없어서 친구가 씹다가 버린 껌을 주워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깨끗한 물은 부자들만 마실 수 있었기에 목이 마르면 흙탕물을 모아 흙이 다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시곤 했다. 7살 때부터 소년은 책을 들고 학교에 가는 대신, 땅콩이나 오렌지를 들고 길거리로 나갔다. 10살이 되어서 들어간 초등학교는 4학년도 채 마치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일자리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누구도 일을 시켜주지 않아 거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흐느껴 울며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운 좋게 14살 때 금속으로 선반을 만드는 선반공이 되었지만, 18살 때 주위 동료의 실수로 왼쪽 새끼손가락이 잘려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하고 힘이 없기 때문에 보상받을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소박한 꿈이 있다면 훌륭한 기술자가 되어 가족을 먹여살리는 일이었다. 26살이 되던 해, 그는 같은 직장에서 사무를 보는 동료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까지 했지만 기쁨도 잠시, 임신 8개월 된 아내가 아파 병원에 찾아갔지만 입원비를 선불로 내지 않으면 치료해 줄 수 없다는 병원과 실랑이를 벌이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병원 복도에서 사랑하는 아내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 그의 곁을 떠나갔다. 울고 또 울었다. 그에게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고 배울 수 없었으며 나아질 게 없었던 운명 앞에서 그는 울었다. 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서 좌절할 수 없었다. 얼마든지 세상을 원망하고, 세상을 향해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욕설과 술주정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항상 소망을 말하던 어머니의 음성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좋았어! 다 잘 될 거야!” “가난한 사람은 소망을 품고 살아간단다.” 그의 마음에는 좌절이 들려주는 음성보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넘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가난과 싸우기로 결심했고, 모든 부를 쥐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선반공들과 함께 노동운동을 펼쳐 나갔다. 사람들은 비관적인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신세한탄하기에 바빴지만, 그는 모두 하나가 되어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나아갔다. 그런 그에게 소망은 조금씩 답을 주는 듯했다. 1978년 철강노조 위원장이 된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불평등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정권의 탄압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었다. 몇 번이나 넘어졌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고 “다 잘 될 거야!”라는 소망을 가지고 계속 대항해 갔다. 사람들은 소망을 가지고 전진하는 그를 점차 신뢰하게 되었고, 1986년에 그는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후 세 차례의 낙마라는 쓴 잔도 마셨지만 가난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지 30년 만인, 네 번째 도전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되어 재임까지 8년 동안 통치를 했다. 이 사람이 바로 퇴임을 앞두고도 국민으로부터 80% 이상의 지지를 받아 세계적인 이목을 끈 제35대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이다. 지난 1월 1일, 브라질은 룰라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후임으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맞이했다. 새 대통령 지우마 바나 호우세피(Dilma Vana Rousseff)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에 초점을 맞추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지우마의 대통령 당선은 룰라 대통령의 3선’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지우마가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경쟁 상대에 비해 열세한 위치였다. 그녀의 당선은 여러 모로 불가능해 보였다. 그때 룰라 대통령이 밀어주기 시작했다. 지우마도 자신의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룰라의 믿음에 감동받았다. 그녀는 룰라 대통령이 평생 품고 살았던 소망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자신의 상처 많은 삶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꾸었다. 림프종으로 머리카락이 다 빠졌음에도 아픈 병자의 모습이 아닌, 가발을 벗어 흔들며 밝게 카메라에 인사하는 여유를 보였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10%를 겨우 넘기던 지지율이 점차 50%로 치솟았고, 결국엔 그녀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우마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들도 그녀를 지지한 룰라를 신뢰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룰라의 소망을 그대로 물려받은 지우마의 승리였다. 이처럼 소망의 열매는 절망의 열매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인류를 위해 기록된 성경도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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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박옥수목사의 연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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