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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옥수 목사 / on Dec 13, 2006 19:12
“그렇지 않습니다. 전 임금님께 가르쳐 드릴 것은 모두 제대로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내가 그대에게 졌단 말인가?” “저는 이기거나 지는 일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말과 한마음이 되어 달리는 데에만 열중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이길 수 있었고, 임금님은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오래 전 중국의 조나라에 왕지기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말을 모는 솜씨가 뛰어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루는 조나라 임금이 왕지기를 불러 말했다. “그대의 말을 모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하니, 나에게 그 기술 좀 가르쳐 다오.” 왕지기는 임금에게 말을 잘 몰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그것을 다 배운 임금이 왕지기에게 물었다. “어떤가? 이만하면 나도 그대만큼 훌륭한 솜씨를 자랑할 수 있겠지?” 왕지기가 대답하였다. “예, 그러하옵니다.” “그렇다면 그대와 말 달리기 시합을 하고 싶다.” 그래서 왕지기와 임금은 말 달리기 시합을 하게 되었는데, 세 번 모두 임금이 지고 말았다. 임금은 화를 내며 왕지기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에게 말 모는 요령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은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세 번을 질 리가 없다. 어째서 나에게 말 모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는가?” 이에 왕지기가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 임금님께 가르쳐 드릴 것은 모두 제대로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내가 그대에게 졌단 말인가?” “기술에서는 이제 임금님도 제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기술을 쓰는 방법이 틀렸습니다. 말을 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타는 사람의 마음이 오로지 말과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말을 달리면서 저보다 뒤떨어지면 저를 앞지르려고 애쓰시고, 저보다 앞섰을 때에도 저에게 뒤떨어질까 마음을 쓰셨습니다. 이렇게 앞서든 뒤서든 항상 저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셨습니다. 임금님이 타신 말에는 신경 쓰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기거나 지는 일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말과 한마음이 되어 달리는 데에만 열중하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이길 수 있었고, 임금님은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궁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누구와 싸운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아마 졌을 겁니다. 나는 나 자신과 싸워서 이겼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큰 싸움이고 그 싸움에서의 승리가 가장 큰 승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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