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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민주사회의 거울 (3)



지난 6월과 7월 초에 걸쳐서 본지에 이미 같은 제목으로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그 역할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언론과 언론인의 윤리적 책임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언론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 언론의 첫번째 원칙이며, 생명이다. 기사는 물론이고 사설과 논평, 해설에 이르기까지 모두 정확한 사실에 기초해서 쓰여지고 알려져야 한다.


언론이 정확해야 하는 이유는  현대인들의 요구라고 볼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서 진행되는 일이나 사건을 알수 있고 그것에 기초하여 독자 또는 시청자들이 자기의견을 가질 수 있으며, 환경의 변화 또한 언론을 통하여 알고 거기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씩 언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 아니라 사건이나 현상을 재구성하여 제공한다.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너무 멀리 떨어진 보도를 하게 되면 사람들은 현실을 그릇되게 인식하고 잘 못된 의견을 지니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사람들의 생존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언론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은 글자 하나 틀려서도 안된다는 등의 기사의 교정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중대한 문제이다.  어론의 오류는 대체로 비의도적 오류와 의도적 오류의 두가지 성격으로 분류된다.


비의도적 오류란 기자나 편집자들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말한다.   이에 반하여 의도적 오류는 기자나 편집자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부정확한 기사를 뜻한다.  예를 들자면 선정적인 보도를 위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조작하는 행위라던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축소, 생략하거나 과장하는 행위, 정치적, 종교적 편견이나 특정한 이해관계에 따라 편파적으로 기사를 쓰거나 편집하는 행위, 기자나 편집인 개인의 주관적 의견을 객관화 시키는 행위 등이 모두 의도적 오류에 속하는 것들이다.  비의도적 오류는 대체로 제작과정에서 일어나는 기술적 잘못이거나 무의식 중에 말이 잘 못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양해를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의도적 오류는 첫째로  독자들 또는 시청자들의 현실의식을 오도하고 둘째, 그릇된 여론을 조작하며 셋째로 특정한 정치적, 경재적 목적이나 개인의 사익을 위해 언론을 오용 내지 남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사회적인 범죄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7월 26일 사진.jpg


한국 언론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신문일 경우 전체기사의 약 39%가 오류를 내포한 기사를 싣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 비의도적 오류가 약 57% 정도이고 의도적 오류가 약 43%로 나타났다고 한다 비의도적 오류는 대부분이 잘 못된 인용, 명칭의 오류,  어떤 사건이나 사실의 시간적 오류 등이며 의도적 오류의 경우는 부정확한 제목, 사실의 생략, 과장표현 등으로서 사회면, 경제면, 문화면 중에서 사회면 기사에서 가장 많은 오류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오류들이 발생하는지를 기자들을 상대로 알아 본 결과 기자들의 부주의, 기자들의 전문성 결여, 매체간의 지나친 경쟁, 뉴스원의 고의, 마감시간 임박 등이 그 오보, 오류의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원인들은 대체로 비의도적 오류와 관련된 것들 뿐이다.  이와 같은 기자들의 응답은 의도적인 조작을 원인이라고 지적한 응답이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언론계, 언론인 스스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작기사가 어떤 것들인지를 말이다.  의도적인 부정확성은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전화 인터뷰를 요청받기 일쑤인데, 그런 인터뷰에 응했던 사람치고 자신의 말이 왜곡돼어 기사화 된 경험을 하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이다.  대다수의 언론에서 툭하면 쓰는 말들 "----- 밝혀진 바에 의하면"  " ------ 알려진 바에 의하면 "  "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심지어는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하는 식으로 얼굴 없는 취재원을 빙자하여 부정확한 기사를 쓰거나 전하는 것도 관행처럼 되어 있기도 하며, 있어서도 아니될 의도적 오류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사과와 함께 정정보도를 해야함은 물론이며, 설령 비의도적 오류라 하더라도 어떠한 오류인가에 따라서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정정보도를 해야할 경우가 

있건만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정정보도에 매우 인색한 것같다.  기자나 편집자들은 정정보도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탓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오히려 잘 못을 인정하고 정정보도를 성실히 함으로써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의 신뢰를 더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론인들은 자신 또는 자사의 오보, 오류에 대한 정정보도를 하는 것에 대하여 오히려 긍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 있게 해 나간다면 더욱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을 재인식 하길 바란다.


세계의 언론 중 가장 주도면밀하게 편집을 한다고 하는 "윌 스트리트 저널"도 매달 30건 내지 50건에 이르는 "정정 및 설명"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공정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본래 사명이라면 의도적 오류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또한 기자나 편집자가 어떤 사건에 대한 사실과 자신들의 의견은 엄격하게 구분해야 될 것이다. 물론 언론계에  발을 들여 놓은 자들은 누구라도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처은엔 출발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정한 언론을 추구하려는 의욕은 점차 떨어지고 공정성의 문제는 다시 언론활동의 일상 속에 매몰되고 말았다는 느낌이다.  언론의 공정성이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따라서 공정한 언론이갖추어야 할 조건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일이 보다 구체적일 수 있을 것 같다. 여러가지 조건들 가운데서 중요한 것, 혹은 기본적인 것 몇가지만 지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정한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언론의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 조건은 공정한 언론의 대전제이며 언론이 독립적이지 못하면 공정성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둘째, 균형감각을 지녀야만 한다. 이것은 언론의 시각에서만 아니라 언론활동의 실제에서도 갖추어져야 옳은 일이다.  셋째, 언론은 공익을 추구하고 사익을 배제해야 한다.  이것은 언론이 왜 공정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직결되는 조건이다. 만약 언론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구태여 언론의 공정성을 따질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언론은 가끔씩 뉴스와 광고가 뒤 섞힐 때도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느 신문에 실린 뉴스(?)가 모회사의 신형차의 신제품을 생산한다고 합니다라고 그냥 소식만 전하면 좋을텐데 기사를 줄줄이 늘여서 쓰니 이건 분명 뉴스가 아니고 광고적인 색채가 짙다. "------ 특히 이 경승용차는 기존 소형 승용차에 비해 가격은 절반 수준인 반면 연료비는 2배이상으로 낮아서 고유가 시대에 적합한 경제적인 승용차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ㅇㅇ회사에서는 각종 부품수를 줄이고 불필요한 장치는 없앤으로써 고장이 잘 나지 않는 차를 지향하고 있다.  ------ 또한 전국에 전문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구축, 고장난 차를 손쉽게 수리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식의 기사가 바로 광고형태를 띄고 있다.   비록 어느 언론사가 기업에 소속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뉴스는 뉴스로서의 독자성을 세우고 광고는 광고대로 별도처리를 해야되지 않을까? 아무리 현시대가 PR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뉴스와 광고조차 뒤섞어 놓는다면 이것이 어찌 봉정한 언론이라 칭할 수 있으며 이러한 언론이 어찌 민주사회의 거울이라고 칭할까? 언론인은 물론이요 우리 모두가 한번 다시 양심을 따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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