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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8 22:28
여덟번째 이야기 - 토마스 하디 와의 작별
조회 수 5618 추천 수 2 댓글 0
아름다운 영국 남서부지역 영국에 이렇게 아름다운곳이 있었던가 !! 하디가 만나고 싶어 뉴몰던을 떠날 때는 가는길에 스톤헨지 정도 들르고 하디가 태어난 어퍼 복햄톤정도 다녀 오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알렉에게 유혹당하여 순결을 잃은 후 저 끝없는 밀밭에서 방황하는 테스도 만나보고 문명과 전통사이에서 방황하는 카스터브리지의 헨차드 정도 그려보면 될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크림과 유스타시아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던 원시적인 에그돈 황야를 머리에 그리며 찾아갔던 웨섹스지역이 그리도 아름다운줄은 예상치 못했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도 내 가슴 한구석에 뜨거운 흥분으로 자리잡고 있으리라. 영국하면 그저 버킹검궁이나 윈저성이 볼거리이고 민주주의와 제국주의, 산업혁명등을 곁들여 이야기 하면 될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너무나도 도식적이고 편협한 짧은 지식의 소산임을 알 수 있었다. 넓은 남서부지역의 밀밭과 영국식 초가집, 자동차가 간신히 다닐수 있을듯한 구불구불한 작은 도로들 사이에 맑은 시냇물이 졸졸흐르고 있엇다. 헨차드의 허수아비가 흐르는 조금 큰 개울을 지나면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조금지나면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려 사방이 어두운데 저멀리 나무행렬이 끝나고 보이는 파란 구멍, 필자는 그곳이 천국에 이르는 곳이 아닌가 하고 내 눈을 의심하기도 하였다. 크림이 돌아오고 유트타시아가 떠나던 작품속의 에그돈 황야는 내 가슴이 시리도록 그들을 생각하고 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만들었었다. 시인 하아디 하디는 전통과 자연이 파괴되고 물질문명이 주는 페헤을 일찍 예견하면서 기독교속에서 안식을 거부하였고 더 나아가 19세기 말 영국 사회의 인습, 편협한 종교인의 태도를 용감히 공격하였다. 남녀간의 사랑을 성적(性的)인 면에서 대담하게 폭로하였기 때문에 당시의 도덕가들로부터 맹렬한 비난을 받고, 마침내 《미천한 사람 주드》를 끝으로 장편소설 집필을 단념하였다. 그러나 그 후 나폴레옹 시대를 무대로 그의 사상을 몽땅 기울인 장편 대서사시극 패왕3부작을 발표하는 등, 그의 창작활동은 그칠 줄 몰랐다. 1910년 메리크훈장을 받았으며 1912년 상처하고, 2년 후 조수로 있던 여성과 재혼, 그의 만년은 영국 문단의 원로로 자타가 공인하는 존재가 되었다. 사후에 유해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시인 코너’에 묻혔는데, 그의 심장만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고향에 있는 부인의 무덤 옆에 묻혔다. 하디의 시들에 내포되어 있는 경험들은 우리가 매일 매일 겪는 평범한 것들이다. 그의 많은 시들은 이처럼 그의 사적인 경험의 범주에 속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연륜이 지남에 따라 그러한 개인적인 요소들이 배제되어 간다. 마치 고등학교 학생이 여학생을 그리면서 쓰여진 시와 50을 넘긴 시인의 시가 다를 수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의 훌륭한 시들은 매우 객관적인 것들로서 인간의 보편적인 운명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그는 자그만 일들이 모여 우리들의 운명을 형성한다고 보았고 그리하여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인상들에 크나큰 의미를 부여했다. 사소한 풀한포기에 왕관을 씌여주는 워즈워드와 같이 말이다. 아마도 이러한 평범한 일상사에 대한 그의 세심하고 자상한 관심은 그의 출생이 서민이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서민적인 감각과 그의 리얼리즘은 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 되고 있다. 특기할만 한 것은 그것들이 사회적인 편견이나 특정한 주제에 대한 선호로 나타나는 일이 극히 드물고 그 대신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이나 무기력한 대상들에 대한 겸손한 태도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서민성은 감정의 민주주의, 다시 말하면 그가 보고 만지는 것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에서 두드러진다. 이러한 자상한 관심은 결코 감정의 과잉이나 잡다한 수식을 요하지 않는다. 그의 시의 정직성은 바로 이러한 그의 서민적인 관심 속에 뿌리박고 있다. 그가 동시대의 다른 시인들과 달리 시인을 보통 사람보다 더 우월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으며 시와 일상생활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집했다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시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77세 때 시한편을 소개하고 토마스 하디와 함께 작별하려고 한다. 현재가 나의 망설임 뒤에 뒷문을 닫고/5월에 방금 뽑은 실크와 같은 가냘픈 날개처럼 /그것의 초록색 나뭇잎을 파닥일 때 이웃들은 말할까,/'그는 그러한 것들을 눈여겨 보곤 했다고./스르르 감기는 눈꺼풀처럼 저녁 매가 그늘을 가로질러/바람에 비틀린 가시나무에 사뿐히 내려앉는 어슴프레한 저녁이면 /그것을 본 어떤 사람은 '그에게 이 광경은 낯익은 것이었는데'라고 생각할른지 모른다./나방이들이 떼를 지어 나는 무더운 캄캄한 밤에 내가 죽는다면 /고슴도치가 잔디밭으로 달려갈때/누군가 말할까, '그는 아무 죄없는 저런 동물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애썼지만 그것들을 위해서 별로 한 것은 없었지,/그런 그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구나'라고./ 북부 소머셋지역 하디가 웨섹스라고 불렀던 곳은 행정구역상 도체스터지방과 서머셌 그리고 스윈든, 사이렌스터등을 통하여 첼튼햄으로 통하는 코츠월드지역이라 고 말할수있다. 동쪽으로는 데본지역과 콘월이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윌셔와 햄프셔가 자리하고 있는 중간지점에 작품속의 웨섹스는 존재한다. 예오빌과 샤프츠베리 를 좌우로 두고 말보로와 치펜햄쪽으로 올라가보라.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버스나 기차는 부적합한 면이 있다. 아더왕의 전설이 담긴 글라스톤베리와 영국산 유명한 체다치스를 맛보기 위하여 체다계곡을 찾아보면 그아름다운 절경에 감탄이 오랬동안 떠나지 못하리라. 필자는 오늘밤 하디와 웨섹스, 테스와 헨차드, 크림과 비운의 주드를 생각하면서 잠을 못이룬채 이리 저리 뒤척거린다. 꿈같이 펼쳐진 에그돈 황야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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