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동포 안무가 김윤정의 신작 「Einmal」(단 한번의…) 공연
한국과 독일 댄서들 공동출연 3월말부터 중부독일에서 열려


재독동포 안무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윤정의 신작 안무 「아인말」(einmal)이 이달 말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 공연을 시작으로 나흘간 중부독일의 여러 무대에서 막이 오른다.

2006년 「닻을 내리다, 피터를 위한」 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7년에는「베케트의 방」으로 '올해의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수상했던 김윤정은 지난 해 9월에도 신작 「einmal」(단 한번의…)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초청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프레미레 공연을 가진 바 있다.

Kulturamt Landeshauptstadt Düsseldorf, Kunststiftung NRW, Fonds Darstellende Kunst e.V, Mindespräsidenten des Landes NRW und die Van Meeteren Stiftung 등의 후원기관에서 공연지원을 받아 이번에 독일무대에 선보이는 「einmal」(단 한번의…)은 한국의 김윤정과 독일인 마코스 그롤레가 공동안무를 펼치며 다수의 한국댄서들과 독일댄서들도 출연할 예정이다. 공연시간은 60분.

「Einmal」(단 한번의…)은 한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을 춤으로 이야기한다. 김윤정은 이 작품의 탄생 배경에 대해서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란 단편과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Blue Velvet“, “Twin Peaks“, “Mulholland Drive“ 등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하게 됐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두 남녀가 첫 눈에 서로에게 필(Feel)이 꽃힌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느끼며 그저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남녀는 얼마 후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되는데 이 두번 째 만남이 그러나 그들에게는 영원한 이별이 된다. 왜냐하면 그들이 도시 한복판에서 동시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 서로를 알아보지만 애석하게도 죽음이 이내 그들을 갈라놓는다.

「Einmal」(단 한번의…)은 남녀가 사랑을 느끼는 그 찰라부터 운명적인 죽음을 맞이하기 까지의 그 얼마 안되는 시간을 늘려서 이야기 한다. 이야기는 남자의 시점과 여자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남녀는 만일 이처럼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둘이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희망을 여운처럼 남긴다. 무대엔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안타까워하는 애틋한 남녀의 목소리만이 조용히 흐를 뿐이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남녀에게 일어난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는 이야기. 여기서 김윤정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가. 그녀는 말한다: "수많은 만남이 있다. 몇 천년 동안 그를 만나기 위해 우리는 환생을 하지만 서로를 몰라본 채 그저 스쳐 지나간다. 한참을 지난 후에야 그 운명적인 시간, 그 순간의 사건들을 깨닫는다. 또 세상엔 아주 짧고 단순한 만남도 있다. 하지만 그같은 순간적 만남에서도 파장은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내뱉는 말들, 행위들은 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란 우주 속에 영원히 존재하며 그 파장들이 우리의 운명을 만들어 간다. 만남의 시작과 끝은 알 수 없다. 우리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스치면서 우리는 이 공기 안에 감도는 파장들을 막연하지만 분명히 감지한다. 그런데 이 스쳐감이란 이미 오랜 시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의 숙명 같은 것이 아닐까… 우리가 끝없이 가야 하는 이 길에서 만나게 될 수 많은 만남을 가슴으로 받아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안아주고 보듬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볼 수 있다면 더 좋겠다."

김윤정댄스프로젝트는 2000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창단됐다. 당시 뒤셀도르프 문화예술진흥원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와 공동제작한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프로젝트 형식의 단체로 창단되었던 것. 이 후 김씨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의 무용부문 해외연수지원가로 선정돼 뉴욕에서 스즈끼 메소드와 뷰포인트 연수를 받고 왔다.

김윤정은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안무세계를 형성해 지금의 김윤정댄스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인정받는 그녀의 작품들은 특히 작품의 컨셉과 성향에 따라 다양한 국적의 무용수들과 스텝들을 참여시키면서 세계 여러 페스티벌(러시아 첼라빈스키, 뉴욕 덤보 댄스페스티벌, 독일아헨의 쉬리트마허 댄스페스티벌, 일본의 댄스 뮤지엄, 프랑크프르트 국제도서전, SIDance 페스티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등등)에 정식 초청되는 등 최근들어 그녀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윤정은 수원대학교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안하임 예술대학에서 안무전공 학위를 받은 후 2000년부터 독일에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김씨는 독일 평론가들로부터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인류 보편의 춤이라는 언어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표현해 내고 이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줄 아는 안무가”라는 평을 받는다. 또 국내에서는 한국 현대무용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제스처와 표정, 소리, 연극적 움직임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다양한 나레이티브와 캐릭터를 보여주는 안무가로 인정받았다.

그녀의 주요작품으로는 「심연의 구멍」,  「도둑맞은 꿈」, 「미친키스」, 「8Days」, 「그들의 정원」, 「닻을 내리다」, 「베케트의 방」, 「마팅유」 등이 있다.  김윤정의 안무작업은 다양한 장르를 해체하고 이것을 새로운 언어인 춤으로 다시 조합해 내는 노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이 낳은 또 한명의 재독동포 예술인 김윤정. 그녀가 추구하는 춤의 예술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언제나 새로운 감동으로 친숙히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공연안내 : 3월31일-4월1일  20:00  Tanzhaus NRW (0211-1727070)
                                 Erkrather Str. 30, 40233 Düsseldorf
                   4월2일 20:30  Dance Art (0521-175656)
                                Am Bach, 33602 Bielefeld
                  4월4일 18:00  Junges Schauspielhaus (0211-8523710)
                                Münster Str. 446, 40470 Düsseldorf



유로저널 프랑크푸르트지사장 김운경
woonk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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