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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7.07.10 23:55

나비의 날갯짓 하나 (7월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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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갯짓 하나

기상예보가들이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불가한 이유로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그것이 뉴욕의 폭풍우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상예보를 정확히 할 수 없으니 별별 이유도 다 되는구나, 싶지만 수천만리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 아무리 성능좋은 망원경이 있다해도 그것을 갖고 다른 나라의 작은 나비 한마리의 움직임까지 다 들여다볼 수 없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얘기이다.  
어쨌거나 이런 것을 가리켜 ‘나비효과’라고 한다는데 우리의 삶에 적용해보면 처음에는 어떤 작은 영향도 시간이 흐르면 큰 영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옛 어른들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한 것도 알고보면 이런 심오한 진리를 시대를 뛰어넘어 이미 체험으로 알고 있었던 게다.  
성공하려면 좋은 말을 하고 일상의 행동을 잘 하라고 누구나 다 잘 알고있는 사실들을 이미 먼저 성공한 이들이 알려준다.  아는 것을 아는 것으로만 머물게 하면 아무 효과가 없지만 아는 것을 실생활에서 행할 때에 그 아는 것이 진정한 앎으로써 그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불교도는 아니지만, ‘보시’라는 말을 자주 쓴다.   누군가가 좋은 일을 할까 말까 망설일 때에 나는 ‘보시하는 셈치고’ 무조건 하라고 권하는 편이다.  우리의 손끝에 달린 작은 일 하나라도 그걸 할 수 있을 때가 있고 할 수 없을 때가 있는 법.  우리가 쓸 수 있는 삶의 시간이 영원하지않기에 할 수 있을 때에 좋은 일, 선한 일을 많이 쌓아놓는 것이 마음은 있어도 몸이 말을 안들어 좋은 일을 할 힘조차 없어질 미래를 향해 큰 저축을 해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번에 크게 ‘대박’을 터뜨릴 거라고 그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보면 평생에 그런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기회 닿는 대로 적은 일이라도 마음과 정성을 기울여 하다 보면 언젠가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가 아닐런지.  
한 날은 아이 데리러 가는 나를 길에서 마주친 도모코의 시어머니께서-나도 그분을 그냥 편안하게 ‘엄마’라고 부른다. - 두팔을 활짝 펴서 꼬옥 껴안아주시며 가볍게 내 등을 두드려 주시며 하시는 말씀이, “너는 네 아이 교육을 아주 잘 시키고 있어.”
무슨 교육을 말씀하시는 걸까?  빨리 감이 오지 않았다.  토요한글학교를 말씀하시는 걸까?  그거야 자기 며느리인 도모코도 딸에게 일본어를 얼마나 열심히 가르치는가.  똑똑하고 영리한 애, 리나는  영어에 일본어에 인도어까지 유창하게 하는데...  무슨 말씀인가? 하고 내가 어리둥절해하자 그분이    말씀을 이으셨다.
“어려서부터 한 분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거야.”
그분은 아주 신실한 이슬람교도이시고 내가 기독교도라는 것을 잘 아는 분이신데 그렇게 나를 격려해주시니 참 감사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아이에게 뿌리깊이 심어주고 싶은 신앙교육을 어르신께서 인정해주시니 앞으로 더 힘이 쑥쑥 솟을 것만 같았다.  
나비효과,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나타날 날이 오겠지.  긴긴 여름방학-이곳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보다 더 방학이 빠르고 일찍 끝난다.-을 맞은 지금 나는 날마다 어린 아이에게 나비의 날갯짓 하나씩을 심어주고 있다.  아이가 다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한글로 씌여진 어린이성경을 읽어줌은 바로 믿음과 한글교육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내 욕심이 너무  과하다도 누가 돌을 던질까?)엄마의 숨은 뜻을 언젠가 이 애도 깨달을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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