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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05.07 23:07
한국인의 자랑, 태권도 (5월2주)
조회 수 2421 추천 수 0 댓글 0
대부분의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가르쳐야지 하는 목록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 나는 우리 아이에게 수영과 태권도, 아이스 스케이팅, 그리고 피아노를 배울 기회를 주리라고 아이가 아주 어렸을 적부터 마음속으로 다짐해왔다. 피아노와 아이스 스케이팅은 아직 시작을 못했지만, 수영은 일단 물에 떠서 물속에서 겁없이 즐겁게 노는 재미를 맛보게 함으로써 수영장에 가고싶은 마음을 자주 일게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이제는 태권도 도장에 나가게 되었다. 태권도는 제엄마 나라에서 유래된 이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올림픽 종목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아이의 행동발달에 괜찮은 영향을 주리라싶어 몇군데의 도장을 기웃거리다가 그중 맘에 드는 도장을 택하게 되었다. 아이의 학교에서 어느 날 일제히 보내온 광고용지 한장의 효과도 제법 본 셈이다. 아이랑 가장 친한 친구 모하메드 엄마에게 태권도의 유용성을 설명하고 특히 모하메드는 몸이 너무 약하니까 운동이 필요하므로 우리 애랑 함께 태권도 교실에 가자고 태권도의 ‘태’자도 잘 모르는 내가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했더니 평소에 나를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아무 이의없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런데 제일 처음 간 도장에서는 훈련의 강도가 완전초보자인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세서인지 계속해서 ‘빨리, 빨리’를 외쳐대는 사범 선생님의 호령에 너무 겁이 난 모하메드가 눈에 눈물이 그득해서 제엄마 품으로 달려들어와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곳은 태권도를 몇년씩 배워서 이젠 제법 잘하는 고학년 애들이 허리에 자신의 등급을 자랑하는 띠까지 두르고 하는 태권도 교실이었다. 제 친구인 우리 아이만 거기 없었다면 곧장 짐 싸서 집으로 가버렸을지도 모르는 모하메드였다. 제엄마랑 내가 겨우겨우 설득과 격려를 해서, 그냥 네가 즐기는 정도만, 그리고 네가 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해봐라, 고 진행중인 태권도 교습에 넣어 놓고 초보 아이들의 하는 폼들이 어찌나 우스운지 입을 틀어막고 한동안 웃을 수밖에 없었다. 교습이 다 끝나고 나서 우리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냥 재미있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너무 재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모하메드까지 함께 데리고 다녀야되는 것이었다. 태권도가 이래저래 아이들의 성장에 좋다고 실컷 떠들어대놓고서 의리없이 내 아이만 혼자 보낸다면 그것도 영 말이 안될 것같았다. 그러던 차에 아이 학교에서 봄철 일제히 아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돌린다고 돌린 것이 바로 그 ‘태권도 아카데미’의 광고용지였다. 이곳은 그냥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만 시간을 정해놓고 잠시 빌려쓰는 지난번의 태권도 교실과는 달리 매일 태권도 교습이 있는 일종의 태권도 도장이었다. 따라서 아이들 수준에 따라 초보자 교실부터 성인반까지 교습내용도 다양했다. 무엇보다도 첫날 초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부모님들의 평이 한결같이 좋았다. 물론 모하메드랑 우리 아이 역시 그곳에서의 태권도 교습을 좋아라했다. 도장 내부면 내부, 선생님의 가르치는 방식, 그리고 교습비 등등, 별 흠 잡을 것없이 다 좋았던 그곳에서 ‘옥에 티’라고 딱 하나 내 눈에 비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태극기를 위아래가 뒤바뀌게 해서 벽에 붙여놓은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오래전 학창시절에 배운 거라서 지금은 나도 ‘건,곤, 이,감’의 순서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빨간색과 파란색이 어디에 있어야되는 건지는 알고있어서 도장 선생님께, 저는 한국인인데요, 저 태극기가 위아래가 거꾸로 달려있네요,라고 웃으면서 얘기했더니 그분이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몰라서 미안하다며 누군가가 천위에 그린 것이라고 대답한다. 영어만 쓰는 이 나라에서 내 귀에 아주 익숙한 그러나 발음이 약간은 어색한-우리의 영어나 이곳 사람들의 한국어나 그게 그거다. 고로 우리가 영어를 좀 못해도 기죽을 것 하나 없다!- 내 나라 언어로 차렷,경례, 하나, 둘 하는 구령 소리를 듣는 것은 꽤 즐겁고 환상적인 경험이다. 요즘 내 태권도 상식이 조금 늘었는데, 태권도는 원래 북한의 ‘최’장군으로부터 유래된 것이고 ‘태’는 발을 ‘권’은 손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역시 최씨는 어딜 가나 최씨야! (잘난 척 한번 해보았음) 검은 띠를 목표로, 으쌰, 힘차게 나가자,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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