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9.02.16 04:42

어느 학습지진아의 변

조회 수 25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고등학생 시절 머리속으로 부지런히 그날그날 공부해야될 과목들의 내용을 암기하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정신이 팔려서인지 아니면 공부하는 내 얼굴모습이 정말 얼빵(?)해보여서인지 종종 사람들에게, 너처럼 멍청해보이는 애가 공부를 잘하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어떻게 그런 모욕스런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하기는 우리 엄마도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바보’가 아닌가 했었노라고 실토한 적이 있었으니 무슨 말을 더 하랴?  
나는 정말 이래저래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는 ‘시험(음악, 체육 실기시험만 빼고)’을 좋아한다.  
오늘은 금요일, 우리 아이가 첫교시에 철자 받아쓰기 시험이 있는 날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받아쓰기 시험, 야! 드디어 시험이다!  매일 학교에 오며가며 반복연습을 시키는 나는 그야말로 철저한 교관이다.  
내가 예상하는 속도로 아이가 단어를 재빨리 읊조리지않으면 나는 신속 정확도를 외치며 턱 하면 탁 나올 때까지 시킨다.
이 아이가 단어 외우는 걸 보면 날 닮은 구석이 있다.  손으로 쓰는 것보다는 말로 하는 걸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받아쓰기에서 10개씩 다 맞았는데 ‘바둑아’ 와 ‘바둑이’를 ‘바국아’ ‘바국이’로 잘못 써서  딱 두 번 10개중 9개씩 맞은 경험을 아이가 처음으로 단어 하나를 틀려서 속상해하던 날 얘기해주면서, 네가 아직까지는 엄마보다 하나 앞서네, 했더니 은근히 좋아라했다.  
며칠 있더니 아이는 자신이 어떤 단어에서 실수를 어떻게 했는지 내게 얘기해주었다.  
그래, 그게 바로 배우는 자세지.  아이가 두번째로 10개중 9개를 맞았을 때 나는, 애 이제 너랑 나랑 막상막하다! 하면서 나도 은근히 좋아라했다.  (나, 엄마 맞어?)  
초등학교 1, 2학년때에는 공부를 보통으로 하던 아이가 3학년이 되어 받아쓰기 첫시험에서 10개를 다 맞추자 제일 친한 친구가, 너 보고 베꼈지? 하며 믿어주지않자  아이가 무척 속상해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우리 아이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그리고 10개를 다 맞은 것은 그 연습때문이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라, 고 주의를 주었다.  
그 첫번째의 성공이 아이에게 나름대로 큰 성취동기를 안겨주었나 보다.  
매일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받는 좋은 점수, 그래서 공부는 할 만하다.  나는 아이가 받아쓰기에서 10개를 다 맞을 때마다, 하나님이 네게 지혜를 주셔서 감사하고 네가 열심히 연습해서 그런 좋은 결과를 낸 것이 기쁘다, 고 말해준다.
나의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차트에 쓰인 글을 보며 읽기 쓰기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어느 날인가부터 반의 대부분 아이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고 열두어명의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이 어둑어둑해질 무렵까지 교실에 남아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그날 배운 글들을 공책에 쓰고 또 쓰면서 내가 왜 남아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 글들을 다 읽을 수도 있고 안보고 쓸 수도 있는데…  알고 보니 남은 아이들은 지지리도 학습을 못따라가는 학습지진아들이었다.  
제일 고학년인 6학년이 끝날 때에야 1학년 학습지진아들도 끝이 났는데 집에 갈 때마다 석양 노을이 어찌 그리 어린 나를 서글프게 하던지?  그러기를 한 달이 다 지나갈 무렵,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나를 부르더니, 교실이 떠날아가도록 큰 목소리로 차트의 글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정말 교실이 떠날아가면 어떡하나 저으기 걱정하면서 처음으로 내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로 글을 읽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부터 그 우울했던 학습지진아 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학년이 끝날 때 우등생인 나를 한때 학습지진아로 오판한 나랑 종씨인 나의 담임선생님은 두고두고 그 일을 우리 엄마에게 미안해하셨던 것같았다.  
  하루는 아이가 나를 거의 까무러치게 만들었다.  엄마, 2학년때도 이렇게 시험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2개 맞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1개 맞을 때도 있었어.  어찌, 그런 일이…  그때도 지금처럼 시험이 있을 거라고 통보했으면 제법 시켰을 터인데, 그냥 아이들이 배운 것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할 목적으로 가끔씩 깜짝 시험을 치뤘던 모양이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우리 아이도 제엄마처럼 공부를 의무가 아니라 재미삼아 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878
134 최영신에세이 즐거운 우리집 eknews 2009.06.10 2267
133 최영신에세이 진짜 중요한 건, 사람 eknews 2009.06.03 2055
132 최영신에세이 씨뿌리는 마음으로 살면 eknews 2009.05.27 2436
131 최영신에세이 집 떠나는 연습 eknews 2009.05.20 2424
130 최영신에세이 고사리 키우기 eknews 2009.05.13 3725
129 최영신에세이 고맙고도 무서운 불 eknews 2009.05.06 2558
128 최영신에세이 김치광고대행 eknews 2009.04.29 2463
127 최영신에세이 변함없는 우정 eknews 2009.04.22 2186
126 최영신에세이 닮은 꼴, 다른 꼴 eknews 2009.04.15 2675
125 최영신에세이 아주 예쁜 심부름 값 eknews 2009.04.08 2441
124 최영신에세이 13일의 금요일 eknews 2009.03.25 2502
123 최영신에세이 박물관 나들이 eknews 2009.03.18 2394
122 최영신에세이 세상 떠난 뒤에도 남는 것 eknews 2009.03.11 2854
121 최영신에세이 사랑이 뭐길래? 유로저널 2009.03.04 2447
120 최영신에세이 살과의 전쟁 유로저널 2009.02.24 2210
» 최영신에세이 어느 학습지진아의 변 유로저널 2009.02.16 2548
118 최영신에세이 나눔의 아름다움 유로저널 2009.02.11 2286
117 최영신에세이 유감 천만 억지성금 유로저널 2009.02.11 2329
116 최영신에세이 엄마가 되면 유로저널 2009.02.11 2237
115 최영신에세이 난이 주는 행복 유로저널 2009.01.21 2123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