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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11.18 01:24

추수감사절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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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편지

추수감사주일, 주일학교 어린아이들이 한 해 동안 감사한 내용들을 각기 발표하였다.  
엄마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는 효성 지극한 아들의 얘기도 있었고, 주일학교에 와서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순전한 믿음을 가진 아이도 있었고, 좋은 집을 주셔서 감사하고 할머니께서 하나님을 믿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제법 어른스런 아이-실제는 어린데-의 감사내용도 있었다.  우리 아이는 수영을 25미터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한다고 했다.  
아, 참 누군가가 태권도 검은 띠를 따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했지.  순전한 어린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감사할 게 많은 세상이다.  
이래서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을 가진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살다 보면 어른들은 어린 시절 지녔던 그 천진무구한 동심의 세계는 언제 어느 순간인지도 모르게 삼십육계 달아나 버린지 오래이고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일상의 타성에 젖은 채 살아가는 자신들을 보게된다.  
하루하루 살면서 내게 있는 것과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기 보다는 내게 없는 것과 남들이 가진 더 좋아보이는 그림의 떡을 보면서 불평이 먼저 튀어나오고 날마다 누리는 일상의 평온함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면서 살아가는 매너리즘에 푹 빠져버린 어른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재앙에 자신이 누려온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이전의 그 일상의 평온함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것이었는지 깨닫게되는 어른들.  
말은 쉽게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얼마나 종종 앞날의 풍족한 미래까지도 다 보장된듯 뻐기고 잘난 체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은연중 깔보고, 세상 지위나 권세를 가진 이들은 그러한 것들을 못가진 이들을 섬기고 받들기는커녕 잠시잠간이면 스러없어질 그 권세가 천년만년 갈 것마냥 으시대지는 않았었는지 모를 일이다.  
고통중에 있는 이들에게, 또 지금 현재 아주 잘나가고 그래서 너무 행복한 이들에게도 쓰는 편지이다.  
고통중에 있는 이들은 지금 울고 애통할지라도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하는 약속의 말씀을 믿고 조금 더 참아볼 일이다.  
아무리 긴긴 고통의 어두운 터널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다.  
그때에 우리의 눈물을 닦아줄 평강의 주님을 소망해 볼 일이다.  
그대, 눈물의 골짜기가 끝이 날 때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 되어주시길 소원해본다.  
고통당하는 이웃은 살다보면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보면서 위로하고 도와주거나 기도해주지는 못할 망정 그 어려움에 처한 것을 꼭 무능력자로서의 실패처럼 여기고 뒤에서 흉을 보고 비웃지는 말 일이다.  
누가 아는가?  비록 그대 눈에는 지금 보이지않지만 그대가 비웃은 그대로 똑같은 고난이 바로 그대에게도 시간시간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줄을….  
너무 행복한 이들은 그 행복에 감사하며 기왕이면 주위에 두루 행복을 전염시키는 행복자가 되길 기원한다.  
주신 것에 감사할 때에 더욱 감사할 일들이 넘쳐날 것이다.  
또 주변에 어렵고 힘든 이들이 있으면 하나님께 꾸어드리는 마음으로 그들을 도와주는 것도 그대의 행복을 더 오래 누리는 비결중 하나이다.  
인간의 얄팍한 계산방법을 따르지않는 하나님은 마음이 참 후하셔서 30배, 60배, 100배의 갚음으로 그대의 선행과 구제를 갚아주실 것이다.  
길가에 피어있는 장미꽃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면 그 가시조차도 감사할 이유가 되고 지나온 세월들 되돌아보면 사실 그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않는 게 하나도 없음을 본다.  
힘든 고난조차도 감사해서 그 고난을 허락하시고 그래서 모난 성품을 다듬어주신 주님을 소리높여 찬양할 날들이 속히 오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추수감사절, 믿는 자건 아니건 감사가 넘치는 삶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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