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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우리들에게 그 본 이름보다도 미스터 빈(Mr. Bean)으로 더 잘 알려진 영국의 유명한 희극배우 로완 앳킨슨(Rowan Atkinson)에게 정말 감사한다. 직접적으로 만나지도 못한 이 분이 나도 못하고 또 호랑이처럼 무서운 아이 학교의 교장선생님도 못하신 일을 단번에 해버린 것이다. 말로만 들었던 유명배우들의 힘(?)이 이토록 셀 줄이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을 정도면 한사코 유행을 따르지않는 나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초등학교 1학년때는 1학년이니까 학교 규범을 아주 충실히 잘 지켰었는데 2, 3학년이 지나고 점차 학교생활에 익숙해지자 많은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우리 애도 넥타이 메는 것을 싫어했다. 여러번 채근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지쳐서 그만둬버렸다. 그러다가 4학년이 되던 초기에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넥타이가 빠진 우리 애에게 한 마디를 하셨다. 그 다음날 바로 넥타이를 메고 가던 아이.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좋아라 했었다. 역시, 교장선생님 말씀이 다르구나. 그래서 학교마다 무서운 교장선생님이 계셔야 하는 거라구. 그러나 내가 너무 성급하게 좋아했던 모양인지 아니면 우리 애가 너무 뺀질한 녀석인지 넥타이 메는 일은 그날 단 하루로 끝나고 말았다. 넥타이를 메면 목이 너무 갑갑하고 답답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리고 교장선생님도 더 이상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거기다가 4학년때 시작한 방과후 하는 축구반이며 점심시간에 하는 테니스반이며 이런저런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다보니 넥타이가 필요한 와이셔츠 차림은1주일에 하루 정도뿐이었다. 엄마 마음으로야 어려서부터 아이가 신사답게 행동하는 몸가짐이 베이도록 말쑥하게 차려 입었으면 좀 좋으련만… 넥타이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또 우리 아이는 그 또래 아이들처럼 윗도리가 언제나 바지 밖으로 나오게 입었다. 윗도리를 바지 안에 깔끔하게 넣어 입으면 몸도 날씬해서 보기도 좋을텐데, 아들을 멋지게 키우고 싶은 엄마 마음을 정말 나 몰라라 했다. 그러던 것이 생일선물로 받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CD안에 포함된 설명서의 사진들을 보더니 자기도 바지안에 셔츠를 넣어 입겠다고 설쳐대기 시작했다. 아, 정말 죽은 마이클 잭슨이 살아있는 제엄마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구나. 누군가는 살아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더 낫다고 했는데, 나는 뭐냐? 멀쩡히 살아있는데도 죽은 사람보다 더 힘이 없으니… 어쨌거나 대중에게 사랑받는 영화배우들이나 유명인사같은 공인들이 그래서 더 사생활에 있어서도 모범을 보였으면 좋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따라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따라하면 사회가 그만큼 더 좋아질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아이의 마이클 잭슨 따라 옷입기를 보면서 속으로는 저게 얼마나 오래 가겠나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웃도리를 바지 안에 넣어 입는 일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였다. 평소에 버릇도 안들었거니와 그렇게 옷을 입으면 운동할 때 아주 불편한 모양이었다. 다만 마이클 잭슨처럼 춤추는 일은 제 친구와 함께 내기라도 하듯이 얼마나 열심히 따라하든지 한동안 그걸 보느라 배꼽을 잡고 웃었었다. 그토록 소원했던 엄마의 바램을 ‘미스터 빈의 휴가(Mr. Bean’s Holiday)’라는 DVD를 어느 하루 보고난 다음날 바로 넥타이를 메고 학교에 가겠다는 아이를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그날은 체육시간이 들어 있어서 와이셔츠 차림이 아니라 체육복이 필요한 날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소 닭 쳐다보듯이 멀리 하던 넥타이를 메겠다고 혼자서 열심히 넥타이 메는 연습을 하고 드디어 넥타이를 메고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미스터 빈처럼 넥타이 아랫단에 돈을 집어넣어서 간 우리 아이, 거기에는 지폐만 넣어야 된다고 했지만 한사코 1파운드짜리 동전을 넣어 간 아이. 교장선생님이 자신의 한마디 말보다 미스터 빈의 연기가 더 힘세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얼굴 표정을 지을까 몹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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