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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에세이
2015.10.09 01:31
독일에세이 6화-백조의 기사를 남긴 동화의 왕과 작곡가 바그너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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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기사를 남긴 동화의 왕과 작곡가 바그너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성 독일 로맨틱 가도의 남쪽 끝에는 알프스 골짜기와 호수들을 감싸 안은 도시 퓌센이 있다. 3년 전에 찾아갔던 한 여름날엔 난데없이 우박이 쏟아져 나를 당황하게 했던 이 산골 마을은 독일인들이 꼽는 최고의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산책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연 조건을 갖춘 작은 도시는 계절에 따라 스키장, 캠핑장, 수영장, 골프장을 제공하며 많은 이들을 불러모은다. 백조의 성이라고도 부르는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ß Neuschwanstein)은 이 도시에서 차로 십오분 거리의 슈반가우 지역에서도 제법 험준한 산세가 시작되는 골짜기 위에 세워져 있다. 철 따라 변해버릴 숲과 하늘색이 전하는 느낌을 기억하는 방법은 성의 안쪽 골짜기 위에 놓인 마리엔브뤼케(마리엔 다리) 위에 올라 사진을 담는 것이다. 슈반가우에서 마리엔브뤼케와 성까지 오르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천천히 걸어 산길을 오르는 방법, 셔틀버스를 타는 법, 마차를 타고 오르는 것이 그것이다. 마리엔브뤼케와 슈반가우의 계곡 계절의 변화가 매력적인 노이슈반슈타인 성 마차에 앉아 말 등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바라보며 성에 올랐다면 이제는 자연스레 언젠가 성을 지었을 바이에른의 왕이 궁금해질 차례이다. 20세 무렵의 루드비히 2세 사진출처: 노이슈반슈타인 성 공식 홈페이지 (http://www.neuschwanstein.de) 비텔스바흐(루드비히 2세와 오랜 독일 남부의 통치자들을 배출한 가문) 가문 특유의 훤칠한 인물이 빛났던 루드비히 2세, 평생 결혼도 거부한 채 국고를 탕진시키며 3개의 성을 지었던 군주, 미치광이 왕으로 몰리며 결국 퇴위 당한 왕, 퇴위 당한 지 3일 만에 바이에른의 한 호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까지 그를 부르던 많은 별명에는 백조의 왕, 동화의 왕, 미치광이 왕이 있었다. 뮌헨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그가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뮌헨의 님펜부르크 성을 방문하면 드넓은 정원 속에 숨겨진 궁전들을 둘러보며 비텔스바흐 왕가의 화려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황금으로 빛나는 마차들과 당대 최고의 미녀들을 초상화로 남겨둔 방을 감상하는 것은 님펜부르크 성 최고의 볼거리로 알려져 있다. 님펜부르크 성의 마차 전시실 님펜부르크 성 복도를 채우고 있는 미녀들의 초상화 그가 끝내 완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했던 노이슈반슈타인 성, 그가 꿈꾸던 동화의 세계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성에 입장해 내부의 통로와 방들을 둘러보면 알게 되니 동화 속 세상 한가운데에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와 그의 오페라가 있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바그너와 루드비히 2세 사진 출처: http://www.tagesspiegel.de 1850년 발표한 바그너의 오페라 로헨그린 Lohengrin은 루드비히 2세가 새로운 성을 지으며 구현해내고자 한 낭만적인 사랑의 비극이다. 남동생을 죽였다는 오해로 위기에 처한 여인 엘자가 있었다. 중세의 전설 속엔 명백한 증거가 없거나 곤란한 판결의 상황에선 신의 법정이란 이름으로 결투나 미신적 판결이 자주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녀도 꿈속에 나타났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기사를 기다리게 된다. 백조가 이끄는 작은 쪽배를 타고 나타난 신비의 기사는 엘자의 무죄를 증명해 주기에 앞서 그녀에게 질문한다. 그 어떤 불안감이나 두려움도 없이, 자신을 나의 보호에 맡기겠는가? 나의 영웅이여, 나의 구원자여! 저를 받아 주소서! 제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백조의 기사는 그녀에게 맹세를 요구한다. 절대로 내게 물어보면 안 되오. 궁금해해서도 아니 되오. 내가 어디서 왔는지, 또 내 이름과 신분도 말이오! 기사님, 그 질문을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예상할 수 있는 결과, 많은 서구 신화 속에서 늘 그랬듯 성립된 계약을 깨는 질문과 비극적인 결말이 뒤따른다. 그녀의 무죄를 증명할 결투가 벌어지고,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은 승리하고, 엘자와 로엔그린의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며, 첫날밤 로엔그린에게 엘자는 금기의 질문을 하고야 만다. 결국 기사는 백조를 타고 자신의 성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로 [로엔그린]은 그 3막으로 이루어진 악극의 막을 내린다. 1899년 인쇄된 루드비히 2세가 백조의 기사로 묘사된 엽서 사진 출처: http://ludwig.cmswp.de .3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바그너는 1848년 이 악극을 완성했다.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복고주의가 한창이던 격동의 시기에 리하르트 바그너는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 정권에 반대하며 드레스덴의 폭동까지 지지하며 새로운 시민계급 시대를 위해 싸웠고 경찰의 추격을 피해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도주한다. 1850년 8월 28일, 독일의 바이마르에서는 대문호 괴테의 탄생 101주년 기념 공연 작품으로 선정되어 로엔그린의 초연이 이루어졌다. 친구이자 자신의 오랜 지원자였던 프란츠 리스트의 지휘를 통해서였다. 아쉽게도 망명길에 올라있던 바그너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11년이 지난 1861년 빈의 궁정극장에서 상연되는 로엔그린을 볼 수 있었고, 그 이듬해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직접 지휘를 할 수 있었다. 1861년 바그너의 새로운 오페라 탄호이저 초연이 큰 실패로 끝날 즈음 그에 대한 정치적 추방이 해제되었다. 그리고 1864년 그는 뮌헨으로 이주한다. 그의 열렬한 팬이자 후원자가 될 것임을 자처한 바이에른의 루드비히 2세가 19세의 나이로 새로운 왕으로 즉위해 그를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그의 빚을 해결해 주었고 상당한 지원을 통해 뮌헨의 왕립극장에서 이루어진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초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뮌헨 왕립극장의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퀴빌리에 극장 내부 결혼식을 끝으로 유유히 사라져간 백조의 기사처럼, 미완성의 성을 남겨두고 떠난 루드비히 2세의 죽음도 신비에 싸여있다. 자신을 미치광이 왕으로 부르던 시민들에게 상처를 받아 자살을 택한 것인지 혹은 그의 국고 탕진과 정치적 무능함 그리고 성적 취향에 대한 반감으로 살해를 당한 것인지, 그 어떤 곳으로의 탈출을 꿈꾸며 호수를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인지 역사는 끝내 답을 남기지 않은 채 1886년 비운의 바이에른 왕은 궁정 의료진들에 의해 정신병 판정을 받은 지 5일 후인 6월 13일 슈타른베르거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된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내려다보면 크고 작은 알프스의 산봉우리들과 굽이굽이 물줄기들이 모여 이룬 호수들이 숨을 멎게 할 듯 여행자들을 압도한다. 그리고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성, 루드비히 2세의 부왕(막시밀리언 2세)이 사들여 개축했다는 호헨슈반가우 성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이곳에서 루드비히 2세는 어린 시절을 보내며 예술적 취미를 키워갔고, 군주로서의 삶을 대신했던 동화 속 세상을 향한 탐미가 시작되었다. 죽기 전 루드비히 2세는 이런 말을 남긴다. 군주의 성이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내가 죽게 되면 이 성도 폭파하라. 루드비히 2세의 유해가 안치된 뮌헨의 성 미하엘 교회 St. Michael Kirche 내부 물론 이 성은 오늘날까지 남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 되었다. 퓌센과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유로자전거나라 독일 지점에서 올 7월부터 뮌헨 마이스터 투어를 시작으로 소개되는 바이에른 상품을 통해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알프스 대자연의 품 속에서 역사 예술이 함께 펼쳐 보일 동화의 성 노이슈반슈타인을 만나보자. 글,사진 : 유로자전거나라 김원호 제공 :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관련여행 : 유로자전거나라 독일 (http://romabike.eurobike.kr/sub_2013.php?T_C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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