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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8.09.24 01:29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81)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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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소설 (제81회)

 

 

 

바람의 기억

 

 

 

6. 낮달의 시간

 

“말도 안 돼. 몸 파는 일을 취미로 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니? 모르긴 해도 다 그만한 사정이 있을 거야.”

“아니래도, 쟤들 정보는 확실해. 내가 마담 언니와 면담하는 걸 곁에서 똑똑히 들었다니까.”

정아는 고개를 돌려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셋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폈다. 단정적인 영미의 말 때문인지, 구김살 없이 천진한 그네들의 모습이 왠지 측은하게 느껴졌다.

목욕을 끝내고 미용실로 갔다. 영미가 수다를 곁들여서 정아를 원장에게 소개했다. 동글납작한 얼굴에 몸매가 수더분한 원장이 손을 내밀며 저번에 우리 인사하지 않았나? 하고 말했다. 정아는 손을 포개 잡으며 제가 흔한 인상이라서, 하고 얼버무렸다. 원장이 영미에게 의자에 앉으라는 손짓을 하자 영미가 정아의 등을 떠밀었다. 곱슬기가 있어서 집에서는 머리손질하기가 쉽지 않겠다. 원장이 정아의 뒷머리를 들추며 말했다. 맞아요, 헤어롤이나 고데기로 잡지 않으면 꼭 태풍 맞은 초가집 같거든요. 정아가 대꾸했다. 이건 스트레이트파마로 잡으면 간단해. 나중에 시간 넉넉할 때 와. 되도록 오전에. 정아가 고개를 끄덕거리는데, 영미가 불현듯 목소리를 높였다.

“햐, 이것들 봐라. 공식 커플이라고 선언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지랄이라니. 참나, 텔레비전에 나와서 운명적이니 어쩌니 그렇게 호들갑을 떨더니 그새 갈라섰네.”

영미는 잡지에 난 연예 기사를 자기 일이라도 되는 듯 열을 냈다.

“좋다가 싫어질 수 있는 거지, 뭘 그런 걸로 흥분하니?”

원장이 드라이기를 집어들면서 나무라는 투로 끼어들었다.

“조용히 만났다 조용히 헤어지면 누가 뭐래요. 방송에 나와서 그렇게 요란을 떨다가 꼴사납게 끝내니 그러는 거지.”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이잖아. 난 이해가 된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잖니.”

그제야 영미가 머쓱한 표정으로 원장을 바라보았다. 원장은 자신의 이혼을 빗댔을 터였다.

바로 그때였다. 미용실 출입문에 달린 풍경이 거칠게 울리면서 찬바람이 정아의 뒷덜미에 미쳤다. 정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이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았다. 검정색 양복에 무릎 아래까지 오는 코트를 걸친 청년이었다. 목이 짧고 두꺼운 탓에 매고 있는 넥타이가 목을 조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상이었다. 반짝이는 구두와 독특하게 짧은 헤어만으로도 평범한 청년은 아닐 것 같다는 직감이 왔다. 그가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려 서서는 천천히 실내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정아와 영미를 번갈아 살핀 다음 큰소리로 물었다.

“정아 형수님이 어느 분이십니까?”

잡지를 접은 영미가 주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형수님 함자가 정아십니까?”

청년이 표정을 바꾸며 반색했다. 영미가 급히 손을 내저으며 정아를 가리켰다. 그가 앞으로 한 걸음 성큼 다가서서는 갑자기 몸을 90도로 접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형수님! 강병철이라고 합니다.”

정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반쯤 벌리고 있는 사이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제가 이렇게 불시에 방문을 드린 것은 저의 형님의 노여움이 장대하시기 때문입니다. 형수님께서 형님이 보내신 문자와 전화를 모두 씹는 점에 대해서 특히 화가 나 계시기에 이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 당장 제가 보는 앞에서 전화기를 확인하십시오.”

상황을 이해한 영미가 얼른 백에서 휴대폰을 꺼내 정아에게 건넸다. 정아는 미용실 밖을 힐끗 살피고는 폴더를 열었다. 미친개가 보낸 똘마니가 분명해 보였다. 전화기에는 정말 여러 개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쌓여있었다.

-많이 컸네. 내 성의를 이리도 사그리 뭉개다니. 그래서 결심했지. 내일은 내가 직접 강회장님을 만나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릴 예정이야.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거야, 우리 아이 편에 답을 주셔.

정아는 마지막 문자만 읽고는 전화기를 닫았다.

“형님께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놔서 몰랐다고 전해주세요. 답장은 이따 보낼게요.”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뭉그적거리던 그가 다시 허리를 접었다 펴고는 돌아서서 문을 밀었다.

“와, 정아 대단하구나. 쟤가 저렇게 예의 바른 걸 처음 본다.”

원장이 밖을 내다보고는 뭔가 놀라운 발견을 한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저 친구를 아세요?”영미가 물었다.

“아다마다. 쟤 땅벌파 똘마니잖아. 주로 해결사 노릇하고 다니거든. 사채 사고 해결은 쟤가 다해. 저리 신사처럼 보여도 아주 악질이지. 쟤 별명이 헬리콥터야. 싸움이 나면 사시미칼을 양손에 잡고 제일 앞장서서 달려 나가는데, 칼을 돌리는 솜씨가 어찌나 빠르고 현란한지 마치 옆에서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것 같대. 근데 정아에게 저리 설설 기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일이다.”

저 똘마니가 미용실에도 가끔 들이닥쳐서 사채 쓴 아가씨들 쥐 잡듯이 닦달하곤 한다며, 원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혹시 저기서 급전 땡긴 거 아니지?”

원장이 거울로 정아를 보며 말했다. 영미가 급히 끼어들었다.

“아이, 아까 형수님이라고 하는 거 못 들으셨어요? 쟤 형님 중에 우리 정아에게 필이 꽂힌 사람이 있거든요.”

“이야, 앞으로 정아에게 잘 보여야겠는데.”

원장이 정아에게서 커트보를 걷어내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정아는 못들은 척 연신 거울을 바라보았다. 어제보다 짙은 화장을 해서인지, 아니면 머리에 너무 힘을 준 탓인지 뭔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미용실에서 나온 정아와 영미는 세탁소를 들러 우림각으로 향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꺾어서 돌아 우림각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 영미가 물었다. 정아가 영미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친개 말이야. 똘마니에게 형수님이라는 호칭까지 쓰게 한 걸 보면 좀 심각하게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니? 단순히 한 번 달라는 얘기가 아닐 것 같다는 말이지.”

정아는 고개를 들어 먼 하늘로 눈길을 보냈다. 바다 쪽에서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또 눈이 내리려나 봐. 정아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우림각으로 들어선 정아와 영미는 바로 대기실로 갔다. 오늘따라 일찍 온 아가씨가 많아 어수선했다. 둘은 세탁소에서 찾아온 한복을 들고 커튼 뒤로 갔다.

“난 이상하게 여기서 옷 갈아입을 때면 괜히 다리가 후들거려. 첫날부터 그랬던 것 같아. 왜 그러지?”

정아의 말에 영미가 자기도 처음에는 그랬다고 대꾸했다. 둘은 구석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시계를 보니 스탠바이 30분 전이었다.

“사실 어제 저녁에도 집에 다녀갔어. 은지에게 저번처럼 피자 사다가 먹이고 갔더라고.”

정아가 영미에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미친개가? 정말이야? 거 봐라. 내 말이 맞지? 걔가 너를 노리고 있다니까. 저번에 한 번 달라고 할 때 그냥 줘버리고 끝냈어야 했다니까. 그나저나 졸라 신기하다. 꼴에 여자의 감성을 자극할 줄도 알고 말이야. 어쨌거나 속전속결로 한 번은 만나줘야 할 것 같아. 걔가 정말로 강 회장 만나서 다 털어놓으면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수 있으니까.”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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