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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8.11.05 00:06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86)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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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86) - 바람의 기억


6. 낮달의 시간 


“제가 할게요.”

팔을 뻗어 외투를 벗기려 들자 정아가 한 발 물러서며 말했다. 정아는 코트를 벗어 소파 위에 걸치며 미친개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가슴에는 등을 타고 넘어온 흑룡 한 마리가 머리를 쳐들고 이편을 노려보고 있었다. 용의 눈은 미친개의 매서운 눈매를 보고 그린 것처럼 서로 닮아있었다. 용 문신 아래 왼쪽 복부에는 한 뼘은 족히 되어 보이는 서너 개의 엇갈린 흉터가 선명했다. 얼른 봐도 정상적인 수술 자국이 아니어서 그게 마치 그가 폭력을 쓰며 살아온 이력을 웅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민망해요. 고개 좀 돌리세요.”

 치마의 후크를 풀며 정아가 말했다. 미친개가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이죽거렸다.  

“이걸 보면서도 그런 소리를 하나, 얼른 벗어!”

그는 화가 나거나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켜야 할 때면 늘 명령조의 반말을 썼다. 정아는 주저하다 치마를 내렸다. 그가 정아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며 입맛을 다셨다. 정아가 몸을 움츠리자 한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아주 좋군, 지금부터는 내가 하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정아를 와락 당겨 브래지어를 풀었다. 이어 거칠게 팬티를 벗겼다. 그러고는 정아 등과 엉덩이에 두 팔을 대고 눕히듯 안아서 번쩍 들어올렸다. 정아는 어머, 하고 외마디를 지르며 미친개의 목에 팔을 감았다. 

욕실은 수증기로 가득했다. 미친개는 정아를 바닥에 내려놓고 샤워기를 틀었다. 

“오늘은 내가 풀코스로 모셔드리지.”

손에 물을 뿌려 온도를 점검하며 말했다. 정아는 잠자코 돌아서서 등을 내주었다. 따뜻한 물이 전신을 타고 내렸다. 미친개는 샤워볼에 거품을 내서 정아의 몸 구석구석에 손을 넣었다. 가슴과 사타구니는 티가 나게 공을 들였다.  

“이러니까 우리가 꼭 신혼 같은데.”

정아의 가슴을 손으로 주무르며 말했다.    

“왜 대꾸가 없지, 나만의 착각인가?”

그가 실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하찮고 위태로운 다찌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시면서 그러세요?”

정아는 샤워볼을 넘겨받으며 대꾸했다.  

“꼭 그렇게 본인을 비하할 필요가 있나? 그리고 이건 우림각 일이 아니잖아.”

“전 지금 여기에 다찌로 왔어요. 아시잖아요. 제 비밀이 강 회장님 귀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부탁드리기 위해서요.”

그가 입 꼬리를 비틀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정아는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며 몸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그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정아가 다시  입을 열려고 했을 때 그는 정아를 다시 번쩍 들어 욕조에 내려놓았다. 정아의 부피만큼 바닥으로 물이 넘쳤다. 그도 욕조로 들어왔다. 아까보다 훨씬 탱탱해진 그의 성기가 눈높이에서 정아를 노려보았다. 그가 앉자 물이 다시금 출렁거렸다. 순간 정아는 움찔했다. 마치 미친개의 등을 타고 넘어온 흑룡이 물속으로 텀벙 뛰어드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맥질한 흑룡이 곧 솟구쳐 올라 자신을 물어뜯을 것만 같았다. 정아는 등을 곧추세우며 허벅지를 바짝 오므려 조였다.

“약속 해주세요. 비밀을 지켜주시는 거죠?”

정아는 부러 단호한 톤으로 물었다. 그가 눈을 치떴다. 

“그건 자기하기 나름이지. 앞으로 내 입이 근질거리지 않게 배려를 하면 되는 거야. 뭐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굴지는 않을 테니 너무 걱정 말고.”

정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따지고 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정아는 은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사정조로 말했다.

“저는 산타 아저씨만 믿겠어요.”

그가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고는 정아의 다리를 두 손으로 벌렸다.  

“산타라.... 참 귀여운 딸내미를 두었단 말이야.”

그가 다리 사이로 몸을 밀착하며 말했다. 정아는 눈을 감았다. 물이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곧 미친개의 몸 일부가 정아의 허벅지 안쪽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은밀한 틈을 발견한 미친개의 그것이 마치 개펄을 파고드는 낙지처럼 거칠게 안으로 밀려들었다. 

 *

영미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와 복도를 걸었다. 옆의 객실에서 야릇한 비음이 새나왔다. 일정한 톤으로 맥없이 앓는 것으로 보아 부러 연출하는 비음이 아닌가 싶다. 누굴까. 희영이 방에서 나는 소리인가? 목소리 톤이 얇은 것으로 보아 미선이 같기도 하다. 신입시절, 장 마담이 했던 교육이 생각났다. 

‘일류 다찌가 되려면 섹시한 오디오를 장착하라! 비음이야말로 고객 감동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그날 시청각용 비디오를 보며 비음 내는 연습을 했던 기억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영미는 승강기 버튼을 눌렀다. 오늘처럼 퇴근이 빠를 때는 뭔가 보너스를 받은 것 느낌이 든다. 

오사카에서 왔다는 사또는 순진한 사람이었다. 아니 순진하다기보다는 심성이 고은 손님이랄까. 초이스 시간에 지명을 받았을 때 영미는 솔직히 속으로 무척 실망했었다. 행색을 보아하니 시쳇말로 개털 손님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외모도 행색도 초라했고, 악수를 해보니 손이 몹시 거칠어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무슨 일을 했을지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맨손으로 뭔가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두드렸을 것 같은 느낌. 그것이 쇠일 수도 있고 돌일 수도 있고 목재일 수도 있을 터였다. 손가락이 뒤틀린 데다 마디마다 굳은살이 박혀있었다. 그러므로 커미션은커녕 팁도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손님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쇼핑을 도와주면서 보니 그는 개털이 아니라 범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와 달리 씀씀이가 매우 컸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잠자리에서도 매우 섬세했다. 몸을 섞는 동안 그는 자신의 욕정보다 여자 쪽의 느낌을 존중하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 

사또는 두 손으로 영미의 가슴을 움켜쥐고 마지막 떨림을 경험하고는 그대로 엎드려 가면을 취했다. 그러다 자연스레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영미가 뭔가 흘러내리는 것을 직감하고 몸을 꿈틀거리자 사또는 그제야 눈을 비비며 일어나 욕실로 갔다. 그가 씻고 나오고, 이어 영미도 씻고 나와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영미는 그냥 있기가 뭐해서 말을 붙였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실례가 되는 말을 하고 말았다. 내가 곁에 있으면 주무시는데 불편하지 않겠느냐고. 사실 이 말은 손님에게 하지 말아야 할 금기어였다. 영미는 말을 해놓고 아차 싶어 안절부절못했다. 이런 경우 좀 성격이 있는 손님은 불성실한 파트너로 낙인을 찍어 클레임을 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는 마침 자기도 같은 생각을 했다며 흔쾌히 가도 좋다고 말했다. 게다가 두둑한 팁에 따로 택시비까지 넉넉하게 쥐어주는 게 아닌가. 

승강기에서 내린 영미는 호텔을 빠져나와 대로변을 끼고 천천히 걸었다. 도로를 따라 매운바람이 몰아쳤다. 몸이 떨렸다. 생각해 보니 오늘 술을 참 많이 마신 것 같다. 연회장에서 시작부터 폭탄주로 돌렸고, 로바다야끼에서는 소맥으로 마셨다. 그리고 단란주점으로 옮겨서 양주로 조졌으니 지금쯤은 길가의 나무며 건물이 흔들려야 맞다. 그런데도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정신이 말짱했다. 영미는 오빠네 가게로 가 한잔을 더 할까 하다가 이내 생각을 접었다. 

내일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잖아. 그러니 더 마시면 안 돼. 알았지? 영미는 스스로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며 집을 향해 걸었다.  

메스를 든 응아이모의 모습이 떠올랐다. 다리를 벌리고 베드에 누운 자신의 모습도 보였다. 영미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연신 중얼거렸다. 아가야, 정말 미안해!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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