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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혜의 세계 여행기
2019.11.26 03:14

스코트랜드 북서쪽 맨 끝에 있는 노이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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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트랜드 북서쪽 맨 끝에 있는 노이다트

스코트랜드의 서해안에는 스코트랜드의 혼을 쓰다듬어 주는 듯하는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이 있다.  노이다트반도의 한귀퉁이에 자리한 노이다트.

'마지막 황야' 라고도 하는 반도이며 고대에 생겨난듯한 신비함이 있는곳이다. 스코트랜드의 서부 하이랜드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울창하고 거치른듯해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반도의 양편으로는 아주 넓은 호수같이 보이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있는 바다가의 작은 마을이다.  

육지 깊숙히 들어 온 바다에 둘러 싸여있다. 이곳의 경치는 완전한 한폭의 그림을 렌즈에 담은 사진같은 스코트랜드의 아름다움의 진수다.

이곳도 같은 스코트랜드 땅이지만 우선 생활의 리듬이 다른 곳과 다르다.  매일매일을 문자 그대로 자연속에서 살며 자연 생태계의 동물들과 함께 숨쉰다.  시간에 쫓길 일도 없고 기계가 돌아가는 엔진소리도  없고 몇 안되는 주민의 적은 숫자로 사람들이 만드는 소요도 없다.  

하루의 끝이 다가오면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보며 바다처럼 커다란 호수에는 돌고래, 수달, 바다표범,  둘묵상어, 고래 들이 노니는것을 본다.  숲속에는 노루, 사슴,  수리, 솔담비, 오소리가 뛰놀고 있어 영혼을 진정 참신하게하는 자연속으로 흠뻑 젖을 수 있는 곳이다.

하루의 끝막음은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보며 주민들이 모여 하루를 지낸 얘기로 담소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곳이다.     

이렇게 고립되어 있어 손 닫지 않는 나니아같은 이곳의 자연은 스코트랜드에 숨어있는 보석이다. 

이 노이다트에 자동차로 갈 수 없는 이유는 반도의 양쪽에 있는 두개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호수,  네비스호와 호온호 (천당과 지옥이라는 뜻)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노이다트는 찾아가는 길조차 아주 색달라서 시작부터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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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갈것인가는 개개인에 달려 있다. 걸어서 가는 방법으로는 바위들이 많아 산세가 거칠고 장엄해 보이는 산을 넘어야하며 산길로만 26길로미터를 걷는 것이다. 

스코트랜드에는 3000 피트가 넘는 산들의 이름을 모아놓은 것을 먼로라고 한다. 스코트랜드 전체에 282개의 먼로가 있는데 그 중 5개가 노이다트반도에 있다.  그렇게 높은 산들이 있다니 얼마나 웅장한지 상상이 될것이다. 노이다트반도에 있는 먼로들이 곧 스코트랜드의 서부에 있는 잘 알려진 산들이다. 

5개중의 하나, 라벤이라는 먼로는 너무 험해서 스코트랜드의 먼로를 거의 다 넘은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해서 넘는다고한다.  그만큼 험한 산길이라는 것이다.

5개의 먼로가 있는 노이다트의 산 경치가 어떨지 또 그 곳을 걸어서 노이다트에 간다는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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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물을 건너.  호수를 건너 노이다트에 가는 방법이 즐겁고 쉽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코트랜드 서부 맨 끝에 있는 조그만 고기잡이 마을,  말레그에서 편하게 보트 타고 주위를 즐기며 간다.

 이 배는 고기잡이 배를 예쁘게 고쳐 하루에 대여섯 차례 손님들을 노이다트로 옮긴다.  배 주위를 맴도는 돌고래들의 호위를 받으며 네비스호를 건너 간다.  말레그에서는 마치 하늘에서 작은 섬들을 쪼르르 떨어트려 놓은것 같이 이어져있는 하이랜드 서부의 섬들,  스카이섬,  머크섬, 럼섬,  에그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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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부터 차로 가거나 칼레도니안 야간기차를 타고 스코트랜드의 말레그에 도착하면 새벽의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잠을 깬다.  자코바이트 급행 증기기관차(Hogwarts Express)를 타고 해리포터에 나오는 날으는 차를 추적하는것으로 유명해진 글렌피난 바로 그 높은 다리를 건너가 보는 즐거움도 있다.

노이다트에 도착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완전한 고요 속으로 또한 아주 먼 곳으로 와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는게 최상의 기쁨이다.  이곳에는 텔레비죤 시그날도,  핸드폰의 리셉숀도 신통치 않고  전기도 사설 발전기로 만들어지는 곳이지만 주민들의 단합으로 공동체가 이루는 사업이 번창하며 인간이 더 중요시되고 음악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코뮤니티로서 방문객들을 반가이 맞이한다.



내가 갔을 때는 어느 스코티쉬 교향악단의 몇몇 멤버들이 8인용 요트를 함께 빌려 서해안의 섬들을 돌던 중 노이다트에 닻을 내린 사람들이었다. 여행에서 생기는 즐거움 중 하나는 나와는 아주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것이다.  종종 인연을 맺어 오래동안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곳에 단 하나밖에 없는 The Old Forge 라 불리우는 펍에 모여서 먹고 마시며 이야기 꽃을 파우니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펍에는 피아노, 바이올린을 비롯 탬버린, 리코더, 기타, 첼로 등등 여러가지 악기가 항상 비치되어있다.  알고보니 펍의 주인이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다.

요트로 온 교항악단의 사람들은 갖고 있는 악기, 노래, 펍에 있는 피아노로 즉흥음악을 만들며 이에 온 동네사람들까지 합세하니 맛있고 싱싱한 해물 음식에,  와인에, 처음 만난 사람들과 오래동안 알았던 사람처럼 나누는 대화, 많은 웃음, 그 즐거움을 어찌 다 표현하겠는가. 새벽 3시까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과 시간을 같이하는 행운을 누렸다.     

조그만 페리보트가 말레그를 떠나 노이다트에 도착하는 장면, 그것 또한 재미있는 행사 같다. 보트가 선창가에 도착하면 손님, 주민 할것없이 부두에 나와 나란히 줄을 서서 크고 작은 가방들 , 쇼핑해온 박스들,  아이들도 동참하여 손에 손으로  숙소까지 옮겨가며 조크도 던져가며 스코트랜드 특유의 친근감이 있는 대화는 진작부터 손님과 주민들의 거리를 가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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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주민인 124명이 공동으로 땅을 사서 공동 주인이 되어 공동체로 단합하여 사업이 잘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의 학생수는 6명,  하나 밖에 없는 펍의 이름은 The Old Forge 로 '영국 본토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펍'으로 알려져 있고 ,  찻집,  도기제조소, 카페, 공예점, 우체국, 농장에서 운영하는 갓 추수한 농작물을 파는 상점, 캠핑장, 호스텔, Bed and Breakfast가 있고 가족이나 여러명의 친구들이 함께 묵을 수 있는 커다란 노이다트 별장이 있다. 

전명이 온통 유리로 되어있어  바다가 한 눈에 내다보이는 호화스러운 별장이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옥외 자쿠지도 있으니 얼마나 멋진지 모르겠다.

이곳은 사진작가들의 천국인 아름다운 자연에 푹 파묻혀있을 수 있고,  기나긴 해변을 걷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고, 싱싱한 바다가재, 방금 손으로 꺼내 올린 가리비, 게,  싱싱한 각종 해산물을 먹을 수 있고 그뿐인가 근교에서 잡은 노이다트 베니슨(붉은사슴고기)은 널리 알려진 고급식품으로 모두 10km 반경 안에서 잡아 같은 날에 음식으로 식탁에 오르는 그러나 유난스럽지 않은 호수가의 작은 마을 이다.  

여름에는 한밤에도 지지않는 해를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운이 좋으면 신비스러운 초록색 오로라 보레알리스(northern lights)가 나타나는것도 볼 수 있다.  빛오염이 없는 곳이니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노이다트 하늘을 가로 지르는 은하수도 볼 수 있다.  순수한 평화와 완전한 고요가 있고,  어디를 가나 도로포장이 안된 외길만이 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고 언덕 위에는 지나간 세월에 감자를 일구어 먹던 갑자밭의 밭고랑이 여전히 아름다운 상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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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도시생활에서 생기는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일들, 순간순간 부딪치는 짜증나는 사소한 일들에서 벗어나 야생란, 비나리아재비, 데이지꽃, 버섯, 산딸기, 오디를 줏어 먹기도하며 각가지 채소가 자라는 노이다트 숲속으로 탈출하여 평온을 찾아 영혼의 피곤함을 날려버리고 싶은 것이다.

하루가 저물고 저녁이되면 즐거운 스코티쉬 춤인 ceilidh(발음은 케일리)가 시작되는 사교의 시간이 마을 회관에서 열린다.

케일리는 여러사람들이 큰 원을 그려가면서 또 속도를 점점 늘려가며 빠르게 춤을 추는 것으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춤으로 흥이나면 회관 밖으로 나가 길에서 온 주민이 손님들과 함께 춤을 추는 광경은 보기만해도 흥겨워진다. 

춤은 점점 속도를 더하니 심장의 박동도 점점 빨라지고 도시에서 실내로 온동하러 가는것 보다 훨씬 더 낫지 않겠는가.  발끝으로 바닥을 두드려 리듬을 만들어 바이올린과 아코디온, 기타, 밴죠의 반주로 흥을 돋고 하이랜드의 백파이프로 향수에 젖은 옛날을 회고하는 스코티쉬 백파이프 음악을 낙조에 그림자를 길게 늘리며 즐긴다고 생각해보라.  

짐을 챙겨 스코트랜드의 다른 곳으로 발길을 뗄 때에는 노이다트에 대한 사랑과 특별한 추억을 갖고 떠나기를 바란다.  노이다트의 평화와 신비로움을 뼈속 깊이까지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들여마시어 영혼에 평안을 찾고 도시로 돌아가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삶을 살것을 생각해본다.
이곳이 여름이면 찾는 휴양지이다.

기사 및 사진 : 손선혜 영국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ommasdrea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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