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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 소리 없이 평화가 머물러



평화누리길은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을 잇는 12개 코스 191km의 대한민국 북단에 있는 걷기길이다.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 중 마지막 1km 구간을 제외한 약 12km를 걷는다. 그 길에서 황희 유적지인 반구정, 넓게 펼쳐진 초록의 논, 임진강 초평도를 전망할 수 있는 장산전망대, 율곡 이이 유적지인 화석정 등을 볼 수 있다.


철책 너머 임진강에 비가 내린다. 드넓은 초록의 논에 비가 내린다. 푸르른 산천을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비에 젖은 산천의 초록이 번져 그 길을 걷는 사람의 마음에 스민다. 어우러져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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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정에서 화석정까지 이어지는 반구정길은 푸른 자연과 농촌의 들판, 유유히 흘러가는 임진강을 보며 걷는 길이다.



철책 너머 임진강에 갈매기는 언제 올까


빗나간 일기예보를 탓하지 않았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반구정 숲이 젖어 초록이 빛난다. 젖은 공기가 들숨을 따라 몸으로 든다. 그렇게 마음이 젖는다.


어떤 비 오는 여름 날 늙은 황희(1363~1452)도 비에 젖은 초록의 숲을 보았겠지! 초록이 마음에 드는 시간 앞에서 조선의 명재상 황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황희의 발걸음을 따라 반구정으로 오른다. 황희 정승이 말년에 관직에서 물러나 살던 곳에 정자를 짓고 반구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갈매기를 벗하는 정자, 반구정. 비 내리는 임진강에는 갈매기는 보이지 않고 철책이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하늘을 나는 새의 자유와 경계를 완강하게 지키고 있는 철책의 긴장 사이에 여행자는 서 있다. 반구정 경내를 천천히 걷는다. 기념관에 들러 황희에 대해 알아보고 반구정을 나선다. 비는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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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경의선 철도가 추억에 잠기게 한다..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은 반구정 앞에서 시작된다. 굴다리를 지나 옛 차도를 따라 걷는다. 차 한 대 다닐 정도의 포장도로에 가끔 지나가는 차를 조심해야 하지만, 길게 뻗은 도로와 그 주변 초록의 자연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나쁘지 않다.


도랑물 소리가 들린다. 길은 도랑 옆으로 이어진다. 논에서 자라는 생명을 지키는 물이다. 비가 그친 뒤 후텁지근한 열기에 길가 풀 향기가 실렸다. 추억의 향기다. 논밭 산모퉁이 돌아가는 미루나무 시골길에 가득했던 고향의 여름 향기다. 오후 2시 흙길에 꽂히는 작살 같은 땡볕을 따라 매미 울음이 흙에서 흙으로 기어가고 있었고, 흙먼지 날리며 산모퉁이를 돌아오는 완행버스를 기다린 건 오늘 오신다고 약속한 엄마 때문이었다.


추억과 함께 걷는 길 앞에 건널목이 나왔다. 경의선 철도다. 차단기 열린 건널목을 건너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길가 낮은 곳에 개망초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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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정 앞에서 시작되는 반구정길. 굴다리를 지나 옛 차도를 따라 걷는다.



어울려 사는 생명들

도로를 건너면 논길이다. 푸른 논을 바라보며 농로를 걷는다. 드넓게 펼쳐진 초록의 논은 평온하다.


사람 하나 오가지 않는다. 한적할수록 걸음이 느려진다. 편리와 속도가 풍요의 기준이 되는 세상의 잣대가 이 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느리게 걸으면 안 보이던 게 보인다. 개망초꽃과 강아지풀이 초록의 논을 배경으로 어울려 자란다. 포슬포슬한 강아지풀과 하얗고 작은 꽃들이 무리 지어 피어난 풍경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린다. 열기 오른 몸을 식혀준다. 원호를 그리며 이어지는 길은 굴다리를 지난다. 다시 드넓은 논이 펼쳐진다. 논가에 낡은 자전거 한 대가 서 있다. 논일 나온 농부의 자전거다. 초록의 논에 허리 숙여 일하는 농부의 굽은 등만 보인다. 그 옆에 하얀 새 한 마리가 논에 발을 담그고 있다. 농부의 시간과 새의 시간이 푸른 논에서 어울린다. 여행자의 발걸음 소리에 놀란 새들이 날아오른다. 긴 목을 빼고 날아가던 새들이 이내 논에 다시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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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으로 물든 논과 그 위를 나는 새들이 한가로움을 느끼게 한다.



논가에 피어난 깨꽃에 작은 벌 한 마리가 날아든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생명을 꽃피우기 위해 어울려야 하는 것들은 자연처럼 스스로 그러하다.


장산1리 가게에서 시원한 음료수 한 병을 마시며 잠깐 쉰다. 마을회관에서 아주머니들이 점심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밥 짓는 냄새를 뒤로하고 다시 길에 나선다.


맨밧골을 지날 때 빗줄기가 굵어진다. 논둑에 삽이 꽂혀 있다. 논일 나온 농부가 두고 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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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건널목을 지나 뒤돌아보니 개망초꽃이 피어있다.



돌로 피어나는 꽃


맨밧골에서 이어지는 길에 장산전망대가 있다. 장산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커다란 버스가 줄을 지어 내려온다. 비는 더 거세지고 바람이 분다. 찻길 옆에 간신히 비켜서서 버스를 다 보내고 오르막길을 걷는다.


헬기장이 있는 빈터에서 화석정과 장산전망대 방향으로 길이 갈라진다. 장산전망대 방향으로 걷는다. 넓은 흙길이 구불거리며 흐른다. 장산전망대는 임진강과 임진강에 있는 섬, 초평도를 한눈에 넣을 수 있는 곳이다. 빗줄기에 풍경이 흐려져 아득하다.


개 한 마리가 원두막에서 비를 피한다. 넓은 터에 비를 피할 곳은 그곳밖에 없다. 개 옆에 앉아 쉰다. 멀뚱거리는 개의 눈망울이 순하다. 빗소리를 개와 함께 나누어 들으며 비에 젖는 임진강을 바라본다.


비가 그칠 줄 모른다. 비의 장막을 뚫고 걷는다. 다시 헬기장 이정표 앞에 도착한다. 화석정 방향으로 내려간다. 비에 온몸이 다 젖었다. 숲 속 넓은 길을 서둘러 걷는다. 뱀 한 마리가 길을 지나 숲으로 사라진다. 사람의 기척에 뱀도 놀라고 뱀을 본 여행자도 놀랐다.


숲길은 차 다니는 도로로 이어지고 도로를 따라 조금 더 가니 사람 사는 마을이 나왔다. 비도 피하고 허기도 달랠 겸 쉬어가기로 했다. 마을 식당 아줌마는 땀에 젖고 비에 젖은 여행자를 웃는 얼굴로 반긴다. 순두부백반을 시켰다. 장단콩으로 빚은 순두부는 이 지역 특산물 먹을거리다. 부드러운 순두부에 양념간장을 넣어 먹는다. 갖은 나물을 넣은 비빔밥과 함께 국 대신 순두부를 먹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비가 잦아드는 걸 보고 다시 길로 나선다. 멀지 않은 곳에 도착 지점인 화석정이 있다. 화석정에 도착할 무렵 비가 다시 내린다. 오래된 여행지의 공기가 좋다. 화석정 앞 매점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사서 마신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화석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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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정으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임진강. 철책 너머 임진강에 있는 섬, 초평도도 보인다.



화석정은 율곡 이이의 유적지다. 세종 25년(1443)에 율곡의 5대조인 이명신이 정자를 지었다. 성종 9년(1478)에 율곡의 증조부 이의석이 중수하고 이숙함이 '화석정'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한다. 화석정에는 560년 된 느티나무 한 그루와 230년 된 향나무 한 그루가 있다. 모두 보호수로 지정됐다. 커다란 나무와 어울린 정자에 서면 굽이쳐 흐르는 임진강이 보인다.


강에서 인 바람이 산을 타고 올라 정자로 불어간다. 그곳에 율곡이 8세 때 지었다는 화석정시를 새긴 비석이 있다. '화석(花石)', 이숙함이 화석정이라는 이름을 지을 때 옛 시에 나오는 문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전하지만, '돌꽃' 혹은 '꽃이 된 돌' 정도로 해석하는 게 그럴듯하다. 꽃과 돌이 어울려 '화석(花石)'으로 피어난 화석정 언덕에 임진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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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정은 율곡 이이의 유적지다. 그의 5대조 이명신이 정자를 지었다. 이이가 8세 때 지었다는 화석정시를 새긴 비석.



황희정승 숨결… 

전쟁 상처 간직한 녹슨 기관차

 


반구정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이 시작되는 곳에 있다. 조선시대 황희 정승의 유적지다. 


황희 정승이 말년에 관직에서 물러나 살던 곳이다. 이곳은 예부터 갈매기가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자 이름도 '갈매기를 벗 삼는 정자'라는 뜻의 '반구정'이다. 정자에 오르면 반구정에 대해 적어놓은 글을 여러 편 볼 수 있다. 그중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인 허목(1595~ 1682)의 '반구정기'에 '조수 때마다 백구가 강 위로 모여들어 모래사장에 가득하다. 9월이면 갈매기가 손으로 온다'고 적혀 있다.


황희 선생 영당지는 황희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황희 기념관에 가면 황희 선생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반구정 어른 입장료가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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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정

 

임진각평화누리공원


통일의 염원이 담긴 공원이다. 6·25전쟁 당시 증기기관차가 운행하던 경의선 철도를 복원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 장단역 부근에 버려져 있던 레일과 침목으로 만든 기찻길이 있다.


1950년 12월 31일 경의선 장단역에 멈춰야 했던 '장단역 증기기관차'도 볼 수 있다. 당시를 증언하는 기록에 보면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던 기관차가 황해도 평산군 한포역에서 후진해 장단역에 도착했을 때 파괴되었다고 한다. 기관차가 파괴된 후 50여 년 동안 DMZ에 방치되었던 기관차를 지금의 자리로 옮겨 전시하고 있다. 1020여 개의 총탄 흔적이 지금도 역력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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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역 증기기관차.



평화의 종, 망향탑, 바람개비동산, 전망대, 놀이동산, 잔디밭야외공연장 등이 있다. 잔디밭야외공연장 둘레에 긴 천자락을 설치했다. 바람에 나부끼는 천자락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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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평화누리공원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글과 사진 제공: 장태동 (여행작가) /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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