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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13.12.29 00:29
한국과 영국의 창조산업 어떻게 다른가 <김갑수 런던 한국 문화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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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영국의 창조산업 어떻게 다른가 김갑수 런던 한국 문화원장 인터뷰
21세기 들어 세계는 문화산업이라는 화두에 빠져들고 있다. 새로 들어선 한국 정부 또한 창조산업을 기치로 내걸고 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 때, 문화산업의 최전진기지라 할 수 있는 런던의 한국 문화원을
찾아 그 지휘자를 만나본다.
유로저널 : 전세계 27개 한국 문화원 가운데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최고 1위 평가를 받은 것을 늦게나마 다시 축하 드립니다. 묵직한 돌직구 질문으로 오늘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문화원이 주관한 제 8회 런던영화제에서 송강호라는 영화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상연되지 못한
것에 대해 영국 교민신문에서 런던을 방문중인 박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닌가라고 사설을 썼습니다만…
김갑수 런던 한국 문화원장(이하 김갑수 문화원장) : 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기 위하여는 배급사로부터의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설국열차’의 해외 판권은 미국의 배급사에 있고 이 배급사는 영미권 개봉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런던 영화제에서 상영이 어려웠습니다.. 유로저널: 매년 여름 트라팔가 광장에서 주최하던 ‘한국의 여름’ 이라는 주제의 런던 여름 페스티발이 지속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갑수 문화원장: 2014년 City of London Festival 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되었습니다.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런던 중심부에서 한국의 예술가들 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바티칸이 종교를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라면, 시티오프런던은 금융가들이 모여 만든 주식회사가 정부역할을 하는, 세계 금융의 심장부라 칭해지는 기업형 도시국가 입니다. 영국에서 여왕 다음의 의전서열인 로드 메이어(Lord Mayer) Alderman Fiona Woolf 시장은 이 기업형 자치행정기구의 685대 사장이기도 합니다. 시티오브런던은 영란은행(Bank of England)과 런던증권거래소(LSE), 런던금속거래소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 주식 및 파생상품, 세계 원유 거래량의 50%, 세계 탄소 배출권의 92%가 이곳 계열사들을 통해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티오브런던이 주최하는 City of London Festival 은 지난 50년 간 매년 여름에 음악, 무용, 비주얼아트, 영화, 공연 등을 통해 런던의 유서깊은 건물과 외부 공간에 예술적인 생명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았던 폴 거진( Paul Gudgin)을 총감독으로 내정하여 클라식 음악과 야외공연 위주로
진행돼왔던 기존 페스티벌을 좀더 다양한 세계 예술을 소개함으로써 예술 분야를 넘어서 경제, 외교 등 종합적 교류의 장으로 전환될 시점에 있습니다. 그 첫 주빈국으로 한국이 초대된 것 입니다.
유로저널: 콘크리트 숲으로 이뤄진 한국의 도시건축 담당자들이 꼭 관람했으면 하는
제 의견입니다. 이번 인터뷰의 메인 질문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창조산업이라는 용어가 사회 전반에
유행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한국의 창조산업에 대한 비교를 부탁드립니다.
김갑수 문화원장: 영국은 지난 1940년대 이후 예술 위원회(Art Council)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라는 방침을 가지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왔습니다. ‘97년 토니 블래어 노동당 정부에서 쇠락한 제조업을 대체할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산업으로 창조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도 그 동안 축적된 문화예술의 경쟁력 덕분입니다. 젊은 예술가들이
대거 양성되어 뉴욕 중심의 문화예술을 런던 중심으로 바꿔놓는 결과를 낳았듯이, 세계 예술의 핵심으로 런던이 떠오른 것은 영국 정부와 민간에서 일관되게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 결과물이라 할 것 입니다. 영국의 창조산업이
현대미술과 디자인, 건축. 공예 등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영화, K팝, 드라마, 게임 등 대중문화산업 분야로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합니다. 이번 11월에 한영 양국의 문화부장관들이 문화창조산업 협력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내년부터 매년 공동 포럼 및 실무 협의체가 가동될 예정입니다.
유로저널 : K 팝을 비롯한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예술가들이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개인의 역량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의 조화 속에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 추세 속에서 한글 또한 세계 젊은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갑수 문화원장: 런던 문화원을 방문하는 영국 현지인들의 경우 한국어를 알고 있거나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2개의 세종학당이 운영 중에 있는데 하나는 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SOAS에서 운영 중입니다. 문화원에서는 처음에는 12개 한국어 수업 반을 운영하여 왔는데 지금은 4개 반만 운영 중입니다. 문화원에서 무료로 진행돼온 한국어 교육이 민간 차원의 교육을 위축시키지
않았나 하는 염려에서 방향전환을 시도한 것인데 앞으로 문화원에서는 영국 내 각종 대학에서 한국어 수업을 늘리거나 세종학당이 추가 개설되기를 바라고
이러한 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유로저널: 영국인의 경우 오랜 시간 교류를 쌓아야만 친구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 문화원장의 3년 이라는 임기 기간 동안 쌓아진 인맥이 새 문화원장의 부임에 따라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만.
김갑수 문화원장: 세계 각국에 있는 한국 문화원의 경우 문화원장의 임기가 3년이나 연임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문화원장은 공개 경쟁방식으로 채용되기 때문에 민간 전문가에게도
문호는 열려있습니다. 민간 교류의 장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원장의 임기
기간이 크게 문제된다는 보지 않습니다.
유로저널: 런던 문화원의 미래를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김갑수 문화원장: 내년 1월로 개원 6주년을 맞는 주영한국문화원은 그 동안 문화사업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방향성 고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 마련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런던한국영화제, 한국어 수업, 각종 전시 등 기존 사업을 내실화하면서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가야 하고 현지 주요 문화기관과의 공동 협력 사업을 통하여 교류 및 협력 기반도 확충해야 합니다. K pop, 영화 등 일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한국문화 전반, 즉 K-Culture로 확대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영국을 비롯한 해외 동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복된 한 해 맞으시라는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갑수 문화원장 소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그리고 뉴욕주립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미국 워싱턴 소재 Smithsonian Institution에서 객원연구원으로 문화시설의 운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였다. 제31회 행정고시(1987년)에 합격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진흥과장, 기획총괄담당관 및 문화도시조성국장, 미디어정책국장, 콘텐츠정책관을 거쳐 현재 주영한국문화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로저널 국제국장 박필립 Parkphil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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