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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역사적 개막’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이 지난 8월 31일 시작돼 9월 22일까지 23일간의 역사문화 대장정에 들어갔다. 

개막식은 세계문화유산‘아야 소피아 박물관’ 앞 특설무대에서 화려하게 팡파르를 울렸다. 

비잔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아야 소피아’(터키어로 성스러운 지혜)는 터키와 유럽의 역사를 대변해온 상징적인 장소다. 

경북도와 경주시, 이스탄불시가 공동 주최하고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양국 문화관광부와 유네스코, UNWTO(국제연합세계관광기구) 등 18개 기관이 후원하고 세계 40개국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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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국무총리,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공동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주요 내·외빈, 터키 국민, 외국인 관광객 등 3,000여명이 참석해 역사적인 개막의 순간을 함께했다. 

개막식 2시간 전부터 몰려든 이스탄불 시민과 관광객 7,000여명은 아야 소피아 분수대 잔디광장에 모여앉아 대형 모니터를 통해 개막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식전행사로 경상북도, 경주시, 이스탄불시의 홍보영상이 상영되고, 터키측 공연단의 식전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띄우며 한국과 세계 각지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했다.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시장은 “두 나라의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이스탄불-경주엑스포를 통해 세계에 알려질 것이고 이스탄불은 문화엑스포를 통해 다시 한 번 국제무대의 관심을 받게 됐다”며 “이스탄불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적 중심지중 하나로 역할을 다하고, 양국 간 문화협력을 공고히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개막을 선언했다. 

김관용(경북도지사) 조직위원장은 개막기념사에서 “이제,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이스탄불에서 문화를 통해서 세계를, 문화를 통해서 미래를 확인하게 돼 자랑스럽고, 감개무량하다”며 “이스탄불-경주문화엑스포가 문화융성과 인류공영의 희망 메시지를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과 터키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21세기의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았다”며 “양국이 문화와 경제를 비롯한 모든 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치사를 통해 “문화는 시대와 국가, 인종과 이념을 초월해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며 “문화융성의 시대를 비전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과 터키의 우수한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세계문화엑스포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탄불-경주엑스포를 통해 두 나라 국민 사이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고,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발전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롭게 열리고 있는 ‘21세기 신 실크로드’를 따라 우리 두 나라가 희망과 영광의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국무총리는 치사에서 “문화엑스포는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이어 두 번째 해외 개최지로 터키를 선택한 것은 양국 관계에 주어진 중요성의 표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것이 양국의 문화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발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스탄불은 23일간 한국을 비롯한 40여개국에 동양과 서양 문화의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스탄불의 공헌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비교할 수 없는 번영을 제공할 것이며 엑스포를 통해 양국 간의 지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형제애를 향상시키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식후행사로 펼쳐진 개막축하공연은 한-터 합동공연단 60명이 출연해 한국과 터키의 우정을 담아내며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장식했고, 양국 인사들과 관람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양국 언론과 이스탄불 주재 외신 등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 이스탄불-경주엑스포 개막 소식을 전 세계로 타전했다. 

23일간 40개국 참가 46개행사 펼쳐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이라는 주제로 신라를 비롯한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세계 문화가 한 자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8개분야(전시 공연 영상 체험 특별행사 등) 46개의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의 찬란한 전통문화와 IT강국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는 ‘한국문화관’,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진수를 세계에 알릴 개막축하연주회 ‘한국의 소리 길’, 신라금관 등 국보급 유물을 전시하는 ‘한국문화재 특별전’(국립중앙박물관 주관) 등이 마련된다. 

신라를 소재로 한 최고의 뮤지컬‘플라잉’과‘신국의 땅 신라’,이스탄불 최대 번화가에서 펼쳐지는‘길놀이 퍼레이드’, 전국 13개 시·도·군 대표 공연단 공연, 한국의 숨결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한국대표작가 사진전’등이 열려 유럽의 문화수도 이스탄불에서 대한민국의 뿌리와 문화 원형질을 전 세계에 전파한다. 

한-터 문화예술계 거장들이 한자리에서 만나고 양국의 문화를 서로 체험, 교류하는 행사도 주목을 끈다. 한·터 예술합동교류전, 한·터 전통패션쇼, 한·터 문학심포지엄, 한·터 오케스트라 합동공연, 한·터 차(茶) 문화교류, 한·터 전통문화체험 등이 1천년 넘게 이어온 한-터의 오랜 우정을 문화예술로 승화시킨다. 

영화배우 한가인, 세계적인 거장 김기덕 감독 등이 참석하는 ‘터·한 영화주간’, 슈퍼주니어 등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출동하는 ‘K-POP 페스티벌’, ‘태권도 시범단 공연’, ‘비보이 퓨전공연’은 터키와 유럽지역의 한류를 증폭시킬 프로그램으로 현지 관심이 뜨겁다. 

19개 나라의 풍물과 전통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실크로드 바자르’와 21개 나라 전통 공연을 맛볼 수 있는 ‘세계 민속공연축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비잔틴과 오스만제국, 서양과 동양이 공존하는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 옆에서 펼쳐져 지구촌 문화 화합의 페스티벌을 연출한다.

이곳에서는 국내 대기업이 참여하는 ‘한국기업 홍보관’, 경북과 경주의 역사문화와 관광자원을 알리는 ‘경상북도·경주시 홍보관’(23개 시군 참여)도 차려져 세계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이외에도 ‘세계일류 한국상품전’(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터키 시장 개척 로드쇼’(한국콘텐츠진흥원), K-Food 홍보관(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유통공사), 한국관광 사진전(한국관광공사) 등도 이스탄불-경주엑스포 연계행사로 함께 열린다. 

 한-터 우정의 찻잔 나누다 

31일 이스탄불 베이올루 구청 갤러리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첫 행사로‘전통 차(茶) 문화 시연회’ 개막식이 열렸다. 
한국의 동다학회 회원 14명이 시연자로 나서 한국 전통 차 살림법을 소개하고 시연해 관람객이 체험하고 시음하는 행사를 가졌다. 
동다(東茶) 살림법을 처음 시작한 김춘희 시자는 “고대 동서양 문물교류의 통로였던 실크로드는 티-로드로 불리기도 한다”며 “실크로드를 통해서 경주와 이스탄불이 만나고 문물이 오고갔듯이, 앞으로 4일간 펼쳐질 시연회를 통해 한국과 터키, 터키와 한국의 차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茶의 길, ‘티-로드’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 부부가 나람히 참석해 한국의 차문화를 접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춘희 시자는 웨즐레이쉬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 부인에게 아름다운 전통 한복을 선물하고, 최양식 경주시장은 톱바쉬 이스탄불시장에게 도자기를 선물해, 차향과 함께 양국이 문화와 우정을 나누는 감동의 시간이 연출됐다. 

터키 8천만 국민은 대한민국을 지지

31일 이스탄불 컨벤션 전시센터에서는 6.25 정전 60주년을 맞아‘한국전쟁 터키 참전용사 초청 감사행사’가 마련됐다.
해군순항훈련을 마치고 지난 29일 이스탄불에 입성한 대한민국 해군 군악대의 웅장한 식전공연에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정전 60주년 기념메달을 터키참전용사 대표에게 수여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참전용사들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대한민국의 영원한 은인이며, 위대한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은 터키의 도움에 보답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은 “어렸을 때 한국전에 참전하는 용사들을 태우고 한국으로 가는 배를 기억한다. 또 전사자 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도 생생하다”며 “그분들의 희생과 피땀이 한·터 교류의 초석을 두었고, 전쟁이 우리를 혈맹의 관계로 만들었다. 우리는 뜨거운 피를 나눈 형제(칸카르데쉬)다”고 강조했다. 
투란 쵸크메즈(85) 한국전참전용사회장은 “한국전쟁 때 총상을 입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지만, 대한민국을 도와줬다는데 대해 평생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다시 1950년대로 돌아가도 한국전에 참전할 것이며 터키 8천만 국민은 대한민국을 지지할 것이다”고 뜨거운 형제애를 드러냈다. 
이날 대구경북국제교류협의회 한국터키협회(대표 석정달)는 한국전 참전 터키용사 위문금 18,000리라(1천만원 상당)를 터키참전용사회 이스탄불지회에 전했다. 
피를 나눈 형제로서 우의를 다지고, 양국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모든 참석자들이 손잡고 ‘아리랑’을 합창하는 것으로 감사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을 계기로 경북도가 전국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UN참전국을 직접 찾아가서 정부와 공동으로 보은행사를 개최해 더욱 의미 깊은 행사였다. 

한국문화관 오픈, ‘이스탄불에 불국사가?’ 

31일 이스탄불 에미뇌뉘 광장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주제 전시관인 한국문화관 개관식이 진행됐다. 

이곳은 아시아와 유럽대륙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로 고등어 케밥과 늘어선 낚시꾼들 풍경이 이색적인 ‘갈라타 다리’ 앞에 위치해 있다. 

하루 유동인구 200만 명의 에미뇌뉘 광장과 갈라타 다리, 한국문화관 인근 대로에는 태극기와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홍보깃발 수 만개가 펄럭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개관식 직전 한국문화관 앞에서 펼쳐진 한국 공연단의 전통 풍물놀이에 1천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고 이스탄불의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한국 공연에 연신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한국문화관은 ‘아름다운 문화로 이어가는 화합의 길-휴먼 로드’를 주제로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독특한 매력을 세계인에게 널리 전하게 된다. 전시관 외형은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를 형상으로 지었다. 이슬람사원들 사이로 이스탄불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다. 

한국 대표작가 사진전, 이것이 대한민국!! 

31일 탁심 공화국 갤러리에서 ‘한국대표작가 사진전’(ON KOREA-실크로드 저편)이 오프닝을 가졌다. 

한국의 혼, 천년 고도 경주의 정신과 문화유적, 한국인의 모습이 담긴 인물사진, DMZ 등 한국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180여 점의 작품을 전시됐다. 
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석재현 대구미래대학교 교수는 “‘ON KOREA-실크로드 저편’은 지금까지 해외에서 펼쳐진 소규모 사진전 혹은 한국의 이미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한국문화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의 폭을 확장시켜주는 전시”라며 “한국의 옛 모습과 천년 문화를 간직한 경주의 문화유산, 한국인이 발 딛고 사는 땅, 그리고 현재 한국의 젊은이들의 모습까지, 한국의 이미지를 관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환영 리셉션,‘술탄의 거처’톱카프 궁전

31일 오스만제국 술탄들의 거처였던 톱카프 궁전 정원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개막식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톱카프 궁전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400여년 동안 오스만 튀르크제국의 술탄이 살던 곳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돌마바흐체 궁전이 지어질 때까지 오스만제국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 자리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스탄불-경주엑스포는 한-터 양국이 6.25이후 갖는 제일 큰 만남이고,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더욱 의미 있으며, 한-터키 교류의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한-터키 新교류협력시대의 이정표이고, 양국 화합은 물론,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주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터키 유로저널 한영진 기자
  eurojournal1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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