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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증세없는 복지' 선거공약,딜레마에 빠져

박근혜 정부가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증세없는 복지' 틀에 갇혀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135조 원의 복지재원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올 상반기 세수 실적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급락하면서 최근 3년동안 최저인 92조18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1조5938억 원보다도 9.3%나 덜 걷혔다.
 '증세없는 복지'를 위해 경기활성화에 따른 세수 증가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세수는 오히려 급감세를 보이고 있고,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8월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은 민주당의 강한 반발과 국민 저항에 부딪혀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증세 발표 4 일만에 손을 들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가 재원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8.8 세재개편의 근본 배경이 된 복지공약과 그에 따른 재원 마련방안에 대해 근본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했었다.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는 매년 27조, 5년간 135조원을 마련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도입이었다.
박 대통령은 선거공약에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후대에 빚을 떠넘기거나 국민 부담을 늘리기 전에 먼저 정부가 예산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이고 나라 살림을 투명하게 꾸려나가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비효율적인 정부 씀씀이를 줄여서 60%의 재원을 마련하고 세수 확대를 통해 나머지 40%를 충당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재원을 위해 증세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전문가들은 "복지공약을 일부 재조정하든지, 보편적 복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안창남(세무학) 강남대 교수는 "'고부담 고복지'로 가든지 아니면 '저부담 저복지'로 가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때"라며 "정부의 구상대로 증세 없이 '저부담 고복지'로 가자면 결국 국가재정이 파탄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대통령,서민과 중산층의 지갑 얇게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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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1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과 어긋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박 대통령은 “세제개편안과 별도로 내년 예산안 편성시에 서민 중산층 예산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다”며 “특히 교육비나 의료비 지원 등 중산층이 피부로 느끼는 예산사업은 반영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함으로써 중산층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세금 포퓰리즘'까지 가세하면서 복지재원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멘붕 새누리당,'공약은 헌법이 아니다'

8.8 세재개편안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박 대통령이 원점 지시를 발표하면서 새누리당은 당혹스러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박 대통령과 정부를 겨냥해 노골적으로 "정부는 솔직해야"한다며 "복지공약으로 세금이 얼마나 무거워질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 술 더 떠  "세금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공약을 재조정하고 증세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재검토해야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공약을 일점일획도 고치지 못한다고들 하는데 공약을 100% 실천한다는 건 무리다. 재정범위내에서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한번 뱉은 말은 금과옥조로 여기는 원칙주의자라는 걸 모두들 잘 알고 있어 내놓고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이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복지 공약을 지키려면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빚을 내든지 아니면 세금을 늘리든지. 하지만 빚을 내면 곤란하다. 한 번 빚을 내면 두고두고 부담이니. 그러니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증세를 해야 한다.잘못된 공약을 고수하는 것은 큰 우를 범할 수 있다. 공약이 헌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세출예산 구조 과감히 혁신한 후 증세 동의 구해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박대통령의 세제개편안 원점 지시 발표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휴가 다녀와 세제를 처음 보는 것처럼 말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당정청이 합의했다는 말이 거짓이었다면 그것대로 문제고 합의가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태도는 떳떳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기문란 주범인 국가정보원에 개혁을 맡겼듯 중산층과 서민 증세안을 만든 경제팀에게 새로운 세법 개정안 주는 것도 무리"라며 "세금과 예산은 정부나 정당이 자신 철학과 정책지향성 숫자로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서민과 중산층에 진정성을 갖고 말하려면 현 경제라인에게 원점 재검토를 맡길 일 아니라, 현 정책과는 다른 정책을 가진 중산층과 서민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팀으로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세법개정안은 그야말로 원점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이명박정부가 부유층에 대해 깍아준 부분 원상회복 △지하경제 양성화 실천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들이 40%에 가까운 탈루율을 0%로 낮추겠다는 각오로 조세정의 실현 △누진과세 원칙에 따라 고소득자 과표구간 재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세금폭탄론'을 선점한 민주당도 세법개정안에 반발하는 여론을 등에 업은 채 반대 서명운동까지 펼쳤지만, 박 대통령이 나흘만에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 장외투쟁을 위한 동력을 사실상 잃게 되어 역시 딜레마에 빠지면서 대치 정국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원내 복귀를 위한 명분과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관련 기사 : 유로저널 사설 (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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