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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 속 재미있는 뒷간 이야기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뒷간 이야기》 김진섭 글, 파랑새

""신이 듣건대 반정하던 날 연산군이 맨발로 옷을 붙잡는 데에도 옷소매를 뿌리치고 나간 자가 있는가 하면, 혹은 하수구로, 혹은 뒷간 구멍으로 몰래 도망쳐 나갔다고 합니다."" 

반정군이 대궐을 점령하는 역사적인 순간에도 뒷간은 거기에 있었다. 흔히 우리가 ‘화장실’이라 부르는 이 공간은, 무심히 그 자리에 있다가 때때로 역사의 한 귀퉁이에 슬며시 나타나곤 했다. 인류가 존재하는 이상, 그리고 배설하는 이상 뒷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김진섭이 쓴 책,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뒷간 이야기》는 역사학자 이이화가 뒷간에 대해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친근하게 풀어 쓴 책이다. 분명히 있었을 테지만 누구도 그다지 관심 가져보지 않았을 ‘뒷간’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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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뒷간 이야기》 김진섭 글, 파랑새

우리 역사의 뒷간에 관한 기록이 처음 나오는 것은 《삼국유사》다. 혜공왕편에 뒷간을 의미하는 ‘측청’이라는 낱말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뒷간 유물은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부춛돌(발을 디디고 앉아서 뒷일을 보게 한 돌)’로, 불국사에서 발견되었다. 

두툼한 큰 돌 가운데 참외처럼 홈이 있고, 바닥 가운데 앞쪽에는 지름이 5센티미터쯤 되는 구멍이 나 있어 오늘날의 수세식 변기와 꽤 비슷하다. 아마 볼일을 보고 난 후 구멍 쪽으로 물을 부었을 거라 짐작된다. 어쩌면 물로 씻는 변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이 우리나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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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시대 불국사 변기(고양화장실 전시관 소장)

고려시대에도 궁궐에 변고가 생기자, 뒷간 구멍으로 궁궐을 빠져나간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나 선비들은 주로 ‘측간’이라고 불렀고, 백성들은 뒷간, 변소, 통시, 정랑 등으로 불렀는데, 그 가운데 ‘뒷간’이라는 말이 가장 널리 쓰였다. 

이 ‘뒷간’이 처음 나오는 문헌은 1458년에 간행된 《월인석보》다. ‘뒷간에 핀 꽃 같아서’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 뒤 《구급간이방》에는 ‘밤에 혹시 뒷간에 가거나’라는 구절이 나와서 뒷간이라는 말이 꾸준히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뒷간을 ‘통시’라고 불렀다. 통시는 돼지우리의 한쪽에 있는 뒷간을 말한다. 이 돼지우리 뒷간에서는 사람이 똥을 누면 돼지가 재빨리 달려와 먹어 치우곤 했다. 물론 주된 먹이는 아니고 따로 먹이가 있었지만, 특별식 겸 영양식으로 똥을 먹었다. 이렇게 키운 돼지를 ‘똥돼지’라고 부르는데 이 똥돼지는 특별히 고기가 연하고 맛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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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조 똥돼지 뒷간(돗통시), 제주민속촌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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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변소, 돗통시(그림 이무성 작가)

돼지에게 똥을 먹여 처리하는 방식의 뒷간은 제주도뿐만 아니라 함경북도, 강원도, 경상남도 등 나라 전체에 퍼져 있었고, 중국 산둥성, 산서성, 용정, 일본의 오키나와와 필리핀 등지에도 많았다. 그러다 사람 똥에 재를 뿌려 거름을 만드는 잿간 방식의 뒷간이 널리 퍼지면서 돼지우리 뒷간은 점차 사라졌다. 

한편 임금은 어떻게 볼일을 보았을까? 왕실 사람들은 뒷간 대신 ‘매우틀’ 또는 ‘매화틀’이라 불리는 이동식 변기를 썼다. ‘매우’는 궁중에서 임금의 똥과 오줌을 일컫는 말로, 지금도 창덕궁에는 조선시대 임금이 썼던 매우틀이 남아있다. 매우틀을 관리하는 복이나인이 요강처럼 생긴 긴 그릇을 매우틀 속에 넣어두고 짚을 잘게 썬 여물도 깔아두어 소리나 냄새가 심하게 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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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님이 쓰던 매우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임금이 볼일을 보고 나면 복이나인이 매우틀을 들고나와 내의원으로 가져가 의원에게 보여주었다. 가끔은 매우틀을 쓰지 않고 요강을 쓰기도 했는데, 정조 때 ‘정조 임금이 병이 나 잠자리에서 대신들을 인견하실 때 요강을 내던지며 분부하시기를’이라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일반 내시나 궁녀는 어디서 볼일을 보았을까? 물론 일반적인 뒷간도 있었다. 현재 궁궐에 대한 기록으로 남아있는 《북궐도형》과 《동궐도형》을 보면 경복궁에는 모두 스물여덟 군데에 뒷간이 있었고, 창덕궁에는 모두 스물한 군데에 뒷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시나 궁녀만 천여 명이 넘고 궁궐을 출입하는 관원도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아마 훨씬 더 많은 뒷간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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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말 궁궐의 뒷간

한편 남자들만 쓰는 요강도 있었다. 이를 호랑이 모양을 닮았다 하여 ‘호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자는 부여 군수리 절터에서 발굴된 백제 시대의 것이다. 호랑이 모양뿐만 아니라 원통형도 있는데, 아마 호자형은 지체가 높은 사람이 쓰고 원통형은 일반 백성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여 군수리에서 호자와 함께 출토된 여성용 요강도 있다. 밭에 거름을 뿌릴 때 쓰는 ‘귀때동이’처럼 생겼다. 조선시대에는 요강을 구리로 만들기도 했는데, 숙종 때 우의정 이이명은 이를 두고 사치스럽다고 임금에게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중종의 셋째 딸 정순옹주와 혼인한 송인은 놋쇠로 요강을 만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검소하다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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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부여군 군수리 절터에서 발굴된 남성용 요강 '호자', 호자와 함께 부여 군수리 절터에서 발굴된 여성용 변기(국립부여박물관 소장)

어쨌거나 구리로 만든 놋요강은 놋대야와 함께 당시 으뜸 혼수품이었다. 조선시대 큰 부잣집에서는 요강을 닦는 일만 맡은 ‘요강담살이’라는 종도 있었다. 놀랍게도 중국 벼슬아치들이 우리 요강을 탐냈다는 기록도 보이는데,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는 “어응거대라는 중국 권력자가 사신에게 다시금 요강을 요구합니다. 그 밖에도 중국의 크고 작은 벼슬아치들이 보기만 하면 요강을 달라고 합니다.”라고 쓰여있다. 일종의 ‘요강 한류’인 셈이다. 

배설, 이 숙명적인 인간의 활동(?)에 꼭 있어야 하는 뒷간. 언제나 거기에 있었기에 오히려 관심을 주지 않았던 이 공간을 이렇게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은 정말 드물 것 같다. 화려하고 빛나는 부분만 역사가 아니고, 있는 듯 없는 듯 배경으로 존재하는 부분도 역사의 일부분이니, 이 기회에 ‘뒷간’이라는 공간에 조금 더 눈길을 주는 것도 괜찮겠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너무나 다급하게 뒷간을 찾아 헤맨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불국사에서 나온 수세식 변기나 남성 전용 요강 호우, 임금 전용 변기 매우틀을 떠올리며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배설의 역사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평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참 재밌는 책이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뒷간 이야기/우리문화신문>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선임기자  yanoh@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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