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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늑대와 양(Wolf and Sheep)' - 샤르바누 사다(Shahrbanoo Sadat)

프랑스 개봉 2016년 11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시골마을에서의 유년시절-



a.jpg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복잡한 정치상황과 전쟁, 테러 그리고 수백만명의 난민들이 발생한 곳. 절대적으로 위험한 나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르는 것을 지울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아프가니스탄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영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젊은 여성 감독, 샤르바누 사다의 첫 장편영화 <늑대와 양>이 그것이다. 이 영화에는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있던 어쩌면 진부했던 아프가니스탄의 불행한 이미지들과는 다른 것들을 보여준다.




f.jpg


<늑대와 양>은 도시와는 멀리 떨어진 아프가니스탄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며 이곳에서 양을 치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은 외진곳에 있지만 나름의 규율이 있다. 어른들은 농사를 짓고, 아이들은 일손을 돕기 위해 양떼를 돌본다. 늑대가 나타나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남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양이나 소로 배상한다. 어린아이들도 남녀가 유별하여 함께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엄격한 마을의 규율을 지키며 살아간다. 보는 이들에게는 이들의 고된 삶과 규율들이 낯설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d.jpg


e.jpg


b.jpg


고립된 시골에 사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전설, 세계관) 통해서나 세상을 이해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부족한 정보를 토대로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이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해 감추어진 세계를 이해해 나간다. 여자 아이들은 숨어서 담배를 피우거나, 장래의 남편을 생각하며 결혼 놀이를 한다. 남자아이들은 늑대를 잡는다며 돌팔매질 연습을 하지만 늑대를 본적은 없다. 영화속에서 이따금씩 보여지는 늑대의 이미지들은 실제 늑대를 만나보지 못한 아이들의 상상하는 또 다른 늑대의 모습이다.


영화의 배경이 시골이기도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때로는 슬프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엉뚱한 상상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들은 우리들이 성장해온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골 마을은 샤르바누 사다(Shahrbanoo Sadat) 감독이 유년시절에 실재로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테러의 위험때문에 영화촬영은 아프가니스탄 국경 근처에서 이루어졌다.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진짜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이건 내이야기야'라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늑대와 양>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전쟁과 테러)이 아닌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그들만의 풍요로운 문화를 볼 수 있게 한다.


프랑스 유로저널 강승범 기자
eurojournal10@eken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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