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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10.06.14 02:58

우리 시대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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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어주 동안 영국 전역을 슬프고 혼란스럽게 만든 사건이 기억난다.  
처음 뉴스 속보를 들을 때부터 그 지명이 영 낯설지만은 않은 곳이다 싶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에 우리 교회에서 전교인 수련회로 갔던 곳이었다.  
컴브리아(Cumbria), 그렇게 평화로워 보이고 아름답고 조용한 고장에서 가해자 자신까지 포함한 총 13명의 귀한 생명들이 하루 아침에 파리 목숨처럼 어이없게 죽어가다니…  
그것도 나이가 50이 넘은 사람이 얼마나 세상에 아니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한이 맺힌 게 많았으면 꼭 그런 식으로 복수극을 펼치며 자신의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  
곰곰 생각하면 남의 일처럼 나 몰라라 할 문제는 아닌 것같다.  
어쩌면 이 시대 서구사회에 만연해있는 깨어지고 부서진 가정들로 인해서 그런 비극이 생겨나는 건 아닌가 싶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않고 쉽게 드러나지않는 사람들 마음이 많이 아프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가 없다.  
누구와 원수진 것없이 나와 내 가족만 평온히 잘 산다고 해서 내 이웃의 깊은 아픔을 외면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그런 비극에 노출되지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금 건재해있는 가정들은 앞으로도 더욱 그리 할 것이며 이웃의 외롭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돌아보며 살아가야 할 때이다.  
영국이 한 때는 해가 지지않는 나라로 번영과 명성을 구가했을 때에는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한때 사람들의 영혼을 돌보았던던 교회들이 불빛도 휘황찬란한 술집으로 변하고 주일이면 교회를 나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들도 더욱 흉악해지고 끔직해지지않나 싶다.    
사람은 간사하기 짝이 없어서 위급하고 다급한 상황에서는 절대자를 부르고 의지하려 하지만, 평상시에도 우리 인간은 사실 얼마나 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인가?  
알고 보면 우리는 한 치앞도 모르고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우리의 약함을 아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깊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같은 여성이라는 점에 산부인과로 통역일을 가는 경우가 잦은 나는 기다리는 동안 산부인과에 배불뚝이로 들어오는 여자와 그 옆의 배우자를 볼 적마다 속으로 기도하는 버릇이 생겼다.  
주님, 저들 부부 있잖아요.
둘이 서로 싸우지않고 잘 살게 하시고 또 아이를 낳아 잘 기르며 좋은 엄마 좋은 아빠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행복한 가족으로 살도록 도와주세요.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그 사회가 밝고 건전한 아름다운 사회가 됨을 믿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픔과 슬픔이 있는 이 나라의 가정들이 다시금 살아나고 회복되고 치유되는 일들이 날마다 일어나길 두손 모아 기도한다.  
하나님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금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술병을 버리고 마약을 버리고 게으름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오길 기도한다.  
사람들의 영혼과 정신을 마구 갉아먹는 술이 아니라 마약이 아니라 거룩한 성령에 취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무수히 일어나길 소원한다.  
우리 시대의 이 비극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깨어 일어나고 우리가 살아가는 고장과 이웃과 크게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무릎 꿇어 기도해야 할 때이다.  
슬픔을 넘어서 우리의 진정한 위로자 되시는 주님을 진실로 만날 때 그 때 우리 영혼은 기뻐 춤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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