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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10.07.12 01:07

과이, 과이,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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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과이’로 나라 이름이 끝나는 나라들이 월드컵에서 떠오르고 있다.  
우루과이, 파라과이,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던 나라들이었는데 월드컵을 통해서 다른 나라들도 알게 되고 점점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16강에 오른 한국을 8강에는 오르지 못하게 한 우루과이, 무승부로 끝나서 결국은 승부차기로 일본을 누르고 8강에 올라간 파라과이.  과이들 만만세.  
2:1로 끝난 우루과이와 한국과의 경기는 내 나라가 져서 안타까웠지만, 일본과 파라과이의 경기는 마무리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0:0 무승부로 끝나서 결국은 승부차기 골을 넣어야 했는데 하필이면 일본 선수 한명이 너무 긴장을 했는지 골을 넣지 못했다.  
그렇게해서 얻은 파라과이의8강 진입권.  어렵사리 얻은 승리에 얼마나 기뻤을꼬.
승리의 환호성에 젖어드는 것을 뒤로 하고 파라과이의 감독이었던가, 풀이 죽은 그래서 어깨를 두드려도 돌아보지않으려는 일본 감독을 끝까지 찾아가 덥석 안아주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제야 마음이 좀 풀렸는지 다시 포옹으로 응수하던 일본 감독.  포옹에 어색한 동양인, 그리고 자기표현에 능하지못한 일본 남성의 속성을 뒤로 하고 이긴 상대방을 포옹해주는 일본 감독도 참 멋졌다.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를 떠나서 한편의 가슴 뭉클한 인간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사나이들의 포옹, 그걸 보는 내 눈시울조차 뜨거워졌다.  
아깝게 진 상대편에 대한 배려랄까? 승자의 자신만만한 여유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감동적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내가 사실 월드컵을 보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가끔씩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이런 멋진 드라마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물 잘생긴 선수들 보는 재미.  한국을 이긴 건 섭섭한데 우루과이의 주장, 포를란 선수도 그중 하나다.  
나도 꼭 이러고 싶지는 않지만 다들 운동으로 다져진 멋진 몸매는 기본이니까 얼굴로 판가름을 할 수 밖에…  
아시아권에서 한국이 8강에서 못오르자 일본은 이웃나라니까 일본이라도 좀 잘했으면 싶었는데 일본 역시도 안타깝게 8강에는 오르지 못하고 말았다.  
하긴 일본은 경제강국으로서 세계에 이름을 날린 지 오래 ?으니까 파라과이가 이번 기회에 좀 더 선전을 기울였으면 싶다.  
일본인 친구들이 이런 내 마음을 알면 도대체 너는 어느 편이냐고 따지려나?  
스포츠는 좋아하지만 책 읽는 건 따분하다고 싫어하는 아들녀석이 갑자기 두툼한 백과사전을 들고 와서 각 나라들 이름과 국기가 있는 곳을 찾아달라는 이변이 이번 월드컵 기간중에 우리 집에서 일어났다.  
그리기 몹시 까다로운 남한과 북한의 국기는 물론이고 월드컵32강에 출전한 나라마다 찾아서 국기를 그리고 이름까지 붙여서 제 방을 여러 나라 국기들로 온통 도배해놓았을 정도였다.  
덕분에 아이가 벽마다 붙여놓은 이 나라 저 나라 국기들을 떼어내느라 엄마는 고생 깨나 했지만 말이다.  
어른들에게는 소비와 노름을 부추기는 듯한 월드컵이지만 작은 어린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효과도 있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상점 진열장에 붙여진 국기를 보고서 나라이름을 알아맞추는 놀이를 통한 학습은 엄마로서는 권장할만한 바람직한 게임이다.  
나도 사실 이제야 북한 국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예전에 우리는 가장 가까운 나라의 국기는 안배우고 도대체 뭘 배웠단 말인고?    
우루과이의 국기가 흰색과 하늘색 굵은 줄무늬 바탕에 왼쪽 윗켠에 태양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된 나, 알고보면 나도 모르게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경제강국 혹은 힘있는 나라가 아닌 약한 나라들에 대한 괜한 편견으로 이런 무식함을 전혀 부끄럽지않게 여기게 된 건 아닐까 싶다.  
영어 발음으로는 ‘유루과이’로 불려지던 우루과이, 과이들 한번 잘해보시게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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