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10.07.18 23:48

야채를 키우며

조회 수 37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최근에 내 생애 처음으로 내 손으로 가꾼 야채로 된장국도 끓이고 신선한 상추쌈도 몇 입 먹어보았다.  그야말로 완전 무공해 식품!  농촌에서 자랐다 뿐이지 아버지 직업이 농업이 아니어서 베란다에 야채 씨를 뿌리고 싹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일 부터가 난생 처음이었다.  
초록식물을 좋아하니까 야채들이 자라면 베란다가 싱그러운 초록이 되겠지, 하는 마음에 농사지어 본 경험도 전혀 없이 그냥 시작한 것이었다.  때로 무식하면 용감해진다.  아침마다 야채들이 간밤에 얼마나 자랐나 보면서 베란다에서 아침 커피를 마시곤 하는 게 요즘 나의 새로운 습관이 되었다.  
농사일은 그저 논밭이 많은 외갓집이나 이모네 집에 가서 고구마순 뜯기나 깻잎 뜯기 등 아주 단순한 일만 해봤던 나였다.  그런 내가 씨앗이 축축한 땅속에 들어가 오랜 시간을 거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는 평범한 진실앞에서 농사는 사실 인내심을 갖고 해야 할 일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얼마전에 한국 엄마들끼리 함께 자연스레 모이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대로 된 한국식품점이 하나도 없는 곳에 살다보니 다들 나름대로 야채들을 키우고 있었다.  물론 다들 농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들을 하다가 온 사람들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어쩔 수가 없나보다.
어떤 엄마는 깻잎을 키우고 있는데 처음에는 깻잎이 잘 안자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궁리를 하다가 흙을 파보니 그안에 하얀 버러지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구물거리고 있더란다.  그게 문제인가 싶어 다 파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것들은 지렁이 새끼들이었단다.  알다시피 지렁이가 있는 흙은 영양분이 많은 좋은 흙이다.  요새는 그 엄마가 깻잎에 붙어있는 달팽이들을 없애려고 한밤중에 손전등을 들고 깻잎을 가꾸고 있는 정원에 나가곤 한단다.  
“그럼, 하얀 옷에 머리 풀고 나가지는 마세요.  이웃집 사람들이 행여라도 볼라치면 무서워서 나자빠질테니까…”
“아유, 저 집은 담장이 높아서 옆집에서 볼 수 없을 거예요.”
농담이었는데, 진담처럼 알아듣다니…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와서, 그 많은 씨앗을 뿌렸건만 딱 하나 제대로 자란 상추 한 포기, 내가 이 귀하디 귀한 상추 쌈을 먹었다.  사실은 아는 이들에게 한 사람에 한 잎씩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상추 제일 아랫잎이 노랗게 변하는 걸 보고 어쩔 수 없었다.  웃기는 것은 수퍼마켓에서 살 때 씨앗봉지의 그림과 전혀 다른 상추가 나온 것이다.   그래도 이 상추는 하나라도 나와서 컸으니 다행이었다.  아직 덜 자란 잎은 뜯지않고 놔두었는데 이게 더 자라면 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당근과 상추, 파, 그리고 홍당무 이 네가지를 심었는데 제일 무성하게 잘 크고 있는 게 바로 홍당무이다.  홍당무잎들이 얼마나 잘 자라는지 빨간 무가 열렸나 싶어 한 포기를 뽑았더니 그 때는 아니었다.  농사의 기본은 첫째는 참을성, 둘째는 진득함…  이 홍당무도 멍청한 주인을 만나서 하마터면 죽을 뻔하다가 당근이 심어진 자리에 다시 옮겨심겨져 간신히 다시 살아났다.  요새는 이 애를 꽃 보듯이 매일 들여다보고 있다.  
당근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기인데 이 당근들이 채찍이 없어서였는지 다들 데모라도 하듯이 하나도 나오지않고 그냥 씨앗 지들끼리 흙속에 묻혀버렸다.  비리비리하지만 어쨌든 ‘파’라는 모양새는 갖춘 파도 나왔는데 당근은 어이된 일인지 하나도 싹을 틔우지 못했다.  
지금은 여름철이 다 지나가는데 딸기와 토마토를 기다리고 있는 나.  야채를 가꾸며, 우리의 식탁에 음식들이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농부들의 참을성과 성실함이 있었을까 헤아려본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881
189 최영신에세이 잃을수록 행복한 일 (마지막 회)) 유로저널 2010.08.18 4347
188 최영신에세이 아이들 길들이기 유로저널 2010.08.09 3681
187 최영신에세이 순대를 똥이라니! 유로저널 2010.08.03 3869
186 최영신에세이 공공의 적 유로저널 2010.07.26 3347
» 최영신에세이 야채를 키우며 유로저널 2010.07.18 3776
184 최영신에세이 문화 외교, 태권도 eknews 2010.07.12 3699
183 최영신에세이 과이, 과이, 짝짝짝 eknews 2010.07.12 3965
182 최영신에세이 선행을 행할 이유 eknews 2010.06.28 3477
181 최영신에세이 월드컵의 열기 eknews 2010.06.21 2755
180 최영신에세이 우리 시대의 슬픔 eknews 2010.06.14 3156
179 최영신에세이 기도하는 손 eknews 2010.06.14 4634
178 최영신에세이 어느 시간강사의 죽음 eknews 2010.06.14 2778
177 최영신에세이 일광욕을 즐기며 eknews 2010.06.14 2971
176 최영신에세이 영향력있는 사람들 eknews 2010.06.14 2967
175 최영신에세이 정치인들에게 한 마디 eknews 2010.06.14 2163
174 최영신에세이 누가누가 잘났나? eknews 2010.05.02 2616
173 최영신에세이 양보와 감사 eknews 2010.04.25 2352
172 최영신에세이 귀여운 꼬마신사 eknews 2010.04.18 2549
171 최영신에세이 수영장은 즐거워! eknews 2010.04.11 2488
170 최영신에세이 십자가 행렬 eknews 2010.04.05 246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 1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