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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윤에세이
2010.01.13 07:20

2010년 그리고 Norw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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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다. 영국에서 첫 번째 맞는 새해였다. “혼자 지내면 어떡하지”란 고민을 할 기회도 없이, 난 서울에서 태어난, 영국소녀의 부모님 댁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님 댁은 Norwich, 런던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오랫동안 하신, 영국선교사님들을 만나러 간다는 기쁨에, 출발 며칠 전 부 터 기쁨에 들떠 있었다.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아뿔사! 이게 웬일! 어이없게도 출발 당일 날 늦잠을 자고 만 것이다. 기차는 9시 43분 출발…… 일어난 시각은 9시 10분……
세수도 하지 못한 채, holborn 역으로 뛰어가 Liverpool 기차역으로 향했다. 다행이 출발 10분전에 도착해 플랫폼을 information centre에 물어보는데.. ‘엎친데 덮친격’ 이라고, 폭설로 인해, 기차역이 닫혀, Stratford 역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인정사정 없이 무조건 뛰어, 다시 tube를 타고 Stratford로 향했다. 너무 급한 마당에 oyster card를 check in 만하고, check out은 하지 않은 채 찍지 기차를 타고 Norwich로 갔다. 한참 뒤에 생각이 난, 나도 모르게 Oh My Goodness 를 외치고야 말았다. 어쨌든, 기차를 탈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큰 행운이었다.
Norwich.. 다양한 색깔을 지닌 돌들을 가지고 만든 예쁜 목걸이와 반지를 지역특산물 지정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를 지닌 성들은 모두, 다양한 색깔의 돌들로 테두리를 장식해 놓았다.. 시내를 친구와 친구 언니와 잠시 구경하고, 친구 부모님 댁으로 이동했다. 드디어 그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
그분들의 얼굴에는 말 그래도 다정함과 포근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영국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인자한 인상을 가진 분들이었다.
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승만 대통령 선거, 광주 학생운동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 등의 1980년대의 정치 이슈부터, 영국에는 없는 한국의 특산물 나주-배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그 당시의 상황, 그리고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보수적이라고 하신)에 대해, 그리고 난 한국의 급속한 성장, 여성들의 교육의 기회가 증가, 그리고 그에 따른 이혼율이 증가해 새로운 비즈니스로 이혼전문 결혼정보회사가 등장했다고 전달하였더니, 그분들은 한국의 발전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셨다. 한국이 정말 비약의 발전을 하기는 했나 보다.
내 친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 활동 시, 꼬마 였는데 사탕을 준다고 김대중 선거위원회를 따라다니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면서 선거운동에 동참했다고 한다. 아마도 선견지명을 가진 아이가 아닐지 싶다.
이야기 중간중간 선교사님들은 한국말을 곁들었는데, 아마도 2년 동안, 연세대 한국 어학당에 다닌 덕택이 아닌가 싶다. 깜짝 놀랐던 건, 영국으로 돌아온 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읽기에는 거의 지장이 없는 것이었다. 한국어를 읽는다는 것에 무척 신기했던 난, 한국어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더니, 한국어 읽기는 쉽지만,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분들의 생각이었다.
한, 세시간 남짓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을까? 어느 덧 2009년 12월 31일의 마지막 날이 밤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숨을 죽이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2010년1월1일을 알리면서, 2009년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10초를 기다리고 있었다.
10, 9, 8, 7, -----1, 0, 마침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고, 런던아이에서의 폭죽놀이는 한동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난 한국을 사랑하는 영국인 가족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갔다.
-----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Happy New Year with Bless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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