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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박사의 건강칼럼
2014.10.20 00:18
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39) : 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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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39) : 화병 세상이 내 마음대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의 세상이 아니고,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있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화병이 온다. 화병(Hwa-Byung)은 정신과 진단체계 DSM-IV에서 문화관련 증후군으로 분류하고 있는 정식 질병이름이고, 울화병(鬱火病)이라고도 부른다. 화가 가슴에 쌓여서 생기는 병이다. 이 병은 한국 문화와 관련이 많은 병이다.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나온다. 가족도 사회도 서로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다보면 풀어지지 않는 분노가 쌓인다. 화병의 정의는 이렇다. “화병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서,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호흡 곤란이나 심계항진, 몸 전체의 통증 또는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난다. 환자가 자신의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고, 그 억압된 분노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화병은 분노로 인한 것이 원인이며, 그 증상이 위장이나 심장 쪽으로 나타난다. 가장 쉽게 표면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은 양 유두 중앙의 단중(膻中) 부위 근처를 눌러보면 압통감을 호소한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진찰해보면 거의 90% 이상의 환자들이 단중 부위에 압통을 호소한다. 이 부위는 요가에서는 아나하타 차크라라고 부르는 부위이다. 별칭으로 “사랑 차크라”라고도 부른다.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면서 분노가 쌓여서 심장과 위장에 병이 오는 것이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서로 사랑하지 못해서 이다. 에고가 강한 사람들이 서로 자기주장만을 펼치고, 자신이 믿는 신념과 생각만을 고집하기에 서로 상처를 주는 것이 이 세상이다. 서로 감사하지 않는 삶을 살기에, 억압하고 억눌림을 당한다. 사실 이 세상은 네가 있음으로 내가 있고, 내가 있음으로 네가 있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가까이 있지는 않더라도 우리의 모든 삶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먹는 곡식은 농부들이 만들고, 우리가 입는 옷은 근로자들이 만든다. 우리가 쓰는 생필품 중에 내가 직접 생산한 것은 거의 없다. 내 삶의 모든 것은 모두 타인들의 덕택인데, 우리는 서로 비판하고 서로 용납하지 못한다. 지역이 다르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혹은 학벌이 다르다고, 우리는 사람들을 분류하고, 정의하고 판단한다. 판단 받지 않으려면 판단하지 말라, 네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을 보는냐는 예수의 말씀처럼 행하면 이 세상은 사랑이 넘치는 세상이 되고, 화병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분노가 생기면 간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아드레날린과 코티솔 같은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간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모든 장기는 숨을 쉰다. 우리 두뇌 쪽에 있는 접형골이 호흡을 따라서 숨을 쉬는 데, 간의 운동성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장부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 영향이 주변으로 퍼져나가서, 간의 경우에 위쪽으로 심장 쪽으로 열기가 전해져서 심장의 열이 발생해서 호흡곤란이나 심계항진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간은 위장과 겸상인대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 바, 간이 분노로 뻣뻣해지면 위장이 제대로 운동하지 못한다. 그러면 식욕부진이 생긴다. 화병이 오면 체질마다 다르게 온다. 위장이 튼튼한 소양인들은 주로 심장 쪽으로 열이 전이되어 심장병으로 발병하고, 위장이 약한 소음인은 위장병으로 온다. 똑같은 화병이라고 이렇게 체질을 따라서 치료하는 바, 소양인은 심장의 열을 내려주는 치자를 사용하고, 소음인 태음인은 위장을 좋게 하는 약재를 포함하면서, 산조인, 원지, 복신 같은 마음을 편하게 하는 약재를 이용하여 치료한다. “모든 것이 마음의 병이다.”라고 필자는 환자들에게 말한다. 실제로 그렇다. 모든 병은 불안, 두려움, 분노, 근심, 걱정에서 기인한다. 모든 욕망과 집착에서 자유로울 때, 어떤 근심 걱정도 분노로 일어날 수 없다. 천국은 바로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자는 하느님을 볼 것이라는 말씀처럼, 마음이 정화된 사람만이 천국을 누릴 권리가 있다. 화병은 남에 대한 원망에서 나온다. 나를 억누르는 사람에 대한 분노에서 나온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내가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대한다면, 어느 누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랴.고부간의 갈등도 부부간의 갈등도 서로 배려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지 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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