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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예술칼럼
2024.01.08 09:18
유행을 만들려면? – ‘판’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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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369 유행을 만들려면? – ‘판’ 짜기
보통 사람들은 만들어진 유행을 즐긴다. 그런데, 이런 유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그리고 누가 만드는 걸까? 패션의 아이콘? 아이돌 스타? 소위 트렌드를 만드는 이들은 그럼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이번 파리에서 있었던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18~22일)’을 통해 이런 과정을 한 번 들여다보고자 한다.
-'파리 플러스 파'1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의 오프닝 날 10월 18일, 수십 억 대 그림이 순식간에 팔리는 일이 있었다. Kerry James Marshall, Black and Part Black Birds in America: (Magpies and Baltimore Orioles), 2023 © Kerry James Marshall and David Zwirner (사진출처: Paris+ par Art Basel) 한화 약 81억 원이었던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에서 선보인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1955-)의 그림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Paris+ par Art Basel 2023 (사진출처: Forbees) '파리 플러스 파'가 개막한 10월 18일 전시장 통로는 관람객들로 정말이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파리 플러스 파'의 정확한 타이틀은 파리 플러스 파 아트 바젤이다. 이것은 세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의 모기업인 스위스 MCH그룹이 2022년에 파리 토종 아트페어인 '피악(FIAC)'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페어 자체는 이제 겨우 두 살된 신생아나 마찬가지였지만, '아트바젤'이란 이름값과 '피악'의 전통을 이용해 세계 34개국에서 154개 갤러리들의 참여를 유도해냈다. 올해로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리즈 런던’(11~15일)과 2년째 열린 ‘파리 플러스 파아트바젤(18~22일)’을 동시에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파리가 대세군!” 아트바젤이 파리에서 대규모 아트페어를 열기 시작한 2022년부터 사람들이 느낀 분위기였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판 짜기 어떤 일이 벌어지려면 먼저 그것을 위한 ‘판’이 짜져야 한다. 그래야 만들어진 그 판 안에서 춤이든, 굿이든, 아트 행사가 됐든 뭐든 집중적으로 일어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있어서, 아트 바젤은 참 능수능란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홍콩, 스위스 바젤에 이어 파리에서 그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세계에서 가장 큰 아트 행사 중 하나인 ‘프리즈 런던’이 끝난 지 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파리 플러스 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정말 대단했다. 프리뷰가 있던 날부터 에펠탑 근처 그랑팔레 에페메르 전시장은 서로 몸을 부딪힐만큼 북적거렸다. 또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들이 제공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루이비통은 아트페어 안에서 박서보 등 예술가들과 협업한 '아트카퓌신' 가방 부스를 열었다. 박서보 화백 참여한 루이 비통 '아티카퓌신' (사진출처:헤이팝) 우선 부스 중간에 자리한 거대한 루이비통 트렁크 모형이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부스 벽에도 특유의 로고가 그려져 있었고, 작가의 사인이 담긴 각양 각색의 ‘아트카퓌신’ 가방 25개가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페어 오프닝 날부터2024년 4월 2일까지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사랑하는 마크 로스코의 회고전이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에서 열렸다. 오프닝 날 저녁에는 총115점의 마크 로스코 작품을 밤 늦도록 즐길 수 있는 VIP 행사도 있었다. 이에 발맞춰 페어 행사장 안의 페이스 갤러리에서도 로스코의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Rothko piece, "Olive over Red" (1956), available for $40 million through Pace Gallery NEL-OLIVIA WAGA (사진출처:Forbes) 이 뿐만이 아니다. 심심할 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행사들이 즐비했다. 오르세 박물관에서는 반 고흐 전시를, 그리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는 모딜리아니를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로댕미술관에서는 안토니 곰리 작품을 전시했다. 이렇게 국공립미술관에서도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일제히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런 ‘판’ 벌리기는 파리에서처럼 다시 미국 마이애미 비치에서도 일어났다. 12월8일부터 열린 이번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서도 페어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아트딜러, 컬렉터, 예술가들, 그리고 페어를 즐기고자 하는 관람객들까지 모두 마이애미에 도착해 풍부한 아트 행사를 즐겼다. 마이애미에서 루비이통은 네 가지 주제, 건축과 형태, 재료의 탐구, 동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리의 ‘축하 모노그램(Celebrating Monogram)’을 위한 일그러진 박스, 즉 창조 축하 모노그램이라는 것을 내세워 새롭게 출시한 핸드백을 선보였다. Frank Gehry Bags at Art Basel Miami Beach (사진출처:Hyperbeast) 프랭크 케리(Frank Gehry, 1929-)는 캐나다 출신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을 받은 건축가다.
2. 큰 손들의 행보 이렇게 훌륭한 판이 짜여지면,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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