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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의 인기 추락이 안타까운 한국 언론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인기가 한 달 사이에 10% 가량 떨어졌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눈에 띄게 경고하고 있고, 한국 언론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로 힘겨루기를 하고, 7월 14일 혁명 기념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샹젤리제에서 퍼레이드를 보면서 인기 상승을 기대했겠지만 인기 추락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 전략적 모호성의 부메랑

지난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마크롱 후보는 주요 정책에 있어서는 분명한 노선을 밝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세부 정책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그의 정책이 기존 정치인들의 정책들과는 달리 좌파 혹은 우파 정책으로 구분하기 모호했고, 그의 선거 캠프는 사실상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프랑수와 피용 진영의 자폭과 좌파의 혼동에 힘입어 인기를 끌어 모은 것이다.

하원 선거를 앞두고 우파 색채가 짙은 내각을 구성했고, 프랑스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상황이니 일단 그가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을 절대 다수당으로 만들어 밀어줬고, 그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노동 유연화 등 마크롱식 개혁을 자신있게 추진할 기세였다. 국회에서의 법안 심사가 지연되는 것보다 일단 행정 명령으로 그의 정책을 추진하고, 사후에 의회 승인을 받겠다는 데 대해서도 일단 기대와 지지를 보냈던 것이다.

#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지적들

마크롱 지지의 추락에 대해 프랑스 언론들이 지적하는 여러 요인 중에 프랑스 국방비 삭감이 있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는 유럽연합이 늘 경고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지금까지 프랑스 대통령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프랑스에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재정 적자폭을 줄이지 못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재정 적자 축소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실 우파든 좌파든 프랑스 대통령들은 자파 뿐만 아니라 다른 당 의원들과도 충분한 토론을 벌인 후에 자기 정책을 밀어 부치는 식이었는데 마크롱은 방법 면에서 파격적으로 일방적이었다.

일방적 국방비 삭감 추진에 대해 피에르 드 빌리에 합참의장은 항의 표시로 사퇴를 선언했고, 자신이 군 통수권자이니 자기 주장을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밀어부친 마크롱에게는 인기도 급락이라는  불청객이 찾아 온 것이다. 일간지 리베라씨용은 "(마크롱의) 권위주의적인 행태"로 비판했고, 여론조사기관 IFOP는 "공공 분야에서 마크롱 지지율이 18%포인트 떨어졌고, 연금 삭감이 예상되는 50~64세 연령층의 지지율도 14%포인트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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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보조금 월 5 유로 삭감

유로존 국가들이 정한 재정 적자 한계를 준수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은 저소득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했다. 주로 학생들과 저소득 가정에 지급되는 주택 보조금을 오는 10월부터 월 5 유로씩 삭감하겠다고 밝혀 올 가을의 갈등 증폭이 예상된다.

사실 월 5 유로가 큰 액수가 아니지만 프랑스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데 있다. 부유세를 삭감하고, 법인세를 내리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저소득층에게 주는 보조금을 깍는다는 것이 프랑스의 전통적 상식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노동 유연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화를 거듭 하면서 노조의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고, 바캉스가 끝나고 오는 9월부터 대대적인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추후 프랑스 경제의 흐름이다. 마크롱의 주장대로 보조금을 줄이는 등 재정 적자를 줄이고, 법인세를 내리는 등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서 프랑스 경제가 개선된다면 그의 인기도 올라가고 추후 정책 추진에도 탄력이 붙겠지만, 경제 성적표도 개선되지 않은 채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되면 마크롱의 인기와 정치 실험도 올랑드 전임 대통령과 비슷한 궤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 안타까워 하는 한국 언론들

조선일보는 '마크롱 잘나가다 미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합참의장 사퇴와 권위주의적인 리더십 때문에 인기가 급락했다는 기사에는 개혁 추진 때문에 인기가 급락한다는 식이다. 지난 대선에서 우파 후보의 자멸과 좌파 후보의 극단주의적 주장 때문에 사실상 어부지리로 대통령에 당선된 마크롱이 우파 대통령으로서의 정책 추진에 인기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은 없고 '개혁' 추진 때문에 인기가 추락한다는 식의 물타기 주장인 셈이다.

중앙일보도 교묘한 편집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인데 한국만 인상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통계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OECD 회원국 35개 국가 중 2008년 이후 법인세를 인상한 곳은 그리스·칠레·아이슬란드·멕시코 등 6개국에 불과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재정이 악화되면서 궁여지책으로 올린 국가가 대부분이다. 현재 OECD 평균 최고법인세율은 22.7%다. 2000년 30.2%에서 계속 낮아졌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회원국 중 17위다."로 주장했다.

한국에서 증세 논의가 시작된 셈이다.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과거처럼 세금 폭탄 프레임에 갇히게 될 지, 아니면 한국의 경제 규모에 걸맞는 사회 안전 시스템을 갖추는 토대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그래서 해외 정책의 일부만 편집해서 한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편파적 기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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