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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의 예술칼럼
2023.01.06 23:04
도예가들이 펼치는 색채의 향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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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들이 펼치는 색채의 향연 – 2
네델란드에의 도시, 테헬렌 Tegelen에 위치한 도자박물관 틴드스휘어 Tiendschuur ( tiendschuur.net )에서 도자 기획전 „Colour – 작가들이 선택한 색채“에 대한 전시가 진행되었고,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11인의 도예가들의 화려한 색을 담은 도자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색채안료와 유약을 사용하여 추상적인 그림이 그려진 도자가 다수를 차지 하였는데 흙을 빚은 다양한 형상에 입혀진 다채로운 색들은 전시장 전체를 화려하고 생동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주며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도자에서 색을 드러내는 역할은 주로 유약이다. 엥고베 (engobe: 색안료가 첨가되어 다채로운 색을 표현해주는, 도자기에 바를 수 있는 액체상태의 점토)를 사용하여 상감기법으로 또는 그림을 그려 표면을 장식한 후에 투명 유약을 입혀 문양이 드러나도록 하는데 한국 전통도자의 상감청자와 분청도자가 그 예이다.
영국 도예가, P. Beard (1951~ )의 작품은 색 유약을 활용하여 깊은 색채 효과를 나타냈다고 생각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웃에 사는 도예가를 자유롭게 방문하며 흙을 빚을 수 있었다. 런던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한 후에 도자예술을 추가적으로 공부하였고, 1975년에 자신의 도자 공방을 열어 운영하였다. 주로 물레 성형으로 형상을 만들어 낸 후에 여러 겹의 엥고베나 유약을 입혀 신비로운 색을 표현하는데, 은은하게 발현되는 도자 표면의 문양과 색상을 통해 높은 온도에서 소성된 도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색채의 깊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주었다. 실험을 통한 그의 유약 연구의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도자였다.
프랑스 도예가, J. P. Landreau (1953~ )는 치과의사의 길을 가며, 도자를 배우기 시작한 독특한 경력의 도예가이다. 영국에서 도자 공부를 하는 동안 전시에 참여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2007년에 프랑스에 자신의 도자 공방을 열었다. 그는 단순한 도자용기 형태에 다채로운 색상으로 선과 면을 이용하여 사실적이거나 추상적인 주제로 그림을 그린 후에 광택이 나는 유약을 입혀, 글자 그대로 “빛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과 재즈음악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의 말대로, 도자 전체를 둘러싸며 그려진 그림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자유로운 율동 속에서 긴장을 해소하게 해주는 도자라고 생각한다.
영국 도예가, C. Genders는 싱가포르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도자 공부를 한 후에 유럽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동하고 있다. 물레성형보다는 흙가래를 한 줄 한 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도자를 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 1980년에 도예공방을 열며, 도자의 새로운 표면장식을 위해 금세공을 공부하기도 한다. 도자 형태와 표면장식에 중점을 두어 작품을 제작하는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은 도예가이다. 자연의 풍광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색이 입혀진 흙물을 표면전체에 입혀 색을 표현하는 방식과 다채로운 색상으로 구성된 Sinter-Engobe (유약에 가까운, 도자에서 색상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로서 엥고베보다 견고하고 광택이 있다 )를 사용하여 밝고, 화려한 색상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밝게 해준다.
독일 도예가, C. Duncombe-Thuering (1957~ )은 독일 비스바덴에서 디자인과 도자공예를 공부한 후 자신의 공방을 마련하여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다. 단순한 도자 형상의 표면에 추상적인 묘사를 엥고베, 색채안료와 유약을 사용하여 표현한다. 표면에 드러나는 자유롭게 그려진 가는 선의 표현은 유약이 입혀지지 않도록 왁스 연필을 사용한 것이고, 소성 후에 색채안료를 문질러 넣어 선이 드러나도록 하였다. 도자 내부는 주로 검은색 유약을 입혀서 외부의 표면을 장식한 다양한 크기의 면과 색채가 드러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네델란드 도예가, L. Kamp (1962~ )는 섬유공예, 골동품상, 종이제작 등의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가족들 덕분에 일찍부터 무엇인 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일들을 접하며 성장하였다. 미술교육과 도자예술을 공부한 후에 도예가로 활동하며, 유럽은 물론, 중국에서 주기적으로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기하학적인 형태를 연결시킨 독자적인 형상을 제작한 뒤에 도자 내, 외부 전체를 화면으로 사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선, 면, 점을 이용한 문양을 색채와 조화시켜 장식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추상적이지만 무엇인 가를 연상시켜 주기도 하며, 힘차고 율동적인 느낌을 자아내어 보는 이들의 눈길이 오래 머물도록 이끌어 준다.
이 외에도 영국 도예가, M. Wojdat (1953~ )의 단순한 형태의 은은한 색을 띠운, 다양한 일상용기를 조화시켜 설치한 도자작품, 네델란드 도예가, J. Kamphuis (1955~ )의 화려한 색상으로 그림이 그려진 광택이 나는 도자작품과 M. de Voogd (1957~ )의 색을 입혀 다채로운 색으로 반죽한 흙을 사용하여 조형적이고 유연한 흙의 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독특한 형상의 도자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흙과 불의 예술, 도자 이번 전시는 „색채“라는 주제하에 다채로운 색들로 표현된 도예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 것으로서, 흙을 기본으로 하는 도자의 형상과 유약의 세계가 얼마나 풍요한 가에 대한 결과물을 보여주며, 도자예술의 다양성을 관람객들에게 인식시켜 주었다. 전통도자는 자연에서 얻어진 흙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여 도자에 색채를 더하여 표현하였지만, 현대 도예에서는 흙이라는 거대한 범위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며, 도예가들의 생각과 의도를 현실화하여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증명해 주듯이 도자박물관 틴드스휘어 Tiendschuur는 도자의 색채에 주목하는 도예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박물관의 의도는 흥미롭고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가마안에서 불을 만나기 전의 흙의 빛 (색)과 만난 (구워진) 후의 빛이 완연히 다르기에, 예측해볼 수는 있으나, 예상과는 다른 혹은 놀랍도록 좋은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도자예술의 묘미이다. 소성이 끝나고, 식혀진 가마의 문을 열기 직전의 ‚설레임‘은 도예가들 만이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신비한 체험이라는 것을 이 전시의 작품들을 통해 새롭게 인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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