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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따라 강 따라 2019년 12월경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 시장에 나타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 -19)이 아직도 세계 전역에서 기승하는 가운데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만 심리적 갈등이 생겨 남들과는 서로 간에 세균덩어리로 취급되어 불편한 점이 매우 많다. 오늘도 강변을 거닐며 코로나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하면서 종교 윤리 인문적 사고 등등을 강물에 던졌다. 집을 나서면 마크스 성당을 깃점으로 오른쪽으로는 하나우 왼쪽으로는 프랑크프르트가 나온다. 마음 가는 곳에 길이 있다. 프랑크프르트 방향에는 100미터 간격으로 물 방앗간이 자리했던 표지석이 5개나 세워져 있는데 표지석을 읽을 때마다 당시 주민들의 부산한 발길이 들리는 듯하다. 물 방앗간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강의 범람으로 유실되거나 폐허가 되어 사라졌다. 프랑크프르트 소재 룸펜하임의 성까지 가려면 성당에서 1시간거리이다. 즐겨 가는 길이라 길이 친숙하다. 강변 따라 밭농사가 제법이고 말 사육 조련장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소 엉성한 지역에는 이 길을 즐겨 오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꽃씨 한 봉지 들고 오가면서 뿌려 놓으면 꽃이 필 때 운치가 한결 나아질 텐데. 지난 여름에는 산 부추와 복분자를 많이 따 요긴하게 먹었다. 복분자는 손이 닿지 않는 쪽이 충실해서 열심히 따다 보면 손등 팔뚝이 가시에 긁혀 따끔따끔하지만 비닐봉지에 가득차는 재미가 쏠쏠하여 즐겁기만 하다. 강 바람이 상쾌한 것은 바람의 세기를 알맞게 고정시킨 선풍기 바람처럼 일정하다는 것이다. 가을이 익는 냄새는 밭 농사의 알곡이나 싱싱한 야채의 성긴 풀 냄새에서 나온다. 조근조근 속삭이듯 머리를 맞대고 자라는 야생화의 향기는 실바람 타고 솔솔 날아다닌다. 강변 따라 드문드문 놓인 벤치의 다리는 철제로 튼튼하다. 세 발 의자라면 어느 다리가 중요할까?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저마다 길이와 굵기가 달라도 함께하는 역할이 있어 어느 부분이 더 중요하다 할 수 없듯이 세상은 서로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내가 다니는 길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만들고 다닌 지라 내가 수월하게 오갈 수 있듯이. 성 앞의 작은 나루터가 70미터 정도의 강폭을 이어준다. 통통배는 중형 자동차도 싣고 3분이면 저편에 이른다. 자루에 물건을 담듯 큰 순서대로 배에 싣는데 차량 자전 차 그리고 사람을 태우고 내릴 때는 그 역순이다. 가을을 남기는 단상들이 지나면 겨울이 제 차례이다. 똑바른 나무도 굽은 뿌리가 지탱하여 준다.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 그리고 너무 늦게 깨 달아 버린 것들이 참으로 많음은 나이 들수록 새삼스럽다. 독초근처에 약초 있듯이 함께 살기이다. 개개인의 삶이 세상 역사가 되어 사회를 이뤘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저마다 충실한 걸음걸이에서 창조는 계속된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게 하는 것에는 모름지기 자연의 섭리에서 배울 수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까. 푸른 강에는 배 지나간 자리 없고 파란하늘에는 새 날아간 흔적이 없다. 인간은 삶의 흔적을 남긴다. 하나밖에 없는 내가 우주의 구성원이라 여기면 각자의 소임과 책임이 소중하다. 자식을 낳아 잘 키우는 것만으로도 그 어느 신들이 대신해 줄 수 없다. 햇빛의 무게를 알고 시간의 변화를 보며 사람들의 이야기는 커지고 세상이 돌아간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의 홍익인간(弘益人間)은 1949년 12월 31일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채택되었다. 홍익인간이라면 고루한 얘기 같지만 불교의 자비심 유교의 인 기독교의 박애정신과 맞닿는지라 전 인류의 표상으로 봐도 허물없다. 요즈음은 제일 친한 친구가 핸디이거나 컴퓨터이다. 젊은이들은 친구와 대화하면서 핸디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인의 (仁義)의 발달이 어수선하다. 산은 커도 한 눈에 볼 수 있으나 강은 시작과 끝을 다 볼 수 없다. 바다는 깊으나 바닥이 있고 산은 높으나 꼭대기가 있다. 사람들의 견성은 세상을 키운다. 천문학을 배우면 겸손 해진다는 말이 뜨끔하다. 우주는 광년으로 노는데 100년도 못사는 삶에 죽음이 두려워 천국 지옥을 따지는 건 뿌린 대로 거두는 보편적 상식을 기준으로 보면 그리 예민하게 빠질 게 아닐 것 같다. 천당지옥설은 사람을 교화함에 있어 대단한 힘이 있다. 내 친구들은 천국지옥에 다 있어 굳이 천국지옥을 말하지 않는다는 마크 트웨인이다. 지옥으로 통하는 길은 걷기 쉽고 천국으로 통하는 길은 걷기 어렵다. 유속의 법칙은 수면 위가 빠르면 아래가 고요하고 위가 고요하면 아래가 빠르다. 어떤 틀에 갇히면 안된다. 농부는 바람 햇살 물을 다스려 풍요를 이룬다. 농부의 종교는 평화이다. 볍씨를 평평한 (平)논에 뿌리고 수확하면 사람들은 쌀 화 (禾)을 입(口)으로 먹어 화(和) 평화가 된다. 과거를 끄집어내는 대는 추억거리 만한 것이 없다. 오래 전 그 날 내가 국민학교 1학년쯤일 때의 일이다. 대문 앞 큰 공터에는 시골에서 온 청년들이 지게를 일렬로 세워놓고 땔감을 팔고 아낙들은 나물 과일 계란 참 기름 꿀 마른 버섯 등등을 소쿠리에 담고 행상을 했다. 이들은 용변이 마려울 때 우리 집 변소를 이용했다. 내가 볼일 보러 들어가니 신문지에 둘둘 말린 무언가 세 뭉치가 있었다. 펼쳐 보니 고액권 현금 다발이었다. 엄마에게 주은 돈 다발을 건네 줬다. 가게 하는 엄마에게 오후 늦게 한 중년 남자가 찾아와 엄마에게 돈 잃은 얘기를 하며 낙담을 했다. 그 돈은 소 판 돈인데 없어지면 빈털털이가 된다며 돈 주은 사람 얘기를 못 들어보았느냐고 몇 번씩이나 물었다. 엄마는 주저없이 돈을 돌려줬다. 땅에 이마가 닿을 듯 감사의 절을 수 없이 하며 그는 나는 듯이 돌아갔다. 내가 이제껏 살면서 자랑스럽고 가장 잘 한일은 바로 그 일이라 길 가다가 황소를 보거나 연속극에 황소가 나타나면 문뜩문뜩 떠오르는 추억으로 인이 박혔다. 내가 사람 하나 살려줬구나. 나도 남을 도울 수가 있구나 하는 자긍심이 부풀어 오른다. 이제 봄 기운이 처 처에 완연히 싸여 있다. 강변 길 따라 오가면 큰 농사 짓는 모습을 보게 된다. 미국 농촌에서 본 풍경인데 – 대형 콤바인에 그 만큼 큰 성조기를 차에 꽂고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미국의 힘을 보았다. 국기는 애국심 국가에 대한 존경심 국민들을 결속시키는 힘이 있다. 언젠가는 통일될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벽돌 하나 보태는 심정으로 조국을 바라보며 황소 같은 걸음으로 나아간다면 누구나 애국자요 뜻있게 살았다는 자부심에 인생이 그리 짧지마는 않았지 않겠는가? < 기고: 독일에서 손병원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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