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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집 사는 영국인 늘어난다

영국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파리로 눈길을 돌리는 영국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1800년대 말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을 영국의 시티로프츠라는 건축회사가 방 하나에서 네 개짜리의 아파트 24채로 개조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분양가격은 22만파운드부터 시작하는데 회사 대표 만수리다라에 따르면 이 정도 아파트면 런던에서는 적어도 3배는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파리의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과소평가되어 있다”는 것.
요즘 주택가로 각광을 받는 파리 한복판의 르마레 지역에서 방 셋짜리 아파트가 58만파운드 정도 하는데 비슷한 아파트를 런던 중심가에서 사려면 적어도 75만파운드는 주어야 한다. 잘만 찾아보면 파리 시내에서 아직도 10만파운드밖에 안 하는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영국인들은 그 동안 풍광이 좋은 프랑스 남부 지방에 휴가 때 쓸 별장으로 집을 장만했다. 그러나 전문직을 가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리에서 집을 사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 경제가 통합되면서 파리와 런던을 자주 오가야 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폭등하는 런던의 집값에 질려 아예 파리에서 집을 산다는 것이다.
파리에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젊은 직장인만은 아니다. 런던파리드림홈이라는 부동산회사를 영국에서 운영하는 마리 피에르 마르탱에 따르면 상당수의 고객은 그저 파리가 좋아서 그곳에 집을 사려고 한다. 유로스타가 있으니 주말에 쇼핑도 하고 관광도 하면서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파리에 마련하려는 것이다.
프랑스 남부에 집을 살 경우 1년에 10주 이상은 세를 주기 어렵다. 반면 파리에 집을 사두면 1년 사시사철 세를 주기 용이하다. 작년의 경우 파리의 월세는 5%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1년 정도 장기 계약을 맺어 월세를 주는 것이 투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재정 적자와 달러 약세로 고전하는 동안 유럽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그것은 유로화 강세에서도 드러난다. 독일 경제는 힘차게 성장하고 있고 프랑스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노동 시장 개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독일 못지않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프랑스, 특히 파리의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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