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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거대 산유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 국제유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 전망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 지역의 정권 교체를 수반한 민주화 운동의 확산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 등으로 확산되면서 국제유가 및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 해 12월에 분신한 청년인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올해 1월 5일에 사망하자 튀니지에서 벤 알리 대통령이 하야하는 등 반정부 시위가 심화된 것이 도화선이 되어, 중동 지역의 민주화 운동이 정권 교체를 수반하면서 요르단(내각 총사퇴), 예멘(현 대통령 출마 포기), 이집트(대통령 사임), 리비아(내전 양상)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밖에 중동 국가들의 경우도 바레인, 알제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지에서 크고 작은 민중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튀니지,이집트에서 민주화 시위가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 15위의 주요 산유국이자 12위의 원유 수출국인 리비아로 확대되었지만, 리비아는 다른 두 나라와는 달리 내전 상황으로 돌입하면서 국제석유 시장에 대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드는 등 고공행진을 보이고 각국 주가도 일제히 하락하는 등 세계경제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발 정정불안에 상승 압력 높아지는 국제유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정세불안이 발생하기 전, 국제유가는 세계경기 개선에 따른 세계 석유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에 배럴당 90달러 내외로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세계석유공급의 38.1%에 이르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여 전세불안으로 원유공급에 대한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튀니지의 일일 산유량은 8만 6천 배럴로 세계 원유생산 비중의 0.1% 밖에 되지 않지만 이러한 반정부 시위의 물결이 중동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1월 중·후반까지 소폭 상승하였다.

이윽고 반정부 시위가 1월 25일부터 이집트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이집트의 일일 산유량이 세계원유생산 대비 0.9%로 매우 미약하지만 세계 원유 수송량의 2.3%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때문에 수송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최근 들어서는 튀니지와 이집트와 달리 세계 12대 원유 순수출국인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심화되면서 국제석유시장에 직접적인 공급차질을 유발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아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다.
또한 리비아의 시위가 내전양상으로 격화되면서 원유생산이 평소의 절반 가량(85만 b/d)으로 줄어들고 원유 수출 활동도 위축되는 등 리비아의 고품질 원유의 공급 위축이유가 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했다.
리비아에 이어 바레인, 수단, 알제리 등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될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배럴당 10~40달러 정도 추가적 상승이 전망되지만, 사우디 등 OPEC 회원국이 증산하면서 국제유가 상승폭이 배럴당 10달러 정도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정세불안이 확산되어 원유공급 여력이 급속히 위축되고 공급 불안이 고조되면 국제유가가 2008년 7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WTI 기준)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시 제3차 오일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거대 산유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제2차 오일쇼크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산 860만 배럴, 370만 배럴로 세계 원유 생산에 대한 비중이 각각 9.8%, 4.2%에 달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여유생산능력은 세계 전체의 80.2%에 달한다.  이에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과거 1, 2차 오일쇼크 당시에 나타난 상승폭을 넘어설 전망이다. 원유 공급 차질에 따른 1차, 2차 오일쇼크 시기의 국제유가 상승률은 최고 유가 기준으로 각각 134.6%, 166%이다. 현재 배럴당 국제유가(두바이유3월 2일 기준, 배럴당 109.04)에 1, 2차 오일쇼크시기의 유가 상승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256달러~290달러에 이른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2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의 경우에는 원유생산 비중이 사우디보다 작아 국제유가 급등폭도 사우디 공급차질에 따른 유가 상승폭 보다 작게 나타날 것이다.

세계 및 국내 경제에의 영향

세계경제는 리만쇼크의 후유증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2010년에 4%를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2010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양적금융완화 정책에도 힘입어서 더블딥 우려를 불식하여 2011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왔으나 국제유가의 급등은 이러한 세계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세계경제에 비해 유가상승에 따른 성장률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나게 되어,고유가로 순차적 위기 파급 시에는 경기 하강 추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크며 3차 오일쇼크 도래 시에는 성장률 급락이 불가피하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 아직까지는 중동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의 거대 산유국으로까지 파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건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도 석유자원의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산유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로서는 중동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원유수입선의 다변화, 대체 에너지의 개발 및 보급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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