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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총리회담이 14일 서울에서 개막, 사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김영일 내각 총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 43명은 이날 오전 10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통해 오전 11시경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우리 측 차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영접을 받고 곧바로 회담장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 향했다.
한덕수 총리는 낮 12시 10분경 워커힐 호텔 로비에서 김 내각 총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며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한 뒤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한 총리는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환담을 나누면서 “총리가 오신 호텔이 1991년 제5차 고위급회담이 열린 곳”이라며 “16년만에 오시게 됐는데 정말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내각총리는 “비행장과 호텔에서 뜨거운 열기를 보니 회담이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잘 될 것 같다”며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김영일 북측 내각 총리는 워커힐 호텔에서 한 총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제 역사적인 북남수뇌상봉(2007 남북정상선언)에서 10·4선언(2007 남북정상선언)이 채택됐고 선언의 이행을 위한 총리 1차 회담이 열렸다”면서 “세계 인민과 우리 인민이 이번 총리회담을 지켜보니 인민의 겨레 가득한 심정을 전달하기 위해 연출을 잘 한번 해야겠다는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회담 성과에 대한 강한 희망을 나타냈다.



북측, “좋은 결실 위해 모든 노력 다할 것”

북측 대표단은 이날 서울 도착성명을 통해 “력사적인 10·4 선언(남북정상선언)은 평화번영의 시대를 열어 놓는 리정표”라면서 “10·4 선언에 대한 내외의 관심과 기대는 매우 크며 온 겨레는 그것이 하루빨리 리행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합의도 실천되지 않으면 빈종이장에 지나지 않는다”며 “북과 남 온 겨레가 력사의 온갖 도전을 짓부시고 10·4 선언을 간결히 고수하고 리행해나갈 때 이 땅에는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가 앞당겨 오게 될 것”이라고 이번 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우리측.서해평화지대 5개 세부사업 제안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행에 관한‘제1차 남북총리회담’첫날인 14일 오후 양측 대표단은 전체회의를 열어 ‘2007 남북정상선언’ 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하며 진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우리 측은‘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설치는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확보하고 평화를 통해 경제협력을 촉진하고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하여 각 분야 별 사업에 대한 기본 구상과 방향을 설명,북측 대표단의 이해를 도왔다. 이 장관은 “이제까지 560회가 넘는 회담이 있었지만 파워포인트를 이용, 자료를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파워포인트로 이뤄진 설명자료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관한 해주경제특구개발 △해주항의 활용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의 설정 △해주 직항로 및 평화협력통항구역 △한강 하구의 공동이용 등 5가지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추진 구상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3통문제 등 제도적 장치 조속개선 제의

전체회의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먼저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내실화하고, 활성화함으로써 경제 공동체 형성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제시하면서 우선 개성공단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통신·통행·통관 등 제도적 장치 등을 조속히 개선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산-봉동 간 철도 화물 수송을 신속하게 실시할 것과 이를 통해 남북철도 공동이용의 첫 단계로 진입하고, 이어 남북경협의 확대 발전에 따라 개성~신의주간 철도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에 대한 남북공동이용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을 제기했다.
또한 조선 협력을 남북산업협력의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총리회담을 통해 남북 조선산업 간 상호 보완적 분업 관계를 이루는 방향에서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고, 기업의 투자와 생산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을 제의했다.


남측,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 필요성도 강조

한 총리는 이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이산가족 상봉 확대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우리 측은 이산가족의 대부분이 고령임을 감안, 내년 3월부터 운영되는 이산가족면회소를 통해 상시 상봉 기회를 제공하고, 이산가족들 사이의 우편물과 영상편지를 교환하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우리 측은 백두산 관광과 서울~백두산 간 직항로 개설과 경의선 열차를 통한 베이징 올림픽 응원과 관련해서도 세부적 문제를 조속히 협의 ·해결함으로써 내년 5월과 8월로 예정되어 있는 사업들을 차질 없이 준비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북측 “개성-신의주 철도 공동이용 본격 추진하자”

한 총리의 기조연설에 이어 북측 김영일 총리도 기조연설을 통해 “‘2007 남북정상선언’이 지금까지의 어떤 합의보다도 포괄적이고 실천적인 선언”이라고 평가하며 각 분야 별 이행방안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먼저 “남북정상선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간의 상호 존중과 신뢰관계의 확립이 중요하다”며 “정상선언에 담겨 있는 6·15를 기념하는 문제, 상호내정불간섭, 통일 지향적 법 제도 정비 등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 평양 고속도로의 개보수와 공동이용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또 조선협력사업을 발전전망이 매우 좋은 남북협력사업이라고 평가하고 남포와 안변지역에 대한 조선소 건설을 적극 추진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와 관련해선 “경제적 이익은 물론, 쌍방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보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한 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평화번영 시대의 상징적 사업으로 남북의 공동이익에 부합하게 실현해 나가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총리는 또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 남북정상회담에서 통행·통신·통관 ‘3통 문제’ 해결과 문산-봉동 간 화물수송 실시에 합의한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개성공업지구 사업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제의했다. 아울러 백두산 관광사업, 경의선 열차를 이용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북응원단의 참가, 역사유적과 사료 발굴 및 보전 우리말 사전 공동편찬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인도주의 협력사업 확대와 관련해 이산가족 상봉 확대 및 정상화, 영상편지의 시범교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의 준공과 더불어 운영계획, 자연 재해 등 재난 발생시 협력 등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상선언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력 확보

이번 남북총리회담은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형성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큰 흐름이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최근 북한 핵문제가 불능화 단계에 진입하는 등 북핵문제 해결 진전에 발맞춰 남북관계 발전도 가속화함으로써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를 선순환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남북 양측은 3차례의 예비접촉 등을 통해 회담 의제에 대한 구상, 계획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는 이번 총리회담을 통해 ‘2007 남북정상선언’의 내용 가운데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파급효과가 크고,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적극 추동할 수 있는 전략적인 우선의제를 선정하고, 이의 실천적 합의도출에 주력했다.
구체적인 의제로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활성화 △남북경협 추진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현안 해결 △사회문화분야 교류협력 활성화 △조선협력단지 △철도-도로 개보수 △개성공단 활성화 △자원개발·환경보호 및 농업·보건협력 등이 논의되었다.



“실사구시…길 열었으니 잘 해보자”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총리회담 첫날, 김영일 북측 내각 총리는 ‘2007 남북 정상선언’ 이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북 총리 간의 만남은‘혈육의 정’과‘반가움’의 환대가 오가며 전혀 어색하거나 서먹서먹하지 않았다. 회담의 수석 대표인 두 총리의 화기애애한 대화는 2007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에 한층 두터워진 ‘신뢰’의 두께를 실감케 했다.
북측 대표단의 서울 도착 성명은 "10·4 선언에 대한 내외의 관심과 기대는 매우 크며 온 겨레는 그것이 하루빨리 이행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아무리 훌륭한 합의도 실천되지 않으면 빈종이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행에 대한 구체적 합의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낸 것이다.


시종일관 친밀감 강조,성과 기대감 고조

회담 첫날 저녁 펼쳐진 환영만찬은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회담장은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기분 좋게 취해 홍조 띤 얼굴의 남북 대표단이 서로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모습도 쉽게 엿볼 수 있었다.

만찬에 초청된 박병석 국회 법사위원장이 김 총리에게 “사진보다 젊어보인다”며 덕담을 건네자 한 총리가 “실제로 젊으시다”고 거들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총리는 “여기 와서 총리선생(한 총리)이랑 몇 번째 만나는데 볼수록 정이 깊어진다”며 만찬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만찬 도중 북측 대표인 김 내각 총리가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은 같은 것”이라고 강조하자 한 총리가 제일 먼저 박수를 치며 동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한 한 총리는 분위기가 무르익자 연단으로 나아가 “남북경협, 남북평화”를 외치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으며 양 총리는 만찬이 끝난 뒤 서로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양측 수석대표가 회담 이틀째 일정을 숙소 주변 산책으로 시작한 것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북회담은 특성상 예정에 없던 일정을 추가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날 양 총리는‘약속’을 통해 이른 아침 단풍이 곱게 핀 호텔 경내 산책로를 30여 분 간 거닐며 환담을 나누었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kn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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