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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에 재창조된 <벤허>는 당시로서는 영화사상 최고의 규모로 만들어진 대작이었다. 1500만불이라는 제작비와, 10년간의 제작기간, 10만여 명이 출연 인원이라는 숫자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지금의 와이드 스크린보다 훨씬 가로 비율이 긴 2.75:1 시네마스코프 사이즈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화면에 이 어마어마한 숫자들이 모두 담겨있다는 것, 그래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더 놀랍다.  

게다가 고대 서사시를 영화화한 만큼 영화음악 또한 웅장함이 그지없다.

<벤허>는 19세기 후반 ‘루 웰러스(Lew Wallace)’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지금까지 총 4번에 걸쳐 영화와 되었다. 1907년에 단편 무성영화로 처음 만들어졌고, 1925년에는 ‘프레드 니브로(Fred Niblo)’ 감독에 의해 140분 장편으로 만들어진 무성영화가 탄생했다.

이 무성영화는 59년도의 <벤허>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완성도와 스펙터클을 자랑하는 대작이다.

그리고 2003년에 ‘찰튼 헤스턴’이 목소리 연기를 한 애니메이션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바로 이 세번째 디스크에는 1925년에 만들어진 무성영화가 온전하게 복원되어있다. 칼 데이비스(Carl Davis)의 음악이 담긴 버전으로 총 상영시간이 142분58초에 이르며,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대작이다.

59년 영화와 스토리는 거의 유사하고 영화의 초반과 후반에 예수의 모습을 더 많이 담아서 보다 성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벤허’가 노예로 끌려간 해상 전쟁 장면이나 마차 경주 장면은 그 규모 면이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에서 결코 요즘의 영화들과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놀라운 장면들을 보여준다.

역사학자 진 해처는 본편 코멘터리를 시작하면서 주인공 ‘유다 벤허’가 실존인물인가? 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한 뒤 본격적인 코멘터리에 들어간다. 그는 단호하게 유다 벤허가 가상의 인물임을 밝힌다. 단지 그는 화려했던 과거사의 증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이다.

즉 ‘유다 벤허’는 ‘루 웰러스’라는 소설가에 의해 탄생한 인물이고, 로마 제국 시대에 핍박 받던 유대 민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기 26년, 로마 제국 시대. 유다 벤허는 예루살렘의 제일가는 유태 귀족이었다. 어느날 로마의 지배하에 있던 이스라엘에 새로운 총독이 부임해오는데, 신임 총독 일행에 주둔 사령관으로 벤허의 옛친구인 메살라도 함께 온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 적대적 관계로 변해 있었다.

다음날 신임 총독의 부임 축하 행진 중에 벤허의 여동생의 실수로 기왓장이 총독의 머리에 떨어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를 유대인의 계획적인 사고로 보고 메살라는 무고함을 알면서도 벤허 가족을 잡아들인다.

결국 어머니 미리암, 누이 티자, 연인 에스터는 감옥에 보내지고 재산은 몰수당한 채, 벤허는 노예로 팔려간다.

그로부터 5년 후 벤허는 로마의 함선에서 노를 저으며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벤허가 젓는 배가 해적선의 습격을 받아 침몰하게 되는데 이때 벤허는 함대 사령관 아리우스 제독의 목숨을 구해줌으로써 제독의 양자가 되고 로마의 시민으로 신분이 복귀된다.

그로부터 다시 5년 후 로마의 귀족 생활을 하던 벤허는 가족의 소식을 알아보던 중 이스라엘로 돌아와 홀로 집을 지키던 에스더와 재회한다.

이제 벤허는 메살라에 대한 복수를 실천하고자 한다. 유태인과 아랍인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가운데 벤허는 메살라와 함께 전차 경주에 출전한다. 드디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차 경주가 시작되고 결국 메살라의 전차는 뒤집히고 벤허가 승리한다.

메살라는 죽음에 직면해서 벤허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나병에 걸려 나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골짜기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문둥이 골짜기로 어머니와 여동생을 만나러 간 벤허의 슬픔 앞에, 예수님이 나타난다. 하지만 로마군은 예수를 처형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 형을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그에게 물을 갖다 주던 벤허는 오래전 그가 노예로 팔려가던 중 나사렛에서 그에게 물을 떠주던 사람임을 알고 놀란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자 갑자기 하늘에서는 천둥 번개가 치고 기적이 일어난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나병이 깨끗이 나은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예수의 탄생과 함께 했고, 영화의 끝은 예수의 희생을 통한 기적으로 마무리된다. 결국 이 거대한 서사시는 모두에게 행복을 돌려주며 성스러운 의식으로 막을 내린다.


김 하늘 기자
eurojournal28@eknews.net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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