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53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정책기고
문화칼럼


결혼이주여성이 ‘아줌마’를 통해 본 한국


나는 강연 할 때마다 ‘아줌마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내가 본 한국에 대한 인상은 남편 다음으로 여러 아줌마들과의 만남으로 형성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만난 첫 아줌마는 가족에 대한 배려, 문화적 충격, 그리고 예의를 가르쳐준 우리 시어머니다. 어머니는 반대한 결혼이면서도, 인사하러 온 나를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맞아주셨다. 식구들과 처음으로 함께한 첫 식사. 내가 매운 음식 못 먹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내 자리 앞에만 계란 프라이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그곳이 내 자리인 걸 어떻게 알았냐고? 유일하게 숟가락 옆에 포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날은, 내가 고기 잘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커다란 솥을 쇠고기로 채우고 간장에 조리기 시작했다. 정말 맛있었다. 덕분에 거의 2주 동안 하루 세끼 쇠고기조림을 정말 원 없이 먹었다.

한국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시어머니는 바구니를 들고 나를 불렀다. 따라오라는 손짓이었다. 바구니를 들었으니 당연히 시장에 간다고 생각했다. 시장 가기엔 바구니가 너무 작고, 샴푸와 비누도 들어 있어서 참 의외였다. 그래도 바구니니까, 분명 시장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착한 곳은 한 허름한 건물 앞이었다. 가운데 이상한 작은 창문이 열리고, 손만 나와서 돈을 받고, 다시 닫고. 그리고 옆쪽 커튼이 열렸다. 속으로 ‘아아아아악!’ 했다. 목욕탕이었다. 뜨겁고, 때 미는 건 아프고, 그 모든 것은 둘째 치고, 남들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는 행위는 나에게 아주 커다란 문화적 충격이었다. 덕분에 이후 몇 년간은 목욕탕 가는 날이면 꾀병을 부리곤 했다.

우리 시어머니는 아침과 저녁에 하는 ‘의식(?)’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한 뒤 30분 동안 거울 앞에서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두드리는 것이다. 그 의식은 ‘기초화장’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나는 친정엄마가 기초화장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니면 색조 화장도 안 하신다. 나 또한 필리핀에 있을 때, 화장을 안 했다. 하지만 시어머님은 달랐다. 아침에 기초화장과 색조화장을 한다. 그리고 저녁 때 씻고 또 다시 기초화장을 하신다. 어느 날 외출할 준비를 하던 중 나는 다른 날처럼 색조화장을 안 하고 집을 나섰다. 시어머니는 나를 불러 ‘화장해라’라고 한 뒤 설명을 덧붙이셨다, ‘사람 만날 때, 화장하고 나가는 것은 예의이다. 화장을 하는 건 만날 상대방을 위해 나름 신경을 썼고, 준비했다는 뜻이다.’ 화장에 그런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지 그 때 알았다.

집에서 밥을 잘 먹지 못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은 나를 데리고 나가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다녔다. 그때 한 식당 아줌마가 나를 보자마자, ‘어머! 외국인인가 봐’라고 하셨다. 나는 수줍게 인사하고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몇 마디를 나누었다. 식당 아줌마는 흠칫 놀라면서 ‘한국말을 잘 한다’고 나를 계속 칭찬했다. 그리고 그 뒤로 원래 나오지도 않던 반찬이 나오기 시작했다. 많이 먹으라고, 한국말 배워서 고맙다고, 이것은 한국의 ‘정’이라고 했다. 기분이 좋았다. “한국의 ‘정’은 이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 혼자서도 버스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내 옆에 앉아 나를 쭉 지켜보시더니 큰 목소리로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었다. 필리핀에서 왔다고 하니, 당신도 필리핀에 가봤다며 그곳 사람들은 불쌍하고 가난해서 도둑이 많다는 말을 했다. ‘한국 사람이랑 결혼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니, 통일교냐, 중매냐, 나이 차이는 얼마냐, 심지어 남편 월급까지도 물어봤다. 당황했다. 그제서야 필리핀에 대한 편견, 국제결혼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생각과 편견을 알게 되었다.

이주민으로서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고민하던 중 목욕탕에서 또 다른 아줌마를 만났다. 목욕탕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목욕탕에 다니기 때문에, 나도 왠지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다니기 시작하던 차였다. 목욕을 하던 중 옆에 있던 아줌마가 내 등을 밀어준다고 했다. 밀고 난 후 때밀이 수건을 주면서 자신의 등도 밀어달라는 말을 했다. 당연히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줌마의 등을 보니, 내 등보다 ‘면적’이 2배나 넓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즐겁게, 팔뚝 살이나 빼자’며 이내 생각을 바꾼 뒤 아줌마의 등을 밀어드렸다. 목욕이 끝난 뒤 아줌마는 나를 불러 집에서 가져온 매실차를 같이 마시자고 했다.

그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유하자면, 목욕탕은 한국이고, 아줌마는 한국정부나 한국인이고, 나는 이주민이다. 목욕탕처럼 한국은 처음엔 두렵고 어색했던 곳이지만, 아줌마와 함께 서로 등을 밀어주듯이 누군가 손을 내밀면 그 손을 맞잡고, 낯선 목욕문화에 익숙해져가듯이 이들처럼 살기 위해 나는 두 배 더 노력하고,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해야 하는 곳. 그곳이 바로 한국이란걸.


<이자스민 결혼이민자·물방울나눔회 사무국장>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www.eknews.net는 최대발행부수와 최대발행면을 통해
전유럽 16 개국 한인사회로 유일하게 배포되고 있는 주간신문 유로저널의 홈페이지입니다.
기사 제보를 비롯한 광고 문의 등은 아래 연락처를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44 (0)208 949 1100, +44 (0)786 8755 848
eurojournal@eknews.net 혹은 eurojournals@hotmail.com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수
공지 사회 해외 병역기피자 입국금지 및 국적 회복 불허법 발의 2020.12.19 207695
공지 사회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선택신고 안내 -외국국적불행사 서약 방식- (2023년 5월 수정안 제시) file 2019.01.07 320702
공지 사회 5월부터 41세 미만 병역미필자는 재외동포 비자 발급제한 file 2018.02.19 331749
공지 사회 병역 미필자는 국적 회복 불허, 해외 병역대상자 40세로 !!! file 2017.06.20 372357
공지 사회 10억 넘는 해외금융계좌 내국인과 일부 외국인 신고 안 하면 과태료율 40% 2016.05.31 406404
공지 사회 재외국민 국내거소신고제도 폐지에 따른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발급 안내 2016.05.22 419322
공지 사회 병역 의무 회피나 감면 목적 외국 여행이나 유학 후 미귀국시 강력 처벌 file 2016.02.22 403341
공지 사회 재외동포, 입국시 자동출입국심사 가능한 반면 지문정보 제공 필수 file 2015.11.23 400956
공지 사회 재외국민 선거, 법 위반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처벌 받는다. file 2015.11.17 407189
공지 사회 재외동포 등 외국인 입국 즉시 공항에서 휴대폰 개통 가능 file 2015.10.01 404383
공지 사회 한국 국적 포기자, '최근 3년간 5만명 육박,병역기피자도 증가세 file 2015.09.23 416453
공지 사회 국내 주민등록자, 해외 재산·소득 자진 신고하면 처벌 면제,10월1일부터 6개월간 file 2015.09.22 397337
공지 건강 2007년 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2025년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해야 (18세 이전 이탈 가능); 2023년 5월 수정안 추기 게시) 2015.07.19 427018
» 문화 결혼이주여성이 ‘아줌마’를 통해 본 한국 file 2011.01.18 5349
20650 문화 한국 정부, 글로벌 박사 양성 적극 지원 나서 file 2011.01.18 3535
20649 문화 스마트폰 이용, 전 연령층으로 ‘확대’ file 2011.01.18 4033
20648 연예 2011년 최고의 배우 현빈 해병대 자원입대 file 2011.01.18 3665
20647 연예 아이유, 5 주 연속 가요계 휩쓸어 file 2011.01.18 3066
20646 연예 별빛찬미,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몰이 file 2011.01.18 4154
20645 연예 빅토리아,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가수 1위 file 2011.01.18 3741
20644 기업 현대重, 1조원 규모 해양 프로젝트 수주 file 2011.01.18 3870
20643 기업 삼성엔지니어링, 미국 플랜트 시장 입성 file 2011.01.18 4063
20642 기업 대우조선해양, 세계 최대 해상원유생산 설비 건조 완료 file 2011.01.18 3265
20641 기업 포스코, 2010년 사상 최대 매출 기록 file 2011.01.18 3377
20640 국제 아이티 대지진 1년, 선진국들 지원 약속 안지켜 file 2011.01.18 3086
20639 경제 한국 조선산업, 올해 세계 1위 탈환도전 file 2011.01.18 4069
20638 경제 중소기업 81.0%, ‘대기업에 대한 피해의식 경험’ file 2011.01.18 3757
20637 경제 신흥시장 큰손들, 연초부터 한국상품에 ‘러브콜’ file 2011.01.18 3097
20636 건강 추위와 과난방, 비염 및 호흡기 환자의 이중고 원인 2011.01.18 2932
20635 건강 식약청, 지난 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급증 2011.01.18 4595
20634 건강 한국인 암발생의 20%는 감염이 원인 2011.01.18 3505
20633 정치 박근혜는 노무현처럼 진정성의 정치인 file 2011.01.13 3045
20632 정치 집권 여당, 대통령 인사정책에 단호히 거부로 충격 2011.01.13 2936
Board Pagination ‹ Prev 1 ... 1265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1272 1273 1274 ... 2302 Next ›
/ 230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