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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 해도 여름은 바다의 계절이다. 뜨거운 태양볕의 열기에 지친 당신이라면 한 번쯤 넓고 푸른 바다에 풍덩 잠기고픈 충동을 느꼈으리라. 그러나, 마음은 이미 바다에 가 있어도 몸은 어쩔 수 없이 바다와는 너무도 먼 자리에 머물고 있다면, 화면 가득 푸른 바다가 등장하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단, 헐리우드 오락 영화부터 시작해 보자. 미국 서부 해안을 배경으로 서퍼들이 등장하는 형사 액션물인 ‘폭풍 속으로’는 보는 내내 그 푸른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일으킨다. 여성 감독인 캐서린 비글로우가 담아낸 섬세하고도 역동적인 바다의 풍경 속에서 당시 최고의 섹시 매력남이었던 패트릭 스웨이지와 키아누 리브스가 펼치는 우정과 액션을 감상해 보시라. 영문 제목은 ‘Point Break’.

한국에서는 ‘블루 스톰’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Into the wild’는 남미 해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과 모험이 가미된 오락물이다. 그다지 탄탄한 작품은 아니지만, 남미 특유의 푸르고 투명한 바다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남성 관객들에게는 훌륭한 보너스(?)가 될 제시카 알바의 수영복 차림를 감상할 수 있다. 오해는 마시라, 이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가’인 만큼 선(?)을 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소 오래된 작품이지만 3,40대 들에게는 잊지 못할 작품인 ‘푸른 산호초(Blue Lagoon)’도 열대 섬의 천연 자연과 그림 같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 당시 10대였던 브룩 쉴즈를 기용하여 무인도에 표류한 두 남녀 어린이의 성장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지금은 촬영 배경이 되었던 그 섬이 여전히 그렇게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대부분 바다가 배경인 영화들이 바다에 가고 싶도록 만드는 데 비해, 보고 나면 바다에 가고픈 마음이 싹 가시는 영화도 있다. 바로 설명이 필요없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역시 다소 오래된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정말 손색이 없는 걸작이다. 죠스의 등장을 알리는 ‘빠밤 빠밤~’ 음산한 첼로 선율과, 첫 장면에서 새벽녘 혼자 수영하러 바다에 들어간 여성이 죠스의 습격을 받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해수욕장에 수영하러 가기 전에는 가급적 안 보는 게 좋을 듯.

바다가 배경이라도 마냥 짜릿한 오락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빅 블루’(‘그랑 블루’로도 통용)는 헐리우드 오락 영화와 같은 흥분과 재미는 덜하지만, 정말 제목처럼 블루, 즉 푸른 바다의 신비와 매력을 심도 깊게 담아낸 작품이다. 바다와 사랑에 빠진, 그래서 결국 바다와 함께 생을 마감하는 잠수부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레옹’으로 유명해진 뤽 베송 감독의 파트너격 배우인 장 르노가 등장하며, 역시 빠질 수 없는 에릭 세라의 음악도 놓치지 말 것!

헤밍웨이의 명작 소설 ‘노인과 바다’를 스크린에 옮긴 고전 영화 ‘노인과 바다’도 영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명배우 안소니 퀸의 훌륭한 연기와, 헤밍웨이 원작이 지닌 그 위대함을 화면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다.

재능과 개성을 겸비한 일본 영화인 키타노 다케시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바다를 배경으로 잔잔한 감동과 진한 여운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벙어리이며 장님인 바닷가 청소부와 그 연인이 엮어내는 청춘의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가 키타노 다케시 특유의 따스함으로 담겨져 있다.

실사판 바다 영화들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적극 추천한다. 디즈니의 ‘인어 공주’보다 훨씬 뒤에, 더 뛰어난 기술로 제작된 작품인 만큼, 화면 가득한 바다 풍경이 성인 관객들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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