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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06:08
연휴 기간 극장 나들이 추천작
조회 수 3195 추천 수 0 댓글 0
4일간에 걸친 황금 연휴가 찾아왔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이번 휴가 기간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최소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한다. 큰 돈 들이지 않으면서도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 중 극장 나들이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이번 연휴 기간에 극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현재 영국 극장가에서 상영하고 있는 작품들 가운데 강력 추천작 세 편을 선정해 보았다. 가장 먼저 소개할 작품은 설명이 필요없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한 신작 ‘그랜 토리노(Gran Torino)’. 그 옛날 ‘황야의 무법자’나 ‘더티 해리’ 시절 선보였던 총싸움의 대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매 작품마다 참신한 주제로 진지한 연출 세계를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 ‘그랜 토리노’ 역시 미국 내 이민자, 유색 인종에 대한 이스트우드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스트우드가 연기하는 주인공 월트 코왈스키는 한국군 참전용사로 홀로 외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자신의 자동차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는 이웃 이민 가정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오히려 그는 그들 이민자들을 갱단으로부터 보호하는 우호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상업 영화적인 요소들을 갖춘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이전 작품들에서도 선보였듯이, 영화계의 산 역사 이스트우드의 탄탄한 연출력과, 역시 이곳 유럽에서 이민자의 입장인 우리 한인들로서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는 충분히 흡입력이 있다. 그러나, 진지한 작품이 싫고,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객이라면 ‘그랜 토리노’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대신 가족 관객들에게는 ‘몬스터 vs 에이리언(Monsters Vs. Aliens)’을 적극 추천한다. 이 작품은 ‘슈렉’, ‘마다카스카’, ‘쿵푸팬더’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사가 선보이는 신작 3D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답게 몬스터가 된 인간들을 내세워 외계 로봇들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그야말로 만화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본 작품은 그러나 눈길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화려한 화면과 최신 3D 테크놀로지의 결정판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리즈 위더스푼, 키퍼 서덜랜드 등 목소리 배역을 맡은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활과 함께 더 이상 애니메이션은 아동용만이 아닌 만큼, 이번 연휴 중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이라면 가볍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으로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적극 추천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진지한 작품세계에 심취하고픈 영화광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볍게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가족 단위 관객도 아닌, 영국을 탐험(?)하는 젊은 관객이라면 ‘The Boat That Rocked’를 추천한다. 일반 관객들에게는 매우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 작품은 리차드 커티스 감독만 보고 신뢰해도 되는 작품이다. 리차드 커티스는 현 시대에 가장 영국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 연출가로 그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같은 작품들의 각본을 썼으며, 2003년도에는 ‘러브 액츄얼리’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마친 영국 출신 연출가. 본 작품은 1966년도를 배경으로 해적 방송을 통해 록크롤 음악을 전파하는 젊은이들과 그들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와 빚어내는 소동 등, 지극히 영국적인 배경에서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친구들끼리, 아니면 연인끼리 감상해도 무리가 없는 작품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작품 외에도 사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상영 중이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원한다면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노잉(Knowing)’도 있고, 호러물을 원한다면 ‘더 헌팅 인 코네티컷 (The Haunting In Connecticut)’도 있으며, 로맨틱 코미디를 원한다면 ‘말리와 나 (Marley & Me)’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작품들은 관객들의 평이 2%씩 부족한 관계로 적극 추천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평작들이다. 혹시 올해 아카데미를 비롯 전세계 영화제를 휩쓸고 흥행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걸작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를 아직 감상하지 못한 관객들은 이번 연휴 기간에 꼭 이 작품을 감상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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