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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5 16:25
‘스파이더맨’ 감독이 만든 호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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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살과 함께 여름, 호러 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 여름 한 편의 호러 영화를 추천하라고 하면 필자는 샘 레이미 감독의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을 꼽겠다.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 영화를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 때문이다. 그가 누구냐고? 바로 2000년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감독한 인물이다. 그렇다면 ‘스파이더맨’을 연출한 감독이 호러 영화를 만들었다는 얘기인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판타지 액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를 굳이 기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샘 레이미를 그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한 오락영화 감독으로만 알고 있는 분들 말고, ‘이블 데드(The Evil Dead)’의 샘 레이미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진정 필자의 존경을 받을만 하다. ‘이블 데드’,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비디오를 통해 공포영화 꽤나 섭렵한다는 친구들 사이에 유명한 영화가 한 편 있었으니, 바로 ‘이블 데드’ 였다. 샘 레이미 감독이 불과 21세였던 1981년도에 직접 각본을 쓴 첫 장편 연출작인 본 작품은 별장에 놀러간 청년들이 악령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21세 신인 감독의 작품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탄탄한 연출과 촬영으로, 당시 유행하던 ‘13일의 금요일’ 류의 슬래셔 호러와는 차원이 다른 호러를 선보이면서, 평론가들과 관객들을 단 숨에 사로잡았고, 훗날 3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다. 즉, 샘 레이미 감독은 비록 2000년대 들어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소위 대박을 맛보았지만, 사실 그의 영화적 태생은 호러물이었던 셈이다. ‘이블데드’ 이후 ‘스파이더맨’ 이전까지 샘 레이미가 연출한 작품 중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1990년 작 ‘다크맨(Dark Man)’. 바로 샘 레이미로 하여금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하게 만든 행운의 작품이자, 개봉 당시에는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던 불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악당들로 인해 화상을 입고 끔찍한 모습을 한 주인공이 다크맨이 되어 정의의 화신이 되어 활약(?)한다는, 그러니까 ‘수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 ‘헐크’ 등과 맥락을 같이하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샘 레이미 특유의 어두운 매력(?)이 잘 담겨져 있었고, 이는 훗날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러나, ‘다크맨’과 ‘이블데드’ 시리즈를 제외하면 아쉽게도 ‘스파이더맨’ 이전까지 그의 연출작은 대부분 실망스러웠다. 생뚱맞게 샤론 스톤이 주연한 서부극 ‘퀵 앤 데드(The Quick and the Dead)’를 연출하기도 했고, ‘케빈 코스트너의 사랑을 위하여(For Love of the Game)’ 같은, 도저히 샘 레이미가 연출했다고 믿겨지지 않는 졸작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나마, ‘스파이더맨’을 연출하기 전 2000년도에 회심작 호러물 ‘기프트(The Gift)’를 내놓았지만, 오랜만에 호러물로의 복귀여서인지, 아니면 그 동안 너무 자신감을 상실한 탓인지, 이 작품 역시 실패로 끝나고 만다. ‘호러 신동’에서 퇴물로 전락하려던 샘 레이미를 구원한 것은 ‘스파이더맨’, 비평과 흥행 모두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샘 레이미는 이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 즈음에서 그가 다시 본격 호러물로 귀환한 작품이 바로 올 여름 개봉하는 ‘드래그 미 투 헬(Drag Me to Hell)’인 것이다. 더구나, 이번 ‘드래그 미 투 헬’에 참여하는 제작진은 ‘이블데드’를 만든 원년 멤버들, 호러팬들로서는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드래그 미 투 헬’은 은행 대출 상담원인 주인공이 어느 노파의 대출을 거절하고, 이에 그 노파가 저주를 걸면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직 필자도 이 작품을 감상하지 못했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예전 ‘이블데드’ 시절의 샘 레이미의 천재적인 호러 감각이 ‘스파이더맨’을 통해 연마된 환상적인 촬영과 맞물려, 금세기 최고의 호러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걸작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자, 이제 여러분들도 ‘드래그 미 투 헬’이 기다려지지 않으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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