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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작과 위조의 미술사 2
로랭(Lorrain, Claude)과 터너


모작은 대부분 작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19세기 중반까지 화가들은 미술 수업을 대가들의 그림을 모작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배웠다. 그 모작의 단계에서 벗어나 마스터의 영역을 뛰어넘어 자기 만의 작품을 표현했을 때 그 사람은 비로소 예술가로 불려졌다.
모작으로 화가에 입문 했던 작가들도 처음에는 열등감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각 시대 마다 많은 미술가들이 있었지만 스승인 마스터의 솜씨를 뛰어넘고 자기만의 세계와 개성적인 표현방법을 찾은 사람 만이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 주듯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가면 재미있는 그림 방이 하나 있다.
르네상스 전성기 작가의 방을 거쳐 마니에스리모(Manierismo)의 작가들의 그림이 걸려 있는 방으로 마치 시간을 따라 흘러가듯 가다보면 작은 전시 방이 있다.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 작가 전시장과 루벤스 방과의 중간 지점에 있는 조그만 방이다.
이 방에는 로랭 영국이 자랑하는 터너가 비슷한 풍경의 그림을 가지고 대결을 하듯 마주 보고 있다.
마치 두 사람의 그림 솜씨를 서로 비교하고 있는 듯 전시되어 있는데, 사실은 월리암 터너가 자신의 그림을 기증할 때, 이렇게 클로드와 마주 보게 전시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그리고 미술관 측은 터너의 부탁으로 이 전시 방을 기획한 것이다.
터너는 초기에 클로드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클로드를 뛰어넘은 묘사력과 솜씨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터너는 후대의 사람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같은 까닭에 클로드 그림과 나란히 전시해 달라고 유언을 남긴 것이다.

로랭(Lorrain, Claude)
본명은 줄레(Claude Gell_e)로 로랭지역의 빈농의 아들로 1604년 태어나 12세에 고아가 되었다.
목판화가인 형과 생활하다 레이스 상인(商人)을 따라 로마에 가서 풍경화가 아고스티노 타시의 사동(使童)을 겸한 제자가 되었다.
1625년 일시 귀국하여 로렌공(公)의 화가가 되었으나 1627년 다시 로마로 돌아가, 자연과 벗 삼아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미술에 간접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다.
10여 년의 방황과 모색으로  '분위기의 풍경화'의 대가(大家)로 이름이 나자, 외국의 사신 ·추기경(樞機卿) ·교황 ·국왕 등의 주문이 잇달았다.
만년에 중풍으로 일의 양은 많이 줄었지만, 끝까지 하늘과 바다와 들과 논밭을 쫓아다니는 목자(牧者)로서의 정신을 간직하고 순박한 천성을 잃지 않았다.
그의 자연을 실제보다 더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습으로 이상화한 풍경화로 유명하다.
이런 그림들은 고전적인 발상에서 나온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풍경 속에는 대개 고전시대의 유적과 고전의상을 입은 목가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는 주로 로마 근처 캄파니아 지방에 있는 유적 등에 착상을 얻었다. 이상향을 그리는 풍경화가 번성한 17세기 당시 이런 그림을 그린 사람들은 여러 나라에서 로마로 모여든 화가들이었으며 뒤에 이런 양식은 다른 나라들로 퍼져나갔다.
이상향의 풍경과 시적인 묘사로 그는 조경환경 조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클로드는 동시대뿐만 아니라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특히 영국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터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국인들이 자연을 보고 '그림 같은 풍경'이라 말할 때 이 그림 같은 풍경이라면 바로 로랭의 그림 속에 그려진 모습을 의미하는 것이다.

터너는 클로드를 넘어서
영국의 작가 조셉 말로드 윌리암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는 한 수집가에 의해 영국에 대량으로 유입된 클로드 로랭의 작품을 보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화가로 입문한 그의 야심은 클로드 로랭의 유명한 풍경화를 능가하지는 못할지언정 그와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그가 자신의 작품과 스케치를 국가에 기증했을 때, 그는 1815년 작품인 <카르타고의 건설>이 항상 클로드 로랭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되어야 한다는 명백한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과 클로드 로랭의 작품들과의 비교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을 평가해 주기를 기대 했다.
터너는 마침 내 클로드의 세계를 뛰어 넘어 또 다른 자신의 경지와 세계를 개척해 내었다.
19세기 이후 터너가 이룬 새로운 영역을 또 다시 모작하는 화가가 나타난다. 다음 호에 다시 다루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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