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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사가와 문화 이론가들의 처절한 문화 전쟁 2
  과연 영국의 젊은 현대 미술가들이 세계의 주류 속에 파고 들 수 있을까?



  20세기 영국에서 활동해 세계 미술사 조류에 편입한 대표적인 화가로선 당연 프란시스 베이컨과 데이비드 학크니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 영국 출신인 조각가 헨리 모아 등이 있으나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 사실상 자생적 작가로 분류하기엔 문제가 있다.
아무튼 영국의 위상과 세계 인지도로 보아 미술문화는 다른 분야에 비해 현저하게 뒤떨어져 있는 것 같이 인식되고 있다. 이것은 정말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세계적인 미술사가인 곰브리치가 60년대까지 생존하며 활동을 한 곳이 영국이고 세계 굴지의 미술경매 회사의 본사를 가지고 미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곳이 런던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은 곳곳에 대형 전시장과 미술사가, 잘 훈련된 야심만만한 큐레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까지 미술사와 문화사의 변방으로 몇몇 작가들을 역사 속에 편입시키는데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불모지에서 80년대 중반에 야심찬 문화 중흥의 기획으로 데이트 모던을 세우고 터너 프라이즈를 만들어 수십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나 눈에 띄는 작가들은 소수뿐이고 그 것도 언론의 기획과 장난, 유태인 미술시장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 아닌가? 필자는 여전히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앞장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실제로 데미안 허스트나 테레시 예민등 요즘 뜨고 있는 작가들은 유태인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그룹의 총수인 사치의 인위적인 작품이었다. 사치 그룹은 90년 들어서 주춤 거리기 시작했지만 70년대와 80대초엔 뉴욕의 광고 미디어 업계를 넘어서 세계 최고의 광고 기획회사로 우뚝 선 기업이었다. 얼마 전에 현대자동차 광고도 사치미디어에서 기획을 한 것으로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사치의 전략적인 작가 키우기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2차 대전이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 점유에 이어 유태인들이 대거 미술 시장에 진출해 뉴욕에서 남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의 화랑업계를 장악하고 그림 가격과 미술 시장을 조정하고 있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화가들이 수군대는 소리, 유태 화상에게 반 유태주의자로 찍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풍문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술은 대중의 기호나 감성, 혹은 센세이셔널리즘에 의한 호기심 보다 사적 질료(史的質料)의 비중이 높아지고 역사적인 가치가 가격의 중요 부분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만조니의 작은 참치 캔만 한 사이즈의 똥 통조림이 3억을 호가하고 마르셀 뒤샹이 8개의 변기를 구입해 똑 같은 작품 8개를 만든 것은 이런 변화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현상을 보면 뒤샹은 8개가 아니라 최소한 100여개의 변기를 구해 사인을 하고 시장에 내놓아만 했다. 왜냐하면 각국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들어서서 미술사에 중요한 이정표의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면 같은 것이라도 최소한 100여개 이상 되어야만 중요한 미술관에 한 점 정도 소장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영국의 젊은 현대 미술가들이 세계 미술의 주류에 파고들 수 있을 전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원인은 미술사적 질료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첫째는 영국의 현대 미술이 포스트모더니즘을 종식하고 새롭게 미술사를 주도하고 하거나 편입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전혀 서 있지 않고 둘째는 영국의 현대미술은 여전히 미학(美學) 부재(不在)에 센세이셔널리즘에 의존하고 있고 셋째는 대중들의 대부분은 냉소적으로 자국의 현대 미술을 대하고 있는 풍토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본 글은 다음 호 3으로 계속됩니다.>
  
   <전하현/ writer, hyun.h.Jun 미술사가, 문화 평론가, 미술사를 강의하며 본지에 세계문화사(유로저널)와 국내 매체에 미술과 문화 평론 등을 연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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