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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 <세잔의 사계절 중, 가을과 봄, 1861년>
그림 3 <Mont Sainte Victoire, 1900>


가장 재능이 없었던 세잔이 어떻게 가장 위대한 작가가 되었을까?

목로주점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졸라는 세잔과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체구가 작은 그가 괴롭힘을 당하자 덩치가 큰 세잔이 나타나 보호해 준 계기로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이후 에밀 졸라는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파리로 이사했다.
그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만났을 때는 에밀 졸라는 인상파 화가들과 친한 비평가가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다시 화가와 비평가로 만났다. 에밀 졸라는 마네와 다른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은 비교적 높게 평가했으나 정작 자기 동창인 세잔의 그림에 대해선 인색한 평가를 했다. 졸라는 세잔이 재능이 없어 좋은 화가가 결코 될 수 없다고 단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세잔은 그림이 되고 싶은 그림만 부지런히 그리던 재능이 없었던 청년이었고 졸라는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본 것이었다.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며 마치 해부를 하듯 소설을 쓰는 에밀 졸라의 눈에 비친 세잔은 모습은 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재능이 없는 작가 지망생이었다. 실제로 세잔의 초기 그림에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다음 그림은 세잔이 22살이 되던 해인 1861년에 그림 사계절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다.

그의 그림은 낭만파 작가 경향을 좇고 있으나 정작 낭만주의 그림도 아니었고 더욱 인상파적인 그림은 아니었다. 인체의 비율은 15세기 독일의 그림 같고 색채는 달력의 프린트 같은 이 이발소 그림 수준이었다. 당연 에밀 졸라는 세잔이 좋은 화가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았고 더욱 위대한 근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려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잔은 재현 미술로 승부를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분석적 미술로 자연과 사물에 접근하고 그것을 끝까지 붙들고 늘어졌다. 이 인정받지 못한 시기에 그는 고독과 싸우며 같은 대상을 수 십 번씩 그리며 문제를 찾는다. 마침내 세계를 바꾼 세 번째의 사과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런 세잔을 끝까지 믿고 성원을 해준 사람은 바르비종파의 샤를 도비니와 피사로 였다. 도비니는 사롱전의 심사위원으로 있을 때, 피사로와 세잔이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거부를 당하자 그는 심사위원직을 사퇴했다. 도비니는 두 사람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피사로의 세잔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그는 평생동안 세잔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우정이상의 관계를 지켰고 세잔은 피사로를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존경했다. 두 대선배의 믿음을 물론 세잔은 위대한 명작과 불멸의 명성으로 보답했다.

<전하현/ writer, hyun.h.Jun ©미술사가, 문화 평론가, 미술사를 강의하며 국내 매체에 미술과 문화 평론 등을 연재하고 있음, 저서‘스물이 되기 전에’ (생각의 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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