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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30 16:46
아시아 외환위기 10년---아직도 위기원인과 IMF 처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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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7월. 당국 태국 정부는 미 달러화에 대해 바트화를 대폭 평가절하했다. 각종 환투기 세력이 바트를 집중매입한 후 달러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서 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바닥이 났다. 태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어 우리나라를 덮쳤다. 그 해 11월 29일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으로부터 거의 300억달러가 되는 돈을 차입해야만 했다. 이른바 ‘IMF 위기’이다. 수십만명이 직장을 잃었고 1998년 우리는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겪을 때 평균 거의 두 자릿수로 성장을 했다. 1990년 들어 이런 성장세는 약간 주춤했지만 경제위기가 그 때 이런 식으로 닥치리라고 여긴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외환위기 10년이 되는 해 우리는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나? 아직도 외환위기의 원인과 이후 전개된 개혁에 대해 합의된 의견은 없다. 계속해서 논쟁이 있을 뿐이다. 외환위기 원인—내부, 외부, 혹은 청천벽력? 왜 외환위기가 발생했는가에 대한 이유는 크게 내부적 원인, 외부적 원인,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청천벽력과 같았다는 3가지 논의가 있다. 내부적 원인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나라들의 잘못이 크다는 주장이다. 즉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등은 정실자본주의, 혹은 국가주도의 산업정책이 특징이다. 국가가 산업정책에 주도적으로 개입해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지지해주며 정경유착을 맺는다. 대개 대기업은 차입경영을 통해 문어발식으로 경영을 확장한다. 한 대기업의 부도는 이 기업의 다른 계열사, 혹은 관련 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켜 연쇄부도 효과를 유발한다. 반면에 외부적 원인은 주로 투기자본 (핫머니)의 영향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태생의 미국거주 억만장자이다. 그가 운영하는 퀀텀펀드는 외환위기 발생전에 이들 나라에 집중투자한 후 위기가 발생하자 이곳에서 빠져나갔다. 이런 수법으로 투기자본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마지막으로 청천벽력같이 갑자기 위기가 닥쳤다는 주장도 있다. 그 어느 누구도 외환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의 경제지표는 건전했으나 태국에서 발생한 위기가 전염이 되면서 인근 국가들도 전염병에 걸렸다는 주장이다. 이런 원인제기에 대한 반론은 많다. 주로 서구학자들이 내부적 원인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논리적 모순은 동아시아 지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할 때에는 동아시아 모델이라고 치켜세우더니 막상 위기가 발생하니 모델의 기반이 됐던 모든 것을 매도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서구의 위선이 드러나는 주장이라는 것. 외부원인론은 주로 피해 당사국 혹은 IMF의 위기 처방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제기한다. 역시 모순이 발견된다. 경제여건이 건전했다면 투기자본이 조금 ‘장난을 쳤다’고 외환위기가 발생했겠는가? 아직도 왜 외환위기가 발생했는가는 이런 3가지 원인을 두고 논란거리이다. IMF의 위기처방은 적절했는가? IMF에게 경제주권을 빼앗긴 우리나라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감수해야만 했다. 경제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이자율이 20% 넘도록 고금리를 유지해야 했으며 이 때문에 수만개의 중소기업들이 부도났다. 평소 건실한 중소기업이라도 은행들이 만기이전에 대출상환을 요구해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IMF가 경제 위기 처방에 대한 기본도 몰랐다는 비판은 아직도 끊이지 않는다. 또 미국은 외환위기 이전에 일본이 아시아판 IMF (AMF: Asian Monetary Fund)를 결성하려는 노력을 봉쇄했다. 미국의 주도하는 IMF에 대한 정면도전을 원하지 않았으며 아시아 지역에 미국식의 자본주의를 전파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지난달 18일~19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위기 10년>을 평가하는 국제학술회의에서 미국 버클리대학교의 로웰 디트머 교수는 외환위기의 최대 수혜국이 중국이라는 도발적인 분석을 제기했다. 당시 우리나라와 태국 등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외국자본이 중국으로 몰려갔고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연평균 10%대에 이르는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즉 IMF 위기를 통해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앵글로 색슨식 자본주의를 도입, 지배권을 강화하려 했는데 오히려 중국의 부상을 도와준 셈이라는 점. 상당히 흥미로운 주장이고 분석이다. 의도와 정반대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미국 외교정책의 주 목표중의 하나는 중국의 급부상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강력한 봉쇄정책, 혹은 건설적 관여. 현재까지 미국은 상황에 맞게 중국에 대해 강공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설적 관여 정책을 주로 취해오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 10년….. 아직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금융협력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다. 안병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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