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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7 07:30

영국 2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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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이었던 2005년 9월 26일,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한창 영국 학생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지던 시기여서 비자 신청 후 무려 27일이라는 긴 시간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영어로 인터뷰까지 자신 있게 했건만, 주거지 증명이 확실치가 않다는 인터뷰 담당관의 매몰찬 반응으로 몇 번씩이나 대사관에 관련 서류를 급조해서 제출하고, 결과가 나왔는지를 문의하던 순간들… 이미 학비도 완납해 놓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였건만 이러다가 비자 발급이 거절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어찌나 눈앞이 캄캄하던지… 그럼에도 영국 땅을 밟을 운명이었던지 학교 개강일(9월 27일)을 5일 앞둔 9월 22일에 기적적으로 승인된 비자를 받았던 순간의 감격,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진 부모님을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관계로 출국을 나흘 앞두고 부랴부랴 지인들에게 출국 소식을 전하고, 급(?)환송회를 받고, 출국 전날 꼬박 밤을 지새고 짐을 싸서 비행기에 오르던 순간들이 생생하다.

International Bible Institute of London에서 만났던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 나를 위해 기도해준다며 시커멓고 커다란 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던 흑인 친구들의 넉넉한 웃음이, 결혼식에서 내 기타 반주에 신부 입장을 했던, 신랑이었던 브라질 친구의 환한 미소가, 처음으로 외국인들과 함께 밴드에서 기타를 쳤던 순간들의 감격이 떠오른다.

런던 CCM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던 날 받았던 트로피를 다시 한 번 만져보게 되고, 그 후로 기타 연주 활동을 통해 만났던 수 많은 얼굴들과 아름다운 기억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거리 연주를 할 때, 우리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던 장애인 아저씨의 눈망울이, 동양인 거리 연주자를 처음 보는 듯 거리를 지나는 어린 꼬마들의 신기한 표정들이, 거리 연주 중 쏟아지는 소낙비를 피해 부랴 부랴 악기를 챙겨서 비를 피하던 날의 얄궂은 하늘이 정겹게 떠오른다. 대사관저 파티에 초대되어 조윤제 주영한국대사님을 만나고, 런던 시청에서 연주하면서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을 만나고, 아시아 하우스에서 성주그룹의 김성주 회장님을 만나고, 그렇게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배웠던 많은 것들…

저널리즘 석사를 시작하면서 오랜 벗이었던 글쓰기를 난생 처음으로 제대로 배워보고, 유로저널 기자를 시작하면서 ‘서른 즈음에’를 통해 내 안에 숨쉬고 있는 수 많은 이야기들을 그 누군가와 공유하고, ‘시네마 천국’을 통해 그토록 좋아하던 영화 이야기를 써보고… 영국 기사를 작성하면서 영국 사회의 단면들을 하나 하나 배워나간 소중한 시간들, ‘단오 페스티벌’ 취재를 하면서 Korea의 이름이 트라팔가 광장을 뒤덮은 광경에 감격스러웠던 순간들, 팝페라 가수 임형주, 국민가수 인순이 등 인터뷰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

때론 누군가와 얼굴 붉히며 돌아섰던 아쉬운 순간들, 실수로 잘못 구입한 기차 티켓 때문에 벌금을 내면서 억울했던 기억들, 버거킹에서 순식간에 노트북을 도둑맞고 발을 동동 구르던 절박했던 순간들, 처음 운전을 시작하면서 한국과는 다른 운전대 및 도로, 신호 때문에 헷갈리던 기억들, 자동차 본네트까지 물이 차오를 만큼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혹여나 차가 설까봐 조마조마하던 순간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진리를 배웠고, 이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으며, 이전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때론 뜻대로 일이 풀리질 않아 다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갈등에 휩싸이기도 하면서, 꿈 속에서 한국에 돌아가 있을 때면 영국이 너무나 그리워지고, 영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하다가 잠을 깨고, 여전히 영국인 것을 깨닫고 안심하며 다시 잠들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죽마고우였던 친구가 결혼해서 애 아빠가 되고, 일반인이었던 사촌 동생이 가수가 되어 TV에 나오고,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친구들이 어느새 일상에 쫓겨 사는 아저씨들이 되어 가고, 어느덧 20대라는 나이가 그토록 부럽게만 느껴지는 서른 즈음이 되어가는…

처음에는 뭐든지 풍요롭고 편리한 미국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어 자꾸만 영국이 싫어지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덧 영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에 사로잡혀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은, 내가 꼭 있어야만 하는 그런 곳처럼 여겨지고, 로빈 후드, 셜록 홈즈, 제임스 본드, 해리 포터가 이전보다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져가는…

간혹 나태해지거나 사소한 것에도 불평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영국에 오려고 꿈을 키우던 순간들, 비자 발급에 문제가 생겨 애간장을 태우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얼마나 어렵게 온 영국인데 내가 고작 이것밖에 못하나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리고, 삶은 대다수의 남들이 통과하는 목표점을 통과하기 위해 용쓰는 달리기 시합이 아니라, 비록 느린 걸음일 지라도 소신껏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을 통해 느끼고, 배우는 여행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면서 움츠러든 영혼의 기지개를 활짝 켜본다.

지난 2년간 걸어온 여행길,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순간들로만 가득한 발걸음이었다. 한 순간도 버리고 싶지 않은 아름답고 소중한 그림들로 가득찬 풍경이었다. 다가올 여행길에는 또 어떤 일들이, 또 어떤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삶이라는 여행은 그 자체로도 어찌나 경이롭고 행복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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