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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를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 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세월이 흐르면서 분명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듯 하지만, 마음 깊은 그 곳 어딘가에 허전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허전함은 다름아닌 진정한 자아를 충분히 아껴주지 못할 때 찾아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찾기가 너무도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탓에, 정작 자아를 찾아보려 하지 않고,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누림으로 그 허전함을 달래보려 애쓰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그 허전함은 더욱 깊어갈 뿐이다.

요즘 필자에게도 찾아든,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자아로 인한 고통에 허덕이는 나날이다. 그러다 문득 군 시절에 즐겨 읽던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한참 힘들었던 군 시절, 우연히 접한 류시화 시인의 본 시를 읽고 까닭모를 눈물을 얼마나 흘렸던지… 비록, 새장 속에 갖힌 새처럼 답답한 가운데서도, 날마다 벌어지는 인간의 인간을 향한 전쟁 가운데서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그토록 간직하려 발버둥쳤던 내 자아. 시 한편을 읽으면서, 한 곡의 노래를 연주하면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세계로 마음껏 빠져들 수 있었던 그 시절이, 젊음과 열정을 바탕으로 수 많은 꿈들을 마음껏 그려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저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볼 때면 누구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이나 후회를 경험할 것이다. “지나고 나면 그런 것이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와 같은 아쉬움들… 그런데, 너무나 야속하게도 시간은 우리를 지난 날로 절대 데려다주지 않고, 우리는 그렇게 지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진정한 자아가 원했을 그 것을 발견하게 된다.

류시화 시인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를 기울였으리라.”라고 말하고 있다.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 얼핏 들으면 쉽고 당연한 일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어려운 일이다. 과연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특히 타인이, 사회가 만든 틀에 맞추기 위해 생고생을 해야 하는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말하는 것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는가? 또, 가슴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들 그것을 따라 행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가슴은 우리의 자아를 위해 말한다. 다른 누군가의 자아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자아, 그런데도 그 가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조차 않을 때, 또는 그 가슴의 말을 듣고도 그것을 애써 외면할 때,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곧 내 자아가 아픈 것이다. 그렇게 아픈 자아를 오랜 시간 동안 방치하다보면 어느새 내 자아는 사라져간다. 아마도 더 이상 가슴이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아를 잃어버린, 아파할 수 있는 가슴이 더 이상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바위가 되어버린,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보일 수 있는 가장 서글픈 모습이다.

언젠가 먼 훗날,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속에 돌아볼 지난 시간들, 바로 훗날 ‘그 때’가 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가슴이 말하는 것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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