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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무실 책상 한 켠에 작은 대나무를 키우고 있다, 주먹만한 유리 항아리(?)에 아주 작은 미니어처 대나무. 옆 자리에 앉았던 일본 여직원 Aki가 회사를 떠나면서 주고 간 선물 아닌 선물.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대나무라고 하면서, 휴가 때마다 대신 맡아서 물을 주라고 부탁하곤 했었는데, 다른 직장으로 떠나면서 챙겨 가기가 조금 그랬던 모양인지 선뜻 필자에게 선물이라고 남겨 놓고 갔다.

보통은 대나무라고 하면 영화 ‘와호장룡’에서 나오는 대나무 숲에서 보여지는 거대하고 키큰 대다무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필자의 대나무는 정말 귀엽고 앙증맞을 만큼 축소판 대나무이다. 뿌리 부분을 흙덩어리와 스폰지로 감싸놔서 스폰지를 통해 물을 흡입하는 듯 하다. 그래도 나름대로 대나무라고 잎사귀도 나고, 키도 아주 조금씩은 커가는 듯 하다. 다만, 해가 직접 들지 않아서 햇볕을 제대로 쬐지 못하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한다.

그래도, 소중한 생명체로서 나름 필자의 책상 풍경(?)을 운치 있게 만들어주는 존재인 만큼, 항상 잊지 않고 물을 준다. 같은 층에 있는 영국인들이 가끔 대나무를 들고 부엌에서 물을 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게 필자의 아침 식사용인지, 아니면 식물로 키우는 용인지 물어보며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사실, 별 것 아닌데 그냥 그렇게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고, 잊지 않고 가꾸며 키우는 그 것 자체가 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더군다나 삭막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그렇게 대나무에 물을 주고, 일하다 가끔 바라봐 주고, 잎사귀를 쓰다듬어 보기도 하면서 괜시리 마음 한 켠이 찡해 지는 것이다.

무언가를 키우고 가꾼다는 것, 참 의미 있고, 아름답고, 또 흥미로운 일인 듯 하다.

초등학생 때 ‘자연’시간의 일환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반 모두가 교실에 직접 자기 화분을 심고 가꾸었던 적이 있었다. 학년은 기억나는데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합창부를 담당했던 박혜련 선생님, 얼굴도, 마음씨도 참 예쁜 선생님이었다. 어쨌든, 모두가 화분과 꽃씨, 거름을 가져와야 하는 날이었는데, 어지간해서는 준비물을 빠뜨리지 않는, 제법 꼼꼼하고 기억력 좋았던 필자였는데, 그 날은 까마귀 고기라도 먹은 듯 반 전체에서 혼자서만 준비물을 까먹고 안 가져 갔다.

반 전체가 수업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화분에 흙도 담고, 거름도 섞어 가면서 씨를 심는 것이었는데, 혼자서 아무것도 안 가져간 필자가 불쌍해 보였던지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로부터 씨앗과 비료를 조금씩 적선(?)을 받아서 그나마 화분을 하나 구해서 씨앗을 심었다. 그것은 무우 씨앗이었고, 필자는 친구들에게 각종 비료를 조금씩 얻어서 어쨌든 열심히 화분을 완성했다. 그리고, 교실 창가에 진열된 그 화분에 정말 잊지 않고 날마다 물을 듬뿍 주었다.

그리고, 몇 주 뒤, 교실 창가에 나열된 반 친구들의 화분들 가운데 필자의 화분이 가장 높게, 가장 화려하게 자라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마다 자기가 가져온 비료만 넣었으나, 필자는 친구들의 비료를 적선 받은 탓에 종류별로 다양한 비료를 넣어준 데다가, 물 주는 게 좋아서 반에서 가장 부지런히 물을 준 덕분에 필자의 화분이 가장 잘 자랐던 것이다. 나중에는 너무나 높이 자라서 나무를 대주고, 무우 줄기가 나무를 감고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화분왕(?)으로 반에서 나름 주목도 받고, 화분 높이가 거의 정점까지 이르고 난 뒤부터는 조금씩 소홀해지면서, 결국 나중에는 시들해져 버린 것 같다.

지금도 이렇게 생생히 기억나는 것을 보면, 어린 나이에도 그렇게 자라는 식물이 참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성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면 식물도 참 잘 자란다는 진리를, 그리고 무언가를 키우는 데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어설프게나마 익혔던 듯 하다.

사실, 더 어렸을 적에 작은 거북이 암수 한 쌍을 키웠던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너무나 아껴주고, 어항 청소도 자주 해주고, 먹이도 꼬박 꼬박 주었으나, 무언가를 가꾸고 키운다는 것의 의미와 또 그 책임을 알지 못했던 어린 나이였던 지라, 나중에는 며칠씩 먹이 주는 것을 잊기도 하고, 어항 청소도 몇 주씩 미루었다. 결국 거순이(암놈 거북이)는 어항 물이 더러워 지면서 눈 병에 걸려서 먹이를 줘도 찾아 먹지를 못하면서 불쌍하게 사망했고, 그나마 튼튼했던 거돌이(수놈 거북이)도 끼니를 제 때 챙겨먹지 못하고 사망하고야 말았다. 나중에는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으나 이미 때 늦은 후회, 휴지에 곱게 쌓아서 성산동 집 앞에 묻어 주었던 슬픈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초등학교 앞에서 종이 상자에 넣고 많이 팔았던 병아리도 딱 한번 사왔는데, 물을 주면 안 되는 것을 사오자 마자 목마를 까봐 물을 줬더니 다음날 바로 사망했던,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건(?)도 기억난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 얼마나 많은 책임과 정성이 필요한 일인지... 또 한편으로는 그것을 통해 얻는 마음의 기쁨과 위로, 또 그 희망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영화 ‘레옹’에서 청부 살인자인 레옹도 그래서 자신의 화초를 그렇게 소중이 여겼던 것이 아닐까...

책상 위에 놓인 대나무를 쳐다보다 떠오른 생각들을 글로 옮기다 보니 벌써 오늘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고맙다, 대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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